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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7일(한국시간) 볼티모어를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류현진 6⅔이닝 4실점 시즌 7승(4패)
7회 1사까지 류현진(34·토론토)의 투구는 완벽했다. 특히 7회 선두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에 기가 막힌 체인지업(시속 80마일·약 129㎞)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오른손 타자에게는 그렇게 바깥쪽으로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져야 한다.
그러나 곧바로 그런 일들이 벌어지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류현진은 순식간에 4점을 내주며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바로 그런 게 야구이다.
2루타와 안타 뒤 스티비 윌커슨을 3루 땅볼로 잡은 것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2사 1, 2루에서 마이켈 프랑코를 볼카운트 1-1에서 내리 3개의 볼을 던져 출루시킨 것이 찜찜했다.
아니나 다를까. 페드로 세베리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더니 팻 벌레이카의 타구는 포수 앞에서 이상하게 바운드가 돼 내야 안타를 내주고 말았다. 타자에게는 행운의 안타였지만, 류현진에게는 운이 따르지 않은 셈이다.
투수에게는 그런 날이 있다. '아차, 잘못 던졌구나!' 싶을 때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서 잡히면 운이 따르는 것이다.
결국 점수를 많이 앞서고 있다 해도, 주자를 자꾸 쌓아두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경기 후 통화에서 류현진에게 "빨리 잊어버리고 앞으로 잘 할 일만 생각하라"고 얘기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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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의 란달 그리척(가운데)이 27일(한국시간) 볼티모어전 5회 3점 홈런을 때린 뒤 동료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오른쪽) 등과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7회 4실점이 '옥에 티'였지만 류현진이라고 매번 잘 던질 수는 없는 일이다. 볼티모어도 비록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이지만, 팀 OPS(0.687)는 리그 5위일 만큼 만만치 않은 타선을 지니고 있다. 그런 팀을 7회 1사까지 꽁꽁 묶었다는 점이 류현진의 호투를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국가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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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