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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9일(한국시간) 보스턴을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류현진 3⅔이닝 7실점 승패 없음
투수는 이런 날이 있다. 류현진(34·토론토)의 볼은 유난히 위력이 없었다.
1-2로 역전 당한 2회 2사 1, 2루에서 류현진은 엔리케 에르난데스에게 볼카운트 0-2에서 의도적으로 하이 패스트볼(시속 90.7마일·약 146㎞)을 던졌다. 헛스윙을 유도하려 했으나 가운데로 높아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공에 힘이 있을 때는 헛스윙이 가능했겠지만, 이날처럼 좋지 않은 컨디션이라면 공 1개에서 1개 반 정도 더 높게 던졌어야 한다. 어정쩡하게 들어가니 안타를 맞을 수밖에 없다.
4회에도 그랬다. 2사 1루에서 산더르 보하르츠에게 볼카운트 2-2에서 던진 체인지업(78.3마일·약 126㎞)이 평소와 달리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힘 없이 들어가, 툭 친 타구가 안타로 연결됐다. 이렇듯 공에 위력이 없고 코너워크도 되지 않다 보니 집중타를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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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한국시간) 보스턴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
부질 없는 가정이지만, 다음 타자 헌터 렌프로를 우익수 파울 플라이를 잡았으니 만약 그 때 병살이 됐다면 이닝을 쉽게 끝낼 수 있었다. 결국 류현진은 2사 후 보하르츠에게 안타, 라파엘 데버스에게 볼넷을 내주고 만루 위기에서 강판했다. 구원투수 패트릭 머피가 승계 주자를 모두 홈인시켜 류현진에게 3실점이 보태졌다.
토론토는 주루 플레이에서도 미숙함을 드러냈다. 7회 코리 디커슨의 유격수 땅볼 때 2루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주루 미스로 횡사했고, 곧이어 디커슨도 도루 실패로 아웃됐다.
류현진 강판 후 토론토는 8회 조지 스프링어의 스리런 홈런 등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긴 했지만, 이렇듯 수비와 주루 등 세밀한 플레이에서 부족함을 드러내고 있다. 뉴욕 양키스나 시애틀과의 치열한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이기려면 분명 개선해야 할 점들이다.
류현진은 이날 1회를 제외하고 2~4회 모두 첫 타자를 출루시켜 실점으로 연결됐다. 무사에 주자를 내보내면 다음 타자를 상대할 때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매 이닝 첫 타자를 무조건 잡을 수 있도록 더 집중하기를 기대한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국가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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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