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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17일(한국시간) 오클랜드전에서 1회 투구를 마친 뒤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류현진 4이닝 6피안타 5실점 승패 없음
투수는 공을 던질 때 손목과 팔뚝, 팔꿈치, 어깨뿐 아니라 허리, 엉덩이, 다리까지 한꺼번에 힘을 모았다가 발산한다. 그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힘을 못 쓰게 된다.
이날 류현진(35·토론토)의 투구를 보면서 줄곧 '뭔가 이상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힘을 모았다가 공을 팍 던지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밋밋하게 넘어오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보니 공 스피드도 나오지 않고 제구도 되지 않았다. 평균 시속 88~89마일(약 142~143㎞)의 공이 가운데 높은 쪽으로 타자의 눈에 딱 치기 좋게 들어오니 강하게 맞아 나갈 수밖에 없다.
볼 배합도 아쉬웠다. 제구가 잘 안 된다면, 투수에게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구종을 거꾸로 선택할 필요도 있다. 1-0이나 2-0에서 카운트를 잡기 위한 패스트볼이 아닌 변화구를 던져 타자의 허를 찔러야 한다.
타자가 안 칠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공이 눈에 보이면 방망이가 나갈 수밖에 없다. 3회 숀 머피에게 볼카운트 2-0에서 한가운데 포심 패스트볼(88마일)을 던져 투런 홈런을 맞은 것이 좋은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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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한국시간) 오클랜드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
그러더니 5-7로 다시 뒤진 9회말 1사 1루에서야 짐머 타석 때 대타 조지 스프링어를 내보냈다. 결과는 상대 마무리 루 트리비노에게 삼진 아웃. 토론토로선 앞서 6회말에 승부수를 던졌어야 했다. 상승세를 타고 있었을뿐 아니라 아무래도 마무리보다는 셋업맨이 상대하기 수월했을 것이다. 더욱이 9회 대타로 나선 스프링어는 이전까지 트리비노에게 통산 8타수 1안타로 약했다.
류현진은 결국 경기 후 '왼 팔뚝 통증'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검진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푹 쉬면서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그러면서 게임 운영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앞선 부진은 훌훌 털어버리고 자신의 주특기인 제구력을 되찾기 위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길 바란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국가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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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