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라 소연 "소녀시대 탈퇴 후 가장 힘들었다"(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1.04.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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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라의 소연 ⓒ사진=류승희 인턴기자


#1. 어릴 때부터 거울보기를 즐겼던 소녀는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고, 고3 무렵 유명 기획사의 연습생이 됐다. 매일같이 티셔츠를 2~3장씩 적실 정도로 '스타'란 꿈을 향해 달렸다. 하지만 너무 열심히 해서였을까. 데뷔를 6개월 앞두고 결국 준비하던 팀에서 이탈했다. '꿈'만으로 버티긴 너무 힘들었다.

#2. '꿈'을 버리고는 집에만 머물렀다. 스무 살 조금 넘게 살아온 인생 중 가장 힘든 시기였다. 손녀와 조카가 가수가 되길 누구보다 바랐던 할머니와 삼촌이 갑자기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1년 반, 할머니와 삼촌을 간호했지만 연이어 이별해야 했다. '꿈'을 버리니 너무 힘들었다.



◆데뷔 6개월 앞두고 소녀시대 탈퇴.."쉬는 1년 반 가장 힘든 시기"

걸그룹 티아라의 소연(24, 본명 박소연)은 소녀시대 연습생 출신이다. 소녀시대가 '될 뻔'했다고 말한 연예인은 많지만, 소연은 데뷔 전 힘든 시기 6개월만 넘겼다면 지금쯤 소녀시대 멤버로 활동했을, 진짜 '예비 소녀시대'였다.

"지금까지 살면서 소녀시대를 떠나 혼자 있었던 그 1년 반이 가장 힘든 시기였어요. 부모님을 비롯한 온 가족이 제 꿈을 지원해주셨거든요. 특히 할머니와 삼촌이요. 두 분의 상심이 크셨죠. 그런데 제가 연습생을 그만두고 그 1년 반 사이에 모두 돌아가신 거예요. 두 분 다 돌아가시면서 제게 한 얘기가 '가수를 하라'였어요."


할머니와 삼촌을 떠나보낸 소연은 다시금 결심한다. 소연은 "할머니에 이어 삼촌이 돌아가시고 장례 치른 후 다시금 툴툴 털어버리고 마음을 다 잡았어요. '그래 한 번 다시 해보자'고 이를 악물었죠."

마침 엠넷미디어에서 5인조 걸그룹을 만들면서 공석인 멤버 1명을 구한다는 기사가 났다. 소연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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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라의 소연 ⓒ사진=류승희 인턴기자


◆"티아라 데뷔 후 소녀시대 멤버들과 어색함 풀어"

"연결할 수 있는 사람은 다 찾아봤어요. 안되면 엠넷에 찾아가려고 회사 주소까지 구했죠. 사장님께 만나 뵙게 해달라고 부탁한지 꼭 일주일 만에 얼굴을 뵐 기회를 얻었어요. 그 자리에서 바로 오디션 보고, 그 자리에서 그 나머지 1명에 뽑혔죠."

그렇게 소연은 2009년 걸그룹 티아라의 멤버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원했던 '꿈'이 이뤄진 것. 하지만 그가 몸담았던 소녀시대는 이미 데뷔를 한 상태였고, 연습생 후배였던 샤이니와 f(x)멤버들도 이젠 '선배 가수'가 돼 있었다.

"데뷔 했을 때 참 애매했어요(웃음). 첫 방송 때 방송국에 갔는데 샤이니의 종현이나 태민이가 반갑게 인사하더라고요. 그땐 뭘 몰라서 그냥 연습생 때 하던 것처럼 반말로 인사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제 처지가 좀 이상하더라고요. 고민이 많았죠. 그래서 그 문제에 대해 서로 얘기하고는 그냥 연습생 때처럼 자연스럽게 지내기로 했어요."

소연은 "사실 소녀시대를 탈퇴하고 소녀시대 멤버들하고 많이 어색했다"면서 "하지만 오히려 티아라로 데뷔 후 활동하면서 어색했던 것을 많이 풀었다"고 말했다.

"이제야 티아라와 함께한 시간이 소녀시대 연습생 때 시간과 같아졌어요. 소녀시대 멤버로 있었을 때도 좋았지만 티아라가 된 것에 전혀 후회는 없어요. 티아라는 소녀시대를 본받고 싶은 후배그룹입니다. 소녀시대 때도 제가 제일 언니였는데요. 요즘도 소녀시대 멤버들과 연락 잘하고 지내요. 부모님끼리도 친한 멤버들이 많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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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라의 소연 ⓒ사진=류승희 인턴기자


◆KBS 2TV '백점만점'서 세대 초월 친밀감으로 두각.."87년생 맞아요"

시련이 많았던 소연은 요즘 예능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백점만점'에 고정 게스트로 지난 1월부터 출연하고 있다. 각종 재능으로 뭉친 '예능돌'은 많지만, 소연의 장점은 게스트로 누가 나오던지 얘기가 통한다는 것.

최근 방송에서는 짧은 전주만을 듣고 제목을 맞추는 퀴즈에서 1989년 발매된 김지애의 '얄미운 사람'을 단번에 맞춰 '87년생인 아닌 78년'이라는 웃지 못 할 오해를 사기도 했다.

"하하, 전 87년생이 맞아요. 원하시면 주민등록증을 공개할 수도 있어요. 부모님이 그러시는데 2~3살 때부터 그렇게 제가 TV 앞에 앉아 노래만 나오면 흥얼거리고, 드라마만 나오면 따라하고 그랬대요. 크면서도 노래에 관심이 많아 선배 가수님들의 노래도 제법 아는 편이죠."

소연은 인터뷰에서 '비밀' 한 가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혼나야 할 얘기"라며 "대본을 잘 보지 않는다"고 했다.

"딱 한 가지만 체크해요. '게스트로 누가 나오나'만요. 그리고는 녹화 들어가면 현장에서 느낀 것 그대로 상황에 맞게 얘기해요. 억지로 꾸미거나 과장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하는 게 제일 나은 것 같아요."

그는 "사람을 굉장히 좋아 한다"며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와 같이 살다보니 어른들을 대할 때도 거리낌 없다. 그래서 어른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걸그룹 멤버로서 예능에서의 두각이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캐릭터가 굳어질 수 있기 때문.

"예능에서는 되게 재밌는 친구, 무대에서는 티아라의 메인 보컬 소연으로, 연기에서는 연기자 박소연으로 비쳐졌으면 해요. 물론 그렇게 되려면 제가 더 노력해야겠죠."

◆가수를 꿈꾸는 후배들에게.."정말 하고 싶은 사람만 도전 하세요"

소연은 가수를 꿈꾸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연습생을 10년 전에 시작했어요. 한가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일을 '정말 하고 싶은 사람'만 하라는 거예요. 할 수 있는 것도 안되고, 열심히 하는 것도 안돼요. 하고 싶어야 해요.

재능만 있어서는 긴긴 기간을 못 견디거든요. 연습생 때는 꿈과 열정만 있으면 다 될 것 같지만, 데뷔 후에는 결국 일이고 사회생활이거든요. 잠도 못자고, 제대로 못 먹고 또 친구도 없어요. 오직 무대에 설 수 있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죠. 정말 미치도록 하고 싶은 사람만 도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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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라의 소연 ⓒ사진=류승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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