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의 수확 한예리를 아십니까?(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2.05.04 16:25 / 조회 : 1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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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은교'의 김고은, '건축학개론'의 조정석 등 최근 충무로에 새로운 얼굴이 새롭게 등장, 관계자들과 관객을 설레게 하고 있다. 3일 개봉한 '코리아'는 또 다른 뉴페이스를 관객에 선사한 작품이다.

'코리아'는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에서 한국과 북한이 단일팀을 이뤄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우승한 실화를 다룬 작품. 하지원과 배두나가 당시 남북을 대표하는 현정화와 리분희를 연기했다. 이 영화에 주목할 또 다른 배우는 바로 북한선수 류순복을 맡은 한예리.

한예리는 순수하면서도 마음에 불을 품고 있는 듯한 류순복의 모습을 눈빛 하나하나, 손짓과 땀방울까지 그대로 그려냈다. 한예리는 상업영화로는 처음 관객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독립영화계에선 스타로 대접 받는다. 2008년 첫 연기작인 '기린과 아프리카'로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연기상을 수상, 일찌감치 될 성 부른 떡잎으로 영화계에 등장했다. 그 뒤로 10여편의 독립영화에서 감정이 깊은 파고를 연기해왔다.

정작 한예리는 연기가 아닌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국립국악중,고교에 이어 한국예술종합학교전통예술원 한국무용과를 졸업했다. 한예리는 서울무용제에서 '굿.GOOD'이란 작품으로 우수상을 받을 만큼 무용계에선 인정받는 재원이다.

그랬던 한예리가 연기에 발을 디딘 까닭은...

-10년을 넘게 한국무용을 전공했는데 연기를 하게 된 이유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상원이 있는데 그곳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이 배우도 없고 그러니 부탁을 했었다. 그래서 '기린과 아프리카'를 찍었다. 당시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연기상을 수상할 때 하지원 선배가 시상을 했었다. 이번에 같이 영화를 하게 돼 영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만 해도 연기에 대해 크게 생각은 없었다.

-그 후에도 계속 '파주'와 '평범한 날들' 등 저예산 독립영화에 출연했는데.

▶연기를 좋아하긴 하니깐 서른 전까진 좋아하는 일을 해보자라고 생각했었다. 그 뒤에 아, 연기에 대한 생각을 그렇게 품으면 안되겠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다. 연기를 하다보니 본업인 무용에 대한 열의도 낮아지더라. 계속 고민하고 있었는데 존경하는 무용 선생님이 다 때가 있는 것 같다시면서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해보라고 하셨다.

-지금은 본업이 연기인가.

▶그렇다. 그래도 무용은 1년에 한 번 정도는 계속 할 계획이다.

-'코리아'를 통해 상업영화로선 재발견이라고 떠들썩하다. 어떻게 '코리아'를 하게 됐나.

▶지난해 1월 사람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이제훈이 여기 소속이다. 이제훈과는 독립영화를 같이 찍기도 했다. 소속사 대표님이 내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진정성과 내 목표도 정리가 되더라. 그리고 2월에 '코리아' 오디션을 봤다. 문현성 감독님이 내가 출연한 TV드라마 '로드 넘버 원'도 보셨다고 하셨다. 순복이랑 제일 닮았다고 하시더라. 소박한 바람이 있다면 쟁쟁한 배우들과 같이 하는데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었다.

-북한처자 역할이 딱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내가 그렇게 만들었다기보다 영화가 그렇게 만들어준 것 같다. 북한말과 탁구연습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정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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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하지원과 배두나는 연기 방식도 그렇고 성격도 그렇고 전혀 다른데, 어땠나.

▶하지원 선배는 영화에서처럼 나를 쭉 끌어줬다. 아무리 힘들어도 힘든 내색을 안한다. 배두나 선배는 타고난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스태프들과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를 알게 해줬다. 성향은 둘이 너무 다른데 그렇기에 배울게 너무 많았다.

-실제 경기에선 영화에서처럼 현정화 리분희 복식조가 이긴 게 아니라 류순복이 세계 최강 덩야핑을 두 번 이겨 코리아팀의 우승을 확정지었는데.

▶음, 영화에선 류순복이 긴장해서 못하다가 나중에 활약하는 일종의 성장담이 있으니깐. 그래서 그런지 경기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무용을 할 때 실수하지 않기 위해 수천번씩 연습을 하니깐 그런 경기할 때 마음을 조금 더 알 수 있었다고나 할까. 경기장면 찍을 때 실제처럼 류순복을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무용과 연기가 닮았나.

▶닮은 부분도 있지만 정반대인 점도 있다. 무용은 안으로 쌓아가야 하지만 연기는 채우기보단 비워야 하는 것 같더라. 무용처럼 한 번에 끄집어내는 게 아니라 잘 나눠서 쓰는 것도 중요하고.

-좋아하는 연기는 서른까지 해보고 싶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어떤가.

▶하나를 제대로 하려면 적어도 10년은 해야 뭔가 조금은 알지 않을까. 겉이 단단하지 않고 말랑한 올곧은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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