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고층빌딩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

김관명 기자 / 입력 : 2012.06.18 14:39 / 조회 : 4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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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 개봉을 앞둔 마크 웹 감독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3D 영화답게 스파이더맨(앤드류 가필드)이 손목에 찬 웹슈터로 거미줄을 발사, 뉴욕 도심을 쏘다니는 모양새가 확실히 이전 작들보다 업그레이드됐다.


그러나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하나. 만약 뉴욕의 고층빌딩이 없었으면 스파이더맨은 어떻게 자신의 장기를 선보일 수 있을까. 거미줄이 매달릴 만한 일정 높이의 지지대가 없었으면 과연 스파이더맨은 슈퍼맨이나 아이언맨과 유사한 비행술을 선보일 수 있었을까.

물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는 이를 극복하는 나름 아이디어 가득한 신이 나오지만, 무리수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스파이더맨의 태생적 운명이란 결국 고층빌딩 가득한 도심에서 살거나, 키 큰 수목 우거진 정글에서 살도록 규정지어졌는지 모른다. 하긴 키 작은 잡목만이 있는 사막이나 사바나에서 스파이더맨이 무슨 힘을 쓸 수 있을까.

스파이더맨의 이 같은 한계는 결국 '중력의 법칙'에 지배당하는 자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슈퍼히어로조차 그가 인간인 한 지구의 중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어벤져스'의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은 자체 추진력을 갖춘 중무장 갑옷이 필요했던 것이고, '다크나이트'의 배트맨(크리스찬 베일)은 커다란 망토를 이용해 천천히 활공하는 데 만족해야 했던 것이다.

이것도 없는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나 헐크(마크 러팔로)는 자유 낙하시 중력가속도의 충격을 그저 온몸으로 받아내야만 했다. 물론 이런 고민들은 슈퍼맨에게는 쓸 데 없는 일이었다. 외계 크립톤 행성에서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무 설명 없이 하늘을 쌩쌩 날아다닐 수 있었으니까.


어쨌든 아이언맨 정도를 제외한 슈퍼히어로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추락의 공포'이자 '추락사'였다. 피터 파커가 처음 스파이더맨 복장을 하고 넘어서야 했던 관문은 바로 이 '추락'에 대한 공포였고, 비행기에서 낙하산도 없이 뛰어내린 캡틴 아메리카가 대단했던 것은 이 '추락'에 대한 공포를 깔아뭉갰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이 고층빌딩이 SF물에서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고층빌딩에서 찍은 부감샷을 통해 슈퍼히어로는 물론 관객에게 이 '추락사'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자는 것. 스파이더맨의 경우 서커스 공중그네와 비슷한 움직임으로 '떨어지면 크게 다친다'는 공포와 스릴을 안기자는 것. 이래저래 스파이더맨에게 고층빌딩이 꼭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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