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의 모든 것' 400만에는 이유가 있다②

[★리포트]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2.06.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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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스틸


민규동 감독이 기어이 일을 냈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이 개봉 37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가 첫 공개된 언론시사회부터 호평을 받았던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정식 개봉 후 여성관객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400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400만 명을 웃기고 울린 '내 아내의 모든 것'의 힘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뭔가 다른 로맨틱 코미디 '내 아내의 모든 것'의 흥행 포인트를 모아봤다.

◆ 카사노바, 독설녀, 소심남. 톡톡 튀는 캐릭터

카사노바와 독설녀, 그리고 소심한 남편. '내 아내의 모든 것'의 개성 넘치는 세 주인공이 묘하게 어울리는 순간 관객은 웃음이 터지기도, 눈물이 핑 돌기도 한다.


전설의 카사노바 장성기(류승룡 분). 핑거 발레, 요리, 젖짜기 등 온갖 잡기를 선보이는 장성기는 웃음과 로맨스를 모두 품은 마성의 남자다. 매끈하게 잘 생기지도 않았다. 모든 것에 능한 것 같으면서도 중요한 순간에는 한 없이 찌질하다. 류승룡이 연기한 장성기는 관객이 기존에 알고 있던 카사노바의 정석을 과감하게 탈피했다.

결혼 7년차 유부녀로 변신한 임수정은 엄청난 대사를 쏟아낸다. 그런데 그 대사들이 허투루 흘려들을 것들이 아니다. 그 많은 대사 안에 정인(임수정 분) 나름의 가치와 인생이 녹아 있다. 집에서 남편만 기다리던 주부 정인은 한 없이 까칠했지만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난 정인은 사랑스러운 여인이다.

소심한 남편 두현(이선균 분)은 어느 동네에나 있을 법 한 평범한 남편이다. 그러나 그런 평범하고 소심한 남자가 카사노바에게 아내를 유혹해달라는 대담한 일을 벌인다. 두현이 너무 잘나거나 특별한 사람이었다면 아마 아내와 이혼을 꿈꾸는 두현을 보고 '저 나쁜놈'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을 것이다. 아내에게 차마 이혼해 달라는 말도 못하는 두현이기 때문에 저렇게라도 이혼을 하겠다는 그의 엉뚱한 시도가 공감을 얻는 것이다.

◆ 담배 하나에도 의미가 있다

정인이 담배를 피우는 여인이었다면 그건 그저 하나의 설정에 불과하다. 그러나 정인이 냉장고에 담배를 넣어두고 피우는 여인이라면 그건 정인이라는 사람을 설명하는 도구가 된다. 담배 하나를 피워도 자신 나름의 원칙이 있고, 남의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는 정인의 성격이 오롯이 드러나는 명장면이었다.

다리에 깁스를 하고 파티에 나타난 정인을 보라. 그의 도도한 워킹을 돕는 목발은 붉은 빛 천으로 꾸며져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완벽하게 보이고 싶은 자격지심 가득한 정인의 내면을 읽을 수 있다.

생선 가시를 무심코 식탁에 골라 놓는 아주 익숙한 행동도 영화 속에서는 사소하지 않은 의미다. 정인이 싫어하는 걸 알면서도 무신경하게 가시를 뱉어놓는 두현과 남편의 사소한 실수도 용납 못하는 철벽같은 정인이 매번 이런 작은 일로 싸워왔을 것을 상상하면 이들 부부가 카사노바와 엮인 것이 이해 못할 일도 아니다.

◆ 여자의 공감무비, 남자의 반성무비

'내 아내의 모든 것'의 흥행에는 여성의 입소문이 물론 주요했다. 그러나 여성들의 손에 이끌려 극장을 찾은 남자들의 호평도 만만치 않았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이 여자들의 공감을 받는 건 특이한 일이 아니다. 여자라면 누구나 파트너가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길 원한다. 정인은 그 마음이 조금 더 과장되어 있을 뿐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내 아내의 모든 것'을 본 남자들의 반응이다. 초반에는 두현에 이입해 정인의 진상짓에 진저리를 치던 많은 남자들이 영화가 끝낸 후에는 뭔가 깨달음을 얻는다. 그것은 아내, 혹은 여자친구에게 잘 해줘야겠다는 다짐에서 부터 그때 그 사람은 이래서 나에게 짜증을 냈구나 하는 후회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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