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아버지·아내..'싸이'를 철들게 한 세가지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2.08.14 08:58 / 조회 : 2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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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캡쳐=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를 철들게 한 세 가지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군대, 아버지, 그리고 아내였다.

지난 13일 방송된 SBS 토크쇼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 출연한 싸이는 군대 시절, 아버지, 아내와의 기억을 떠올리며 철없는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털어놨다.

이날 싸이는 자신의 '힐링 주제'에 대해 "철드는 자신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누가 봐도 싸이는 '딴따라' 기질이 다분히 보이는, '철부지의 아이콘'이다. 싸이는 어디서도, 누군가도 절대 따라할 수 없는 음악적 색깔을 가지고 있고, 누구도 절대 '따라올 수 없는' 외모를 가지고 있으며, 누구한테도 절대 뒤지지 않는 연애 경력과 '분석'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싸이가 철이 들 수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대체 복무 관련법 위반으로 인해 두 번 가게 된 '군대'와, 자신과는 전혀 동떨어진 성격의 원칙주의자인 '아버지', 그리고 그 누구보다 싸이를 이해할 수 있는 '아내'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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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캡쳐=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 싸이, 그리고 군대.."첫 위문 공연, 너무 떨려 어쩔 줄 몰랐다"

싸이의 '군대 일화'는 이미 여러 차례 방송에서 언급되며 화제가 된 이야기이기도 했다. 훈련소를 두 번 가고, 총 복무기간이 5년이 넘으며, 그럼에도 가수 신분으로서 위문 공연을 많이 했던 싸이의 '파란만장 스토리'는 이날 방송에서도 다시 언급됐다.

당시 싸이의 두 번째 군 생활은 너무나 긴 시간이었고 어두웠다. 그는"혹시 몰라서 당시 해당 부대 사단장에게 '위문 공연 섭외가 들어오면 거절해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문제를 일으켜 입대를 한 연예인으로서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에 대한 스스로의 죄책감이었을 것이다.

싸이는 "결국 가게 됐던 첫 위문 공연이 그렇게 떨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공연에 참석했던 병사들은 아이돌 가수도, 걸그룹도 아닌 박재상 상병을 함성으로 맞이했다. 이는 곧, 싸이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

싸이는 눈물 젖은 '제육볶음 이야기'로 웃지 못 할 사연을 이야기하기도 하면서도, 자신보다 평균적으로 10살은 더 어린 선임 병사들에게는 '연애 코치 전문가'였고, 상병이 된 후 올라섰던 위문 공연 무대에서는 병사들의 '전투 휴무'를 위한 전투적인 공연을 펼치는 '연예인'이기도 했다.

사실상 법을 어긴 죄로 군대를 두 번 간 연예인 중 지금까지 활동하고,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연예인이 있을까. 그만큼 팬들은 싸이가 제멋대로이고, 철이 없어도 그가 가진 악착같은 노력의 자세와 끈기, 진심으로 자숙을 가지는 모습 등을 보면서 외면했던 마음을 돌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군대는, 싸이에게 그 악착같은 마음을 가지게 해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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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캡쳐=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 싸이, 그리고 아버지.."父, 대마초 사건 이후 '이참에 담배 끊으라우'"

싸이의 말에 의하면 싸이의 아버지는 싸이와는 달리 철저한 원리원칙주의자이다. 특히 싸이는 "어떤 이유에서든지 돈 문제에 대해서는 부모님과 철저히 했다"고 말했다. 싸이와, 싸이의 아버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하지만 이렇게 다른 두 사람도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였다. 이들이 결코 남이 될 수는 없었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멀리서 서로를 지켜보면서 아버지와 아들이라서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서로에 대한 감정은 분명 가지고 있었다.

싸이는 아버지에 대한 사연을 마무리 지으며 "그래도 아버지가 멋지고, 존경스럽다. 사랑한다"라고 어렵게 말을 꺼냈다. 대마초 사건 때도 오히려 담당 경찰이 보는 앞에서 "이 참에 담배 끊으라우"라고 말하고, 싸이의 공연을 볼 때마다 항상 입장료를 지불할 만큼 '철저하게 쿨한' 싸이 아버지와 그가 고수했던 강압적이고 철저했던 집안 분위기는 결국 싸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꺼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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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캡쳐=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 싸이, 그리고 아내.."싸이와 박재상을 다르게 봐..부인계의 법정스님"

이날 방송에서 싸이는 자신의 장래희망에 대해 "나이 마흔이 되서 24살의 여성과 결혼하는 것"이라고 말해 MC들을 당황하게 했다. 역시나 솔직하고 거침없는, '연애 고수' 싸이다운 발언이었다. 하지만 그도 자신의 현재 아내를 만난 이후 더욱 철이 들수 있었다.

싸이의 어리석었던 생각이 담겼던 지난 2007년 12월, 싸이의 아내는 군 입대로 인해 자신의 가정을 걱정했던 싸이가 군대를 공익 근무로 대체할 수 있는 '꼼수'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자 "싸이인데 그래도 후지다. 싸이잖아. 군대 갔다 와야지"라고 말했다. 싸이는 "이 말을 들으며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그만큼 강인한 대인배였던 싸이의 아내임을 추측하게 하는 사연이었다.

싸이는 "동료 가수 성시경이 내 아내를 부인계의 법정스님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또한 싸이의 말에 의하면 싸이의 아내는 집안에서의 박재상과 무대에서의 싸이를 다르게 보고 그렇게 다른 모습으로 생활하기를 기대한다. 특히나 놀기 좋아하고 여성들과의 잦은 만남에 대해 거침없고 경험도 많은 싸이 이기에 그의 아내는 이보다 더 대단할 수밖에 없다.

더없이 싸이가 철이 들 수밖에 없게 만드는 존재, 바로 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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