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꽃미남' 윤시윤 "백마 탄 왕자들에게 어퍼컷!"(인터뷰)

tvN 월화드라마 '이웃집 꽃미남' 엔리케 금 역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3.02.27 07:00 / 조회 : 17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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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시윤 ⓒ사진=구혜정 기자


"당나귀 탄 돈키호테가 백마 탄 왕자들에게 '어퍼컷'(uppercut, 주먹으로 밑에서 위로 쳐올려 때리는 것)을 날린 셈이죠. 하하하."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이웃집 꽃미남'(극본 김은정 연출 정정화 제작 오보이프로젝트)이 26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이웃집 꽃미남'은 만화 같은 감성스토리로 사랑 받았다. 특히 남자주인공 윤시윤(27)의 연기 변신이 화제였다. 전작 KBS 2TV '제빵왕 김탁구'와 MBC '나도, 꽃'에서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묵직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윤시윤은 이번 드라마에서는 사랑스런 '깨방정' 연기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엔리케 금'이라는 극중 이름보다 '깨금'이 더 익숙할 정도. "아이와 어른 사이 과정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는 윤시윤을 만났다.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말에 윤시윤은 "색다르게 하려고 했다"며 "'깨금' 캐릭터를 위해 세상의 모든 명랑 만화들을 본 것 같다. 대본을 받고 '깨금' 캐릭터는 현실에서 찾으려면 안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만화적인 상상력에 의존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내가 깨금이인가, 깨금이가 나인가..정체성 혼란"

실제 윤시윤은 '깨금'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 2010년 KBS 2TV '제빵왕 김탁구' 이후 인터뷰를 위해 만났을 때 진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던 이 청년은 그 진지함을 여전히 갖고 있었다. '깨금' 연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어렵지 않았냐"고 물으니 "캐릭터가 좋아서 재밌었다"고 한다.

"만화 중에서도 만화 같은 캐릭터만 찾았죠. '원피스'나 '나루토' 같은 걸 많이 참고 했어요. 만화적인 캐릭터의 장점을 많이 가려오려고 했고요. '나랑 어울릴까' 하는 생각에 정말 많이 연습했어요. 제가 대본에 미리 체크 같은 걸 많이 하는 스타일인데 전작들과 다르게 이번에는 대본에 만화 같은 그림을 많이 그렸어요. 가령 '입 꼬리를 올리면서 휑한 표정을 짓는다'는 내용을 글만 써서는 잘 안 떠오르잖아요. 그래서 대본에 이 장면에서는 이런 표정을 지어야겠다고 그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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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이웃집 꽃미남'


윤시윤은 "오해도 많이 샀다"며 "'깨금'이가 실제 제 모습인 줄 아는 분들이 많아서 혼났다"고 웃으며 말했다.

"원래 제가 이렇게 점잖아요. 하하. 그런데 점잖게 있으면 주위에서 원래대로 하라고 얘기해요. 그럼 그냥 즐겼어요. 깨금이처럼 할 때도 있었고. 이번에 종방연을 갔는데, 한참 폼 잡고 있다가 술 먹고 기분이 좋아서 깨금이처럼 까불까불하니까 뭔가 정체성의 혼란이 오더라고요. '내가 깨금이인가, 깨금이가 나인가'하고요. 하하하."

윤시윤은 "완벽하게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아마 깨금이 같은 성격도 제가 가지고 있는 여러 성격 중 하나일 것"이라며 "'이웃집 꽃미남'에서는 그 부분을 증폭시킨 것이다. 제 스스로도 내 안에 있는 모습을 발견한 느낌이다"고 말했다.

앞서 대본에 만화를 그린 얘기도 했지만 단지 만화로 표현한다고 해서 깨금이 연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건 이 드라마의 애청자라면 알 것이다. 뭔가 '작심' 없이는 윤시윤이 깨금이 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당나귀 탄 돈키호테가 백마탄 왕자들에게 날리는 어퍼컷!"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은 멋있어야 해요. 백마 탄 왕자님이죠. 항상 주연을 하면서 느낀 게 '나는 왕자인가? 그러면 백마는 어디 있지?' 하는 고민을 했어요. 항상 백마 탄 왕자처럼 연기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죠. 근데 이번 작품은 당나귀 탄 돈키호테처럼 연기했어요. 백마 탄 왕자들에게 날리는 어퍼컷이죠. 돈키호테도 박신혜 같은 공주님을 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윤시윤에게 "이번 연기에 점수를 매기면 몇 점이나 줄 수 있을 것 같나"라고 묻자 "지금 제 시기에는 연기로 기준을 잡으면 안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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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시윤 ⓒ사진=구혜정 기자


"지금 제 시기는 연기자의 삶에 있어서 축구로 치면 전반 10분을 뛰고 있다고 봐요. 이런데 여기다대고 '축구를 잘하네, 헛발질 했네'라고 판단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지금은 그 10분간의 시간에 내가 무엇을 할까. 경기장에 오기 전에 목표를 잡는 시기죠."

윤시윤은 "매번 작품을 시작할 때마다 그 '10분'을 위해 목표를 잡는다"며 "예를 들면 전작 '나도, 꽃'에서는 기본기에 충실하자는 목표를 세웠었다. 딕션(말하기)나 발성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마음먹었다. 가벼운 연기를 자제하고 대본도 토씨하나 틀리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이번에는 결과물에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연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유롭게 연기하기 위해 이번에는 장면 촬영하고 현장에서 바로 모니터를 하지 않았어요. 내 연기가 화면에 어떻게 비칠까에 대해 일부러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냥 당당하게 계속 연기만 했죠."

"박신혜 리액션 너무 좋아 편하게 연기..더 까불 수 있었죠"

윤시윤이 깨금이로 사랑받은 데는 독미 역 박신혜의 공도 컸다. 발랄한 연기를 주로했던 박신혜는 이번 드라마에서는 사랑에 마음을 열지 않고, 조심스레 다가서는 연기를 했다. 조심스런 독미로 인해 그만큼 방정맞은 깨금이가 빛난 셈이다.

"저의 단점이 박신혜씨의 장점이어서 마치 빠진 퍼즐을 맞추는 느낌이었어요. 저는 제 연기에 집중해서 연기하는 편인데 신혜씨는 상대의 연기를 보고, 듣고 그걸 이해한 다음에 연기를 받쳐줘요. 연기를 받아주는 감정이 좋다보니 전 제 연기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거죠. 연기가 아닌 진짜 사랑하는 사이처럼 느껴질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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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이웃집 꽃미남'


윤시윤은 "박신혜씨랑 하면서 리액션이 좋으니 연기에 집중이 너무 잘 됐다"며 "촬영장이 사실 여러 가지 변수도 많고 긴장할 일도 많은데 상대방 연기에 신뢰감이 드니 편해지면서 연기에 집중이 너무 잘 됐다. '내가 너무 힘주지 말자'고 생각했다. 그러니 더 까불게 되고 그러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팬더 옷 입고 상의 탈의한 장면"이라고 했다. 그는 "일종의 전통이다. 전 드라마에서 항상 키스신과 탈의신이 있다. 물론 그 장면들은 늘 따로따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극중 엔리케 금(깨금)은 이름처럼 스페인에서 게임으로 성공해 귀국한 젊은이다. 윤시윤 역시 캐릭터에 맞게 스페인어 대사도 적잖았다. 현장에 항상 스페인어 선생이 상주했다고 한다.

"연애하면 해보고 싶었던 것, 박신혜에게 다했다"

"작가 선생님이 제 대사를 믿어주셨다고 할까요. 대본에는 특별히 스페인어 대사가 없었어요. 그냥 '스페인어로 한다', 딱 이렇게만 적혀있었죠. 깨금이 대사 중 '뭘 봐, 나 같은 귀여미 처음 봐'라고 스페인어로 하는 부분이 있는데, 대본에는 없는 데 스페인어 선생님께 여쭤서 제 스스로 만들어냈어요. 저를 믿어주시니 오히려 책임감이 들었어요. 맡겨주시니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또 재밌는 거죠. 전 성격상 누가 맡겨두면 잘해요. 책임감이 안주어지면 좌초되더라고요. 작가 선생님께 감사하죠."

스페인어 대사로 윤시윤 창작의 산물이지만 독미와 데이트 장면도 윤시윤의 머리 속에서 나왔다. 그는 현재 여자 친구가 없다. 여자 친구가 있을 때는 이벤트도 잘하는 타입이라고 한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여자 친구 없는 쓸쓸함을 극중 독미와 데이트를 하면 달랬다.

"깨금이와 독미의 데이트 장면도 대본에는 그냥 '영화 구경한다', '초콜릿을 사먹는 깨금과 독미' 정도만 나와 있었어요. 저는 제가 연애한다고 생각하고 해보고 싶었던 걸 해봤어요(웃음). 신발 사주면서 애교도 부려보고, 태블릿에 '잘자용 내 꿈꾸세용' 글씨 써서 보여준 것도 제가 사랑하면 꼭 해보고 싶은 걸 했어요. 배우에게 주어진 특권이랄까요. 그냥 즐기는 거죠. 하하."

'깨금'이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윤시윤은 '연기자 윤시윤' 아닌 '깨금'이에 대한 사랑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시윤에 대해서는 제 가족들만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이번에도 '깨금'이를 좋아해주시고 '윤시윤'은 사라졌으면 해요. 그런 점에서 '나도, 꽃'에서 재희라는 캐릭터를 많이 사랑을 못 받게 해서 미안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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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시윤 ⓒ사진=구혜정 기자


윤시윤이 깨금이 팬들에게 전하는 말

"너무 너무 행복합니다. 깨금이가 아름다웠던 이유에 대해 생각을 나누고 싶어요. 우리는 늘 아이와 어른만 있고 그 중간은 없다고 교육 받고 있는 것 같아요. 빨리 어른이 돼야한다고만 생각하고 있죠. 아이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중간 과정을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어른아이 같은 사람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지금 우리들의 20대에게 깨금이가 그 중간의 삶도 참 아름답다는 걸 알려주는 것 같아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분들, '빨리 취직해야지', '돈 벌어서 효도해야지'도 좋지만 그런 어른이 안되더라도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있으니 깨금이를 통해서 힐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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