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장근석 "수많은 화살에 당황..진심 믿어줘 버텼다"(인터뷰①)

[스타뉴스 2016 ★신년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6.01.01 08:00 / 조회 : 23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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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근석 /사진=임성균 기자


"'양화대교'는 제 노래에요. 아버지는 택시를 모셨고, 어머니는 설거지를 하셨죠. 외아들 하나를 위해 제천에서 단돈 20만원을 들고 서울에 올라오신 분들이에요. 전 그래서 돈을 벌어야 했어요. 그게 가족을 지키는 길이었고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었어요."

장근석(29)은 화려하다, 고 생각했다. '슈퍼카'를 몰고, 인터넷 연관 검색어는 '재산'이 빠지지 않는다. '아시아 프린스'라는 수식어는 또 얼마나 화려한가. 적어도 인터뷰를 위해 마주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1시간여에 걸친 인터뷰 동안 그 생각은 바뀌었다. '솔직하다'는 점은 같았다. 그런데 그는 진중했고, 때론 격렬했고, 미래에 대한 목표가 확실했다.

2016년을 맞아 장근석을 꼭 인터뷰해야 할 이유가 있었다. 그는 지난해 초 힘든 시기를 겪었다.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를 촬영까지 다 마쳤다 세금 문제가 불거지며 '통편집'되는 아픔을 겪었다. 회사 차원의 실수였지만 그는 세상의 모든 비난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그리고 1년간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20대 후반 배우로서, 그리고 한류스타로서 1년이란 시간은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다.

장근석은 그 시간 동안 오롯이 학업에 매진했다. 석사 과정(한양대 연극영화과)을 마쳤다. 그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제일 편했다. 몸도 마음도"라고 했다.

"굉장히 달라졌어요. 어찌 됐던 1년 동안 자숙의 시간 동안 학교를 다녔잖아요. 사람들은 제가 방송에 안 나오니까 숨었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제 죄가 아니라고 당당히 얘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너무 화살이 날아오니까 당황스러웠던 게 사실이에요. 전 단지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요. 머리카락만 나오더라며 놀림도 많이 받았어요. 전 아직도 제가 찍었던 '삼시세끼'를 보지 않았어요. 얼마 전에 나영석PD님을 만났는데 그 프로가 아니더라도 다음에 꼭 함께 하자고 하더라고요. 진심을 알아주는 어른들이 많아 제가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장근석의 2015년은 '학생 장근석'뿐이었다. 석사 과정을 마쳤고, 단편 영화를 찍었다.

"감독이 꿈일 수도 있어요. 전 영화를 좋아하고 연기를 좋아하는 '연기쟁이'니까요. 무엇보다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기본적인 시스템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출은 학교 과정을 통해서 알 수 있거든요. 대학원 과정에는 현업에 계신 분들도 많아요. 많은 걸 이루신 분들인데 아직도 기본을 다지려 하시죠. 젊은 친구들도 정말 열심히 해요. 정말 많이 배웠어요."

재밌는 얘기도 했다. "학교에서 제 얘기를 많이 한다고 해요. 최고경영자 과정에 다니시는 회장님들이나 연예인들이 학교에 안 나올 때마다 제 얘기를 한대요. 장근석도 나오는데 왜 안나오냐고요. 하하하."

장근석은 밥도 많이 샀다고 했다. 그는 "같은 학생 신분이지만 수입이 있는 제가 동료들에게 할 수 있는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기적으로 학교에 기부도 한다. 이 기부금은 등록금을 낼 돈이 없는 학생들에게 쓰이고 있다. 그는 얼마 전에 뭉클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단편영화를 찍고 있는데 스태프로 참여하던 친구들이 오더니 꾸벅 인사를 하면서 '형 감사합니다' 그래요. 그래서 이유를 물었더니 '형이 제 학비 내주셨잖아요' 이러는 거예요. 와,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저는 그 친구들 얼굴도 몰랐거든요. 그 친구들이 제 도움을 받아 학교를 마치고 '서부전선' 같은 영화에 스태프로 참여도 하고 그랬대요. 박애주의가 뭔지 실감 나는 순간이었어요."

장근석은 "제가 돈이 많다고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며 "현재 통장에 2억5000만원있다. 차도 리스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릴 시절 얘기를 들려줬다.

"사실 저도 처음에는 돈을 목표로 살았어요. 서울에 올라올 때 어머니와 아버지가 20만원 들고 올라왔어요. 어머니가 제천에서 저를 키우다 너를 이렇게 키울 수는 없다며 올라오신 거죠. '양화대교'가 제 노래에요. 아버지는 택시를 운전하셨고 어머니는 설거지를 하셨어요. 집도 없고, 교복 살 돈도 없고 그때부터 10년 동안 우리 가족의 목표는 오직 돈이었어요. 저도 그랬고요. 그게 우리 가족을 지키는 방법이자 효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웃긴 게 10만원만 벌면 되겠지 하고 나중에 10만원을 벌면 100만원에 대한 욕심이 생겨요. 100만원 벌면 1000만원에 대한 욕심이 생기고요. 욕심이 한도 끝도 없어요. 그렇게 계속 가다보니 어느 순간 의미가 없어지더라고요. 돈 버는 게요."

그는 다시 학교 얘기로 돌아갔다.

"학교가 의미 있는 게 현장에서 60만원 정도만 받으면서도 꿈을 위해 열심히 뛰는 친구들이랑 같이 수업을 들어요. 그런 친구들하고 계급장 떼고 붙으면 가끔 제가 질 때도 있어요. 공부를 워낙 잘하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뒤지지 않으려고 저는 더 열심히 해야 하죠. 제가 언제까지 한류스타로 살 수 있겠어요. 한류 이제 다 죽었는데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게 제 목표에요. 많이 준다고 무조건 어디 가서 활동하는 건 의미가 없어요. 제가 후배를 키우는 것. 그게 더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후배를 키우는 것. 그리고 세상을 돕는 것. 그게 서른 살 장근석 마음속에 있는 큰 울림이다. 장근석은 10년 전부터 아이들을 돕기 시작해 현재는 한 달에 150명이 넘는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후원단체에 기부는 한 곳에 큰돈을 하기보다는 여러 군데 나눠서 한다.

"보통 연예인들은 소리 소문 없이 기부를 해요. '기부 천사' 같은 방법으로요. 그런데 저는 티를 내야 한다고 봐요. 도움 줄 때 확 도와야죠. 그리고 싹 사라져야죠. 그 도움이란 게 꼭 돈은 아니라고 봐요. 제일 필요한 게 뭔지 알아야 합니다. 일본에서 지진이 났을 때 제일 필요한 게 뭐냐고 물었더니 춥대요. 그래서 담요 1만 5000장을 보냈어요. 돈보다 적기에 정말 필요로 하는 도움을 주는 게 진정한 도움인 거죠. 사람들은 인류 가치를 높이는 게 단지 돈이라고만 보는데, 아닙니다. 이게 서른이 되면서 깨달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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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장근석 신년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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