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 터진' 박건우 "백업 아닌 알토란 두산맨 되고파"

김지현 기자 / 입력 : 2016.01.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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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우.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이제는 더 이상 유망주라고 말할 수 없다. 90년생 한국 나이로 27살. 어느 때보다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시기다. 잠을 자도 야구를 하는 꿈을 꾸고 심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누구보다도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박건우 이야기다.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박건우의 목소리는 밝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시즌 내내 박건우를 괴롭혔던 무릎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그리고 개인 훈련을 병행하면서 전지훈련에 맞춰 웨이트 운동을 꾸준히 한 결과 몸 상태도 좋아졌다.

"무릎 재활을 하면서 웨이트를 진짜 열심히 했다. 이제 무릎도 붓는 것이 없어졌다. 체력 보강을 위해 먹는 것도 잘 먹고 있다. 잘되고 있는 것 같다. 몸 상태가 80~90%정도 올라온 것 같다. 전지훈련에 맞춰서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박건우는 2009년 2차 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0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그러나 바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박건우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경찰청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4시즌을 뛰었지만 86경기에 나서는데 그쳤다. 박건우는 "그때 목표가 20안타를 치는 것이었다"며 웃었다.


박건우가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2015시즌이었다. 박건우는 2015시즌 70경기 출전해 타율 0.342(158타수 54안타), 5홈런 26타점을 기록하면서 잠재력을 터트렸다. 정규시즌뿐만 아니라 플레이오프서도 알토란같은 역할을 해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팀의 승리를 안기기도 했고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0-1로 뒤졌던 4회 2타점 역전 결승타를 때려냈다. 덕분에 두산은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플레이오프를 치를 당시 너무 좋았다. 큰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돈으로 주고 살 수 없을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 하지만 다시 돌아갈 수 없으니 많이 노력해서 다시 이런 좋은 기회를 만들어야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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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우(왼쪽)과 김현수.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2016시즌을 앞두고 두산은 팀의 간판타자인 김현수를 미국으로 떠나보내면서 전력에 큰 손실을 입었다. 김현수의 공백은 2016시즌 두산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에 대해 김태형 감독은 지난 5일 시무식에서 김현수의 공백에 대한 질문에 "지난 시즌에 박건우가 보여준 것이 있기 때문에 머릿속에 박건우에 대한 그림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건우를 향하는 시선이 많아졌다. 그러나 박건우는 '절대'라는 말까지 쓰면서 손사래를 쳤다.

"지난 시즌 조금 보여준 것이 있다고 해서 (김)현수 형의 자리가 절대로 제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좋은 선수들도 많고 외국인 선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어느 누가 와도 (김)현수 형의 공백을 메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큰 산인 것 같다. (김)현수 형이 제 롤모델인 만큼 그 뒤를 따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먼저인 것 같다"고 답했다.

김현수의 미국 진출로 빈자리가 생긴 만큼 2016시즌 두산의 외야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정진호와 군에서 전역한 김인태가 있고 지난 시즌 내야수로 뛰었던 김재환도 전지훈련에서 외야수 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더불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외국인 선수가 외야로 올 가능성도 있다.

박건우는 "원래 두산은 외야가 강하다. 근데 누가 들어온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제가 열심히 하다보면 시즌 때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들 의식하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건우는 지난 시즌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2016시즌 박건우는 한 단계 발전을 꿈꾼다. 새로운 시즌에는 다른 선수의 백업이 아닌 두산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에는 제 이름 앞에 다른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는 선수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빈이 혹은 (민)병헌의 형의 공백을 메우는 선수가 아니라 '박건우는 두산에 꼭 필요한 선수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건우는 "타격도 남들보다 잘하지 않는 것 같고 수비도 뛰어난 것 같지 않다. 또 발도 남들에 비해 빠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강인한 정신력만큼은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 시즌 목표가 70경기 출전이었다. 올 시즌은 100경기 이상 뛰어보고 싶다. 정신력으로 버티면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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