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야구 표방' LG, 베테랑 박용택의 솔선수범

잠실=한동훈 기자 / 입력 : 2016.04.1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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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올 시즌 '역동적인 야구'를 내세웠다. 발야구의 중심에는 의외로 '베테랑' 박용택이 있었다. 왕년의 도루왕 출신 박용택은 예전 같은 폭발적인 스피드는 없었지만 노련미와 기교를 앞세워 상대 내야진을 흔들고 있다.


박용택은 13일 잠실에서 열린 2016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2타수 1안타 2볼넷으로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는데 방망이보다 빛난 건 주루 플레이였다. 허를 찌르는 도루와 순간의 틈도 허용하지 않는 센스로 두 베이스를 더 갔다.

박용택은 올 시즌 도루 2개를 기록 중인데 2개 모두 일명 '딜레이드 스틸'이다. 보통 도루는 투수의 키킹과 동시에 스타트를 끊지만 딜레이드 스틸은 철저히 상대 방심을 노린다. 좌타자가 타석에 있을 때 시야가 가려진 것을 이용해 투구 이후에 스타트한다.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노련미와 판단력이 필수다.

이날 경기에서도 이 모습이 나왔다. 1회말 2사 후 박용택은 볼넷을 골라 나갔다. 이병규(7) 타석에 4구째에 도루를 감행했다. 롯데 포수 강민호는 박용택이 뛰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송구도 하지 못하고 당했다.


4-0으로 앞선 5회말에도 번뜩이는 순발력으로 쐐기점에 발판을 놨다. 1사 2루서 린드블럼이 히메네스에게 던진 유인구가 원바운드로 들어갔다. 포수 강민호 바로 앞에 떨어졌는데 박용택은 망설임 없이 3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가는 허슬플레이를 펼쳤다. 히메네스의 좌중간 2루타 때 유유히 득점해 LG는 승리의 8부능선을 넘었다.

박용택은 올해 시범경기 10경기에서도 도루를 4개나 기록했다. 오키나와 캠프 도중 박용택은 양상문 감독이 이번 시즌 '뛰는 야구'를 콘셉트로 잡았는데 그에 맞추어 특별히 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더 뛰기 위해 따로 신경 쓰는 훈련은 없다. 하지만 뛴다는 생각을 하고 시즌을 준비하면 신기하게 몸이 가볍게 만들어진다"고 말한 바 있다.

박용택은 2002년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한 시즌도 빼놓지 않고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14년 연속으로 KBO에서는 전준호(1991~2008, 18시즌 연속), 정수근(1995~2008, 14시즌 연속)만이 해냈다. 올해 박용택이 두 자릿수 도루를 성공하면 KBO 역대 2번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LG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타선의 버팀목인 박용택이 뛰는 야구까지 이끌며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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