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차이나는 클라스' 작은 차이가 성공 불렀다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7.03.17 16:28 / 조회 : 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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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큰 기류 중에 유행이 있다. 유행, 하면 바로 떠오르는 건 패션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상생활의 수많은 것들이 유행의 흐름에 따라가고 있다.

집 인테리어, 자동차 종류, 과자, 아이스크림 등의 먹거리 종류, 식당, 음악, 책, 공부법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들에서 유행에 좌지우지된다. 방송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어떤 종류의 프로그램이 성공을 하는 순간, 수많은 방송사들이 조금씩 바꿔 비슷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걸 바꿔말하면 흔히 트렌드라고도 부른다. 식당이 모인 곳에 식당을 차려야 더 성공하는 것처럼, 방송프로그램 역시 트렌드를 따르는 게 유리하다. 리얼 버라이어티, 육아, 요리, 오디션 등등이 시대별로 돌고 돌면서 유행했던 걸 생각하면 쉽게 이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에 뭐가 유행일까? 지상파, 케이블, 종편채널까지 다채널, 다매체 시대에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별 유행없이 우후죽순으로 제작되는 것 같지만, 그래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크게 몇 가지 종류로 압축될 수 있는데, 이 중에 요즘 눈에 띄는 콘셉트가 강연 프로그램이다. 물론 강연 프로그램은 몇 년 전 tvN의 ‘스타특강’이나 KBS ‘강연 100도씨’,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등이 있었지만, 최근엔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강연을 넘어 강의라는 점이다.

특히 새롭게 선보인 JTBC ‘차이나는 클라스’는 2회 방송에도 불과하고 시청자들에게 벌써부터 입소문이 나면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 명의 선생님과 연예인 학생들로 구성되어 매회 한 주제를 놓고 강의를 듣는 형식, 어찌 보면 따분할 수 있는 콘셉트인데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차이나는 클라스-질문 있습니다’가 이 프로그램의 정확한 제목이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궁금한 것에 대해 묻고 제대로 배우자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이며, 1, 2회는 유시민 작가가 민주주의에 대한 강의를 펼쳤다.

그럼, 질문 한 번 해보자. ‘민주주의 모르는 사람 손들어보세요!’라고 했을 때, 번쩍 손들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초등학교만 졸업하면 민주주의가 뭔지 다 알테니까. 심지어 모른다고 말하기에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이나는 클라스’는 민주주의에 대한 강의를 듣고 이에 대해 학생들의 질문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여기서 이 프로그램의 매력이 등장한다. 뻔히 다 알 것 같아서 질문하지 않는 주제, 하지만 다시 한 번 되짚어보는 시간. 단순히 지식적인 내용을 알려주는 걸 넘어서 진정한 민주주의란 무엇인지 토론하는 장까지 마련된다.

사실 그동안 우리는 어떤가? 그저 민주주의 사회니까 그런가 보다, 하고 별 생각도, 별 고민도 없이 지내지 않았는가. 그런데 물어보기조차 부끄럽다고(?) 생각할만큼 기초적인 지식인 민주주의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미처 깨닫지 못하고 간과했던 문제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이것이 바로 ‘차이나는 클라스’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핵심이다.

남들이 잘 모를 것 같은 지식들을 그저 폼 나게 강의했다면 과연 이랬을까? 아니라고 본다. 아주 기본적인 것. 하지만 이 기본을 더 촘촘하게 파고들어 살펴보는 것, 이 작은 차이에서 유명강사의 강의와 다름을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다. 작은 차이가 성패를 좌우한다는 말처럼, 프로그램 역시 그렇다. 강의라는 형식은 비슷하지만, 그걸 어떻게 파고들고 다루는가에 대한 디테일에서 프로그램의 질이 확연하게 달라진다는 사실 말이다.

‘차이나는 클라스’ 강의와 토론을 넘어 시청자들까지 생각하도록 끌어들이는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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