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의 쓴소리 "국가대표? 기회 오지 않을 수도 있어"

구자철.

슈틸리케호 '중원의 핵' 구자철(28, 아우크스부르크)이 대표팀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랭킹 40위)은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만 하킴 감독이 이끄는 시리아 대표팀(FIFA랭킹 95위)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7차전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4승1무2패로 승점 13점을 기록, 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만족스럽다고 볼 수 있다. 승리를 했기 때문이다. 이날 패했을 때 조 4위까지 내려앉을 수 있는 경기였기 때문에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기대 이하였다. 고질적인 문제들이 또 나왔다. 공격의 답답함, 수비의 안일함 등이 계속해서 보인 경기였다.

중원을 지키던 구자철 역시 이를 느꼈고, 신중하면서도 조목조목 아쉬운 부분을 짚었다. 구자철은 "어려운 경기를 했다. 아쉬운 경기였다"면서 "중반부터 팀이 어려웠고, 공격적으로 하고 싶었는데 잘 풀리지 않았다. 승점 3점은 중요하기 때문에 지킨 것은 다행이고 만족스럽다"며 경기 소감을 전했다.

한국 대표팀은 2차 예선 당시 레바논, 쿠웨이트, 미얀마, 라오스를 상대로 8경기를 치러 27골 무실점의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최종 예선에 올라왔다. 하지만 최종 예선에 들어와서는 경기력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슈틸리케의 경질설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구자철은 "슈틸리케 감독은 2차 예선에서 볼 점유율을 높여 공격을 전개하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2차 예선에서는 그런 플레이가 나오면서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최종 예선에 들어오면서 여러 가지 상황과 문제점이 펼쳐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전에 비해 플레이도 소극적이었다. 중국전이 정점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빴던 점들이 중국전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본다. 책임감을 더 가져야 한다. 반드시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는 정신력이 다소 많이 부족했다"고 대표팀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구자철이 꼽은 가장 큰 문제점은 원정 경기에서의 승점을 얻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는 "(최종 예선이) 2차 예선보다 강한 상대를 만나면서 이전에 했던 플레이들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보이지 않았던 문제점들이 나타났다. 이 문제점들을 잘 풀지 못하고 해왔던 것 같다"며 "원정에서 이기지 못하더라도 비겨서 승점 1점을 가져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그가 생각하는 국가대표로서의 책임감은 무엇일까. 구자철은 "개인적으로 선배들로부터 국가대표의 사명에 대해 직접 배웠다. 국가대표가 된다는 건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큰 기운을 받는 자리다"면서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매 경기 우리가 해내야 하는 일이며 원하는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나라와 축구인을 대표해 뛰는 것이다.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강한 정신력일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위기에서 정신적으로 강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자철은 "앞으로도 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많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소집돼서 훈련을 한다. '이제 다시는 (국가대표라는)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