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선수협 회장 사퇴.. 비판 잠재울 수 있을까?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4.03 15:35 / 조회 : 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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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를 발표한 이호준 선수협 회장. /사진=김우종 기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이호준 회장이 전격 사퇴했다. KBO 리그 개막을 앞두고 불거진 '메리트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사퇴를 결정했다.

선수협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호준 회장의 사퇴를 밝혔다. 선수협은 "이호준 회장이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논란이 된 메리트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선수협 회장직을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퇴를 결정한 이호준은 "이번 일로 본의 아니게 야구팬들과 야구관계자 여러분께 실망 켜드린 점에 대해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WBC 대회의 실패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적 위기상황에서도 선수들의


입장만을 성급하게, 오해를 살 수 있도록 주장했다. 반성한다. 야구팬 여러분께 사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달 말 '선수협이 메리트 부활을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였다. 선수협은 같은 날 바로 반박 자료를 냈고, 30일에는 이호준 회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 자리에서 이호준 회장은 "선수협 측의 메리트 부활 요구 및 팬 사인회 보이콧에 대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가 어떻게 팬을 볼모로 구단과 협상을 할 수 있겠는가. 아무도 그런 생각을 안 할 거라 생각한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사를 통해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느 쪽에서 나왔는지 궁금하다. 이런 발언들이 한국 프로야구를 얼마나 위험하게 만들고, 선수들의 힘을 빠지게 하는 건지 우려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 팬 사인회 보이콧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더했다.

더불어 "메리트도 구단이 주면 주는 거고, 안 주면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봤다. 선수협에서 주라 마라 할 부분이 아니다. 이번 희의 안건에 있지도 않은 부분이 얘기가 돼 안타깝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호준 회장이 직접 나서 해명하고 기자회견까지 했지만 팬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당장 개막 3연전 관중부터 줄었다.

2016년 개막 3연전 12경기에서 18만4632명이 입장했는데, 2017년 개막 3연전은 15경기가 다 열리고도 19만4941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3경기를 더 치르고도 4.6%가 늘어난 데 그쳤다.

결국 관중이 줄었다는 의미다. 당장 1~2차전 10경기로 비교하면 전년 대비 23.3%가 감소했고, 경기당 평균으로 계산하면 지난해 1만5536명에서 올해 1만2996명으로 16.3% 줄었다. 가장 열기가 뜨거워야 할 개막 3연전이 미지근했다.

오롯이 선수협 탓이라 할수는 없다. WBC 참사도 있고, 대선 정국에 이슈를 빼앗기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선수협의 '메리트 논란'이 기름을 부은 모양새다.

모든 선수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억단위 연봉에, 많게는 백억원대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뛰는 곳이 KBO 리그다. 팬들이 보기에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거진 메리트 논란을 보는 팬들의 눈이 고울 리가 없다.

결국 선수협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일단 이호준 회장이 사퇴를 결정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상황에서 선수협 회장 자리를 다소 불명예스럽게 내놓게 된 것이다. 이호준 회장이나, 선수협으로서는 일종의 극약처방을 내렸다.

이제 남은 것은 선수협이 '돈'이 아니라 '팬'을 생각하는 것이다. 팬이 없으면 KBO 리그도 없으며 선수협도 없다.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 점을 잘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이 논란을 끝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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