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괜' 박신우 감독 "김수현♥서예지 결말, 괜찮은 '개인주의자'"(인터뷰①)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08.17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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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박신우 감독(41)이 '사이코지만 괜찮아' 속 서예지의 '마녀' 변신과 스토리를 설명했다.

박신우 감독은 17일 tvN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이하 '사괜') 종영 기념 소감을 스타뉴스에 전했다.


'사괜'은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 병동 보호사 문강태(김수현 분)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고문영(서예지 분)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판타지 동화 같은 로맨틱 코미디. 지난 9일 최고 시청률 7.3%를 기록하고 종영했다.

'사괜'은 극 후반 '괜찮은 정신병원'의 수간호사 박행자(장영남 분)가 고문영의 친모이자 사이코패스 도희재 작가였단 반전이 밝혀졌다. 문강태와 고문영은 자신들을 위협한 도희재를 경찰에 신고하고 둘만의 애틋한 사랑으로 해피엔딩을 맞았다.

'사괜'을 연출한 박신우 감독은 "드라마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사괜'만의 차별점은 유쾌함과 가벼움에 있다고 생각한다. 상처를 품고 있고 정신병원에 있어도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성에 살아도 농담은 던질 수 있는 인물들이 '사괜'의 인물들"이라고 종영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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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들의 트라우마, 정신 병동 사람들의 이야기, 자폐 스펙트럼(ASD)이자 발달장애 3급의 고기능 자폐(HFA)인 문상태 이야기를 다루기 조심스럽기도 했을 터. 그는 "오히려 다른 시선으로 접근하려고 하지 않았다. 내가 전문가도 아닌데 어설픈 필터를 준비해서 끼면 왜곡만 심해질 것 같았다. 그냥 나와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로 했고 내가 상상하거나 유추할 수 있는 가장 비슷한 상황을 떠올리며 접근했다"고 밝혔다.

박신우 감독은 서예지의 '마녀' 변신에 대해 "고문영의 인생을 알기 전까지 그녀의 기행을 이해해줄 사람은 없다. 그래서 그녀에게 나름의 사정과 사연이 있다는 느낌 정도는 흘려두고 그녀의 인생이 드러날 때까지잘 버티는 게 전략이었다"며 "그걸 버티기 위해서 그녀의 행동이 일면 귀엽거나 어떻게 보면 답답하지 않아서 속시원하고 다시 생각해 보면 매력적인 그래서 부럽기도 하고 대리만족을 주기도 하는 그런 캐릭터로 느껴질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작가, 서예지 배우와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눴고 그녀의 아픈 인생이 소개되고 그녀가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줄 때까지 욕먹는 거 두려워하지 말고 달려보기로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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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문강태가 철천지 원수의 가족인 고문영을 '사랑'으로 감싸안은 부분은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을까. 박신우 감독은 "서로를 바라보는 게 고통일 수 있다는 점은 십분 공감한다. 서로가 원한다면 서로를 위해서 헤어져도 그만이다. 그런데 서로가 그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함께하는 게 더 좋겠다고 판단한다면 함께해야 한다"며 "개인적인 생각에 우리 드라마의 주인공들의 결말은 가족주의적인 결말이 아니다. 지극히 온전한 개인주의자로서의 성장이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 자신이 원하는 것을 건강하게 추구할 줄 아는 사람. 그래서 타인을 생각해 줄 여유를 갖게 되는 사람을 보여주려 했다"고 전했다.

또한 "극중 강태에게 문영이 묻는다. '내가 좋아? 상태오빠가 좋아?' 강태는 '나는 내가 좋아'라고 답한다. 강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건강하게 밝힐 줄 아는 사람이 됐다. 그런 강태가 고문영을 원했던 건 원수의 딸을 감싸안은 것이 아니다. 강태는 고문영이 자신의 곁에 있어주기를 원했다. 과거의 유산에 묶이지 않고 그냥 문영과 강태로 바라보기를 원했다. 그래서 싫은 척하는 문영이를 졸졸 따라다닌다. 그리고 자신의 사랑을 확인시키고 그녀의 사랑도 확인받는다. 바뀌어도 한참 바뀐 강태의 용기에 드디어 문영이도 성장한다. 더욱 중요한 건 현재의 자신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마지막에 강태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이코의 딸이라 사이코였던 문영이가 존중과 배려 애정의 표현을 한 번에 한다. 부모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도희재와의 사연은 사실 어두운 과거의 트라우마일 뿐이다. 과거의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그 동안 이들이 이루었던 모든 변화와 성장은 무의미한 것이 된다. 죄는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 아니다. 내 생각에 강태와 문영이는 아주 괜찮은 '개인주의자'들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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