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MVP의 진심 "한화, 똑같이 싸우면 진다는 것 안다" [★인터뷰]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2.08.03 14:31 / 조회 :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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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된 정은원(왼쪽 아래)이 지난 7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 시상식 후 투수로 나섰던 김민식(가운데)에게 허리 굽히며 트로피를 건네고 있다.
자신이 미스터 올스타로 뽑혔지만 더 주목을 받았던 건 김민식(33·SSG)이었다. 그리고 시상식을 마친 뒤 MVP 트로피를 김민식에게 잠시나마 건네줬던 정은원(22·한화). 참으로 훈훈한 장면이었다.

2018년 한화에 입단(2차 3라운드 24순위)한 정은원은 어느덧 프로 5년차가 됐다. 올 시즌엔 92경기서 타율 0.270, 6홈런 36타점 장타율 0.372 출루율 0.364를 기록 중이다.

최근 기쁜 일도 있었다. 감독 추천 선수로 지난달 16일 올스타전에 참가, 연장 10회 결승 스리런포를 터트리며 만장일치로 올스타전 MVP에 선정됐다. 한화에서는 22년 만에 나온 구단 역대 4번째 올스타 MVP(1993년 이강돈, 1995년 정경훈, 2000년 송지만)였다.

당시 마운드에는 드림 올스타의 포수 김민식이 서 있었다. 2사 2, 3루 기회서 정은원은 자비를 베풀지 않고 김민식의 공을 담장 밖으로 넘겨버렸다.


트로피와 함께 MVP 상금으로 1000만원을 받은 정은원. 시상식이 끝난 뒤 그는 홈런포를 뽑아낸 '선배' 김민식에게 다가갔다. 이어 트로피를 건네며 기쁨을 함께했다.

지난 주 포항 삼성전에서 만난 정은원은 그 순간을 돌아보며 "인터뷰를 하고 시상식 내내 관중석에서 김민식 선배님의 이름밖에 안 들리더라. 제가 이 상을 받는 게 맞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 제가 선배님한테 가서 드리면 좀 괜찮은 그림이 나올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이 들어 그렇게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민식 역시 환하게 웃으며 축제의 순간을 즐겼다. 김민식의 반응에 대해 묻자 정은원은 "좋아하시더라. 마치 상을 받은 것처럼 기뻐했던 걸로 기억한다"며 "올스타전이니까 가능했던 장면이었다. 너무 딱딱한 분위기가 아니라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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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원(왼쪽)과 김민식.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 시즌 한화는 사실상 가을야구 진출이 어려워졌다. 정은원은 신인이었던 2018년 첫 해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으나, 이후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정은원은 "참 어려운 것 같다. 사실 되게 부족한 게 맞다"면서 "냉정하게 우리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부족하다'는 생각들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사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야구장에서만큼은 좀더 악착같이, 패기 있게, 투쟁심 있게 하려고 한다. 다만 그런 모습들이 안 좋게 비쳤던 적도 있다. 사실 우리도 전력이나 이런 부분들이 다른 팀에 비해 약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똑같이 싸우면 질 수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나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팀도 좋아지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 좋은 날은 올 거라 생각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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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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