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영웅', 내 마음속에 저장 [김나연의 사선]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2.11.19 11:00 / 조회 : 6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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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영화·OTT를 보는 김나연 기자의 사적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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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영웅 / 사진=웨이브
기대했든, 기대하지 않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작품이 탄생했다. '약한영웅'은 시작하는 순간, 눈 뗄 수 없고 숨 쉬는 것조차 잊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신예들의 반짝이는 재능으로 가득 채워진 '약한영웅'은 한 번 보기 시작한다면, 저절로 마음속에 저장될 만하다. 오리지널 콘텐츠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보인 웨이브를 살릴 약하지 않은 '영웅'이 등장한 듯 보인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1'(이하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최현욱 분), 범석(홍경 분)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오프닝부터 '힙'하고, 시작부터 강렬하다. 공부 외에는 관심이 없는 전교 1등 연시은은 모의고사의 답을 채점하다가 단 하나의 오답을 발견하고,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폭발한다. 그의 분노는 뒷자리에 앉아있던 전영빈(김수겸 분)에게 향하고, 화면은 책을 들고 달려드는 연시은의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가득 찬다.

이어 13일 전으로 돌아간 이야기, 자발적 아웃사이더로 살던 연시은의 잔잔한 호수 같던 삶에 전영빈이 돌멩이를 던지고, 큰 파장이 일어난다. 그러나 연시은은 참지 않는 인물. 비상한 머리를 이용해 계획된 행동으로 반격에 나서지만, 곧 위기에 처한다. 그때 결석 없는 졸업 외에 학교 생활에 관심 없는 파이터 안수호, 뭔가 감추고 있는 듯한 소심한 전학생 오범석이 각자 다른 이유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이들의 관계와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같은 교복을 입은 것을 빼고는 외모부터 성격까지 모든 게 다른 세 명의 인물이 얼떨결에 '악의 무리'와 맞서 싸우게 되는 과정은 군더더기 없이 그려지고, 학교 안에서 밖으로, 그 세계가 확장되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시종일관 텅 비고, 거칠었던 연시은이 조금씩 미소를 찾는 그때, 우리는 그들의 '우정'을 응원하게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 작품에서 가장 칭찬할 만한 부분을 꼽으라면 캐스팅일 정도. 그만큼 '약한영웅'은 배우들의 재능이 반짝반짝 빛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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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영웅 / 사진=웨이브
작품을 이끄는 박지훈은 '눈빛'으로 모든 걸 이해시키는 힘을 가졌다. 시작부터 화면을 장악하던 눈의 떨림, 괴롭힘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건조하면서도 단단한 눈빛은 시청자들을 단번에 그 세계의 중심으로 초대한다. 그의 폭발력 있는 감정 표현력 또한 두말할 것 없는데 이야기가 마지막으로 향할수록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얼굴은 그대로인데 '내 마음속에 저장'을 외치던 '윙크남' 박지훈은 어디에도 없다. 그저 '약한영웅' 속 연시은으로 존재할 뿐이다.

뉴턴의 제3 법칙, 파블로프의 개 실험을 읊으며 볼펜과 화분, 커텐 등의 도구로 상대를 짓밟는 액션 또한 인상적인데, 이렇듯 박지훈은 자신의 한계 없는 스펙트럼을 스스로 입증한 모양새다. 박지훈이 두뇌를 사용하는 색다른 액션을 선보였다면 최현욱은 반사적으로 뻗어 나오는 강력한 펀치로 상대를 제압하는 클래식한 액션으로, 타고난 몸을 활용해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성공적인 첫 액션 연기를 선보인 최현욱이 그린 안수호는 매력이 넘친다. 수준급의 싸움 실력을 바탕으로 여유로움이 깔려있는 안수호는 솔직하고 자유분방하면서도 카리스마와 의리까지 겸비했다. 최현욱은 순간순간 감각적이고 센스 있는 표현력으로 대본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며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7반 이쁜이'로 눈도장을 찍은 이후 '약한영웅'까지. 최현욱은 연달아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킬 것으로 보인다.

8부작인 '약한영웅'은 4회를 기점으로, 이야기의 흐름이 다소 변화하는데 그 중심에는 오범석이 있다. 캐릭터 중 가장 변화무쌍하고, 또 복합적이다. 그가 삐딱선을 타는데도 마냥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는 이유는 섬세한 연기를 보여주는 홍경의 힘이다. 그는 연기로 개연성을 만들어내며 이해할 수 없는 행동도 이해하게 만든다. 그 나이에 느낄 수 있는 소외감과 열등감에 괴로워하고,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 후회하는 모습까지 그가 보여주는 감정 연기는 크고 작은 소름의 연속이다.

이렇듯 연기 구멍이 없는 '약한영웅'에는 이연, 신승호, 나철 등 세 사람과 얽히고설키는 인물들이 단단하게 옆을 받치며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폭력의 수위는 높고, 도박, 마약 등의 소재로 전 회차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지난 18일 전 회차 공개됐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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