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MT' 익숙한 예능맛 없어도 사랑스런 예능 프로그램! [TV별점토크]

이수연 방송 작가 / 입력 : 2022.11.1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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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실화냐?" 이런 말이 저절로 나오며 눈을 비비게 만드는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분명 진짜인데, 진짜가 아닌 것처럼 생각되는 프로그램. 옛 어른들 말씀대로라면 "꿈인지 생시인지 한 번 꼬집어 봐라."고 해야 할 만큼 놀라운 프로그램. 지금까지 방송사 역사를 통틀어서 이런 일이 있어나, 싶어 진짜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프로그램. 대체 어떤 프로그램이기에 이리도 호들갑인가, 묻는다면 tvN 예능 프로그램인 '청춘MT'라고 대답하겠다. (참고로 '청춘MT'는 티빙 오리지널 예능인데, 타빙에서 종영후 tvN 방영이 시작되었다.)

'청춘MT'를 보고 "실화냐?"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 이유는 바로 화려한 출연진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세 편 드라마의 배우들이 모여 MT를 떠나는 콘셉트다. 자, 이미 눈치 챘으리라. 드라마 배우들, 그것도 세 편? 그렇다. 무료 열다섯 명의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인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어디 이름을 한 번 불러볼까! '구르미 그린 달빛'의 박보검, 김유정, 진영, 채수빈, 곽동연, '이태원 클라쓰'의 박서준, 안보현, 권나라, 류경수, 이주영, '안나라수마나라'의 지창욱, 최성은, 황인엽, 지혜원, 김보윤이다. 이런 배우의 조합이라니! 이렇게 많은 배우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자리는 지금까지 없었고, 아마 '청춘MT' 이후엔 연말시상식에서나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이처럼 화려한 배우들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세 편 드라마를 연출한 김성윤 PD가 '청춘MT'의 기획을 맡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눈 호강하며 즐길 수 있게 됐다.

자, 그렇다고 '청춘MT'가 눈에 띄는 이유가 오로지 배우들 라인업 때문만은 아니다. 여기서 더 주목하게 되는 것은 이렇게 화려한 배우들이 열다섯 명이나 있는 반면 '예능인'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다. '예능인'이라 함은 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진행자나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는 연예인들을 의미한다.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들이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마다 '예능인'을 1순위로 섭외한다. 그 이유는 예능 프로그램에 특화된 그들의 전문성 때문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성격상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해야 하기에 '예능감'이 있는 출연자를 무조건 섭외한다는 얘기다. 아무나, 쉽게 타인을 웃겨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아마도 일반적인 예능 프로그램을 생각해 본다면 출연자를 구성할 때 각 팀 별로 예능인을 한 명씩 섭외해서 프로그램을 전체적으로 진행하도록 하자는 게 자연스런 계획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춘MT'엔 예능인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과연 제작진이 이런 사실을 몰라서 섭외를 안 한 것일까? 아니, 당연히 다 알고 있지만 '일부러' 섭외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뭘까? 바로 열다섯 명 배우들이 '예능 프로그램'을 하는 게 아니라 그저 이 MT 자체를 리얼하게 즐기도록 하기 위한 것이리라. 시청자들은 '꾸며진 모습인 가짜'가 '진짜'를 원한다는 걸 알고 있을 테니까. 솔직히 말해 시청자들은 열다섯 명의 배우들의 드라마 속 '역할' 외에 잘 모르지 않겠는가? 때문에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캐릭터화가 이루어진 '배우'가 아니라 현실 속 '사람 그 자체'를 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예능인 단 한 명도 없이 배우들만 순수하게 섞인 '청춘MT'를 응원하게 된다. 이미도 익숙해진 클리셰의 '예능 맛'이 아니라 '순수한 맛'이 가감없이 솔직하게 드러나게 될 테니까 말이다.

*'청춘MT', 배우들을 골고루 보다 보면 어느 새 시간이 훌쩍!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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