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국 보세요" 자신감 충전한 '브로드웨이 42번가'[★FULL인터뷰]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2.12.03 08:00 / 조회 : 1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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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배우 송일국이 29일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씨제스 2022.11.29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송일국 회차 보세요!"

배우 송일국이 달라졌다. 매번 노래를 못하니 다른 배우 회차를 추천한다는 송일국은 이번엔 강력하게 본인 회차를 강조했다. 자신감이 가득한 '브로드웨이 42번가'다.

송일국은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CJ라운지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 대한 인터뷰를 나눴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30년대 경제대공황 시기 뉴욕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스타를 꿈꾸는 코러스 걸 페기와 연출가 줄리안, 한물간 프리마돈나 도로시의 이야기를 그렸다. 극 중 줄리안 마쉬는 브로드웨이 최고의 연출가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카리스마있고 냉철한 판단을 내리는 강한 리더다. 해당 역엔 송일국과 이종혁이 더블캐스팅됐다.

송일국은 "이번 공연하면서 정말 많이 바뀌었다. 자신감도 그렇다. 첫 연극할 당시, 어떤 선배 배우가 나에게 '무대에서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게 쉬운 건 아니다'라고 말한 적 있다. 그땐 이 말이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이젠 그 의미를 알 거 같다"라며 "지금은 가만히 버티고 서 있을 수 있고 편하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2016년과 2020년에 이어 올해로 세 번째 줄리안 마쉬를 맡았다. 송일국은 "처음엔 외국인 연출 분이라 안무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땐 뭐가 뭔지도 몰랐고 노래도 안 됐다. 두 번째로 할 땐 부족함을 채우고 싶어서 하게 됐다. 그런데 공연 한 달 전, 큰 수술을 하는 바람에 결국 제대로된 연습을 하지 못했다. 근데 두 번째가 첫 번째보단 나아졌다고 보신 모양이다. 기회를 주셔서 또 한번 하게 됐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송일국은 "이번에 살도 많이 뺐다. 노력해서 12kg를 감량했다"고 전했다.





◆ 세 번째 줄리안 마쉬는 '칼 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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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배우 송일국이 29일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씨제스 2022.11.29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칼 갈고 나왔다"며 자신한 그는 "맨 마지막 신에 공연을 끝내고 하는 대사가 있다. 이번에 연출님이 바뀌셨는데 그 대사의 감정을 '25년 전 오빠가 신인이었을 때 자신에게 말하는 느낌으로 하라'고 하시더라. 그때 페기 소여 역을 맡은 배우는 낙원이었다. 낙원이는 정말 이 스토리와 잘 맞는 연기자 아닌가. 그래서 낙원이도 울고 나도 울었다. 이번에 연습하면서 운 것만 6번이다. 정말 펑펑 울었다"고 회상했다.

감정신에서 확실한 디테일을 잡은 송일국은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쇼적인 부분에 더해 이야기를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원래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쇼 때문에 이야기가 가려진다. 이번엔 이야기가 더 잘 보인다. 내 자신도 배우로서 한 단계 오른 느낌"이라고 얘기했다.

또 새롭게 바뀐 부분은 극 중 대립각을 세우는 부분이다. 극 중 줄리안 마쉬는 연출하면서 페기와 부딪히고 도로시와는 갈등을 보인다. 이 부분에서 마냥 소리를 내질렀다면, 이번엔 다른 감정으로 다가간다. 송일국은 "둘의 긴장감이 생기게끔 만들었다. 보통 TV 작품은 카메라가 화면 각도를 조절하지만 뮤지컬은 배우가 해야한다. 배우는 어떤 각도로 몸을 움직이냐에 따라 마음을 열었는지, 안 열었는지 티가 난다. 물론 모든 경우가 그런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페기에게 몸을 완전히 돌려 바라보는 장면이 있는데 이게 배우를 완전 믿은 것"이라며 "또 페기가 마지막에 인사해도 받아주지 않고 차갑게 말한다. 그러다가 악수를 청할 때 인간적인 충고와 따뜻한 말을 하는 감정선이 있다. 이걸 좋게 잡아주셨다. 대사 하나하나 흘려보낸 걸 놓치지 않고 살리면서 가게 됐다. 옛날엔 '왜 몰랐지?' 하고 후회한 게 한 두 개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송일국은 노래 실력도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그는 "난 평생을 독립군가와 애국가만 불렀다. 그랬던 사람이 현 뮤지컬하고 눈이 띄어서 그렇게 노래 불렀다"라며 "집에 탁자만한 스피커가 있다. 노래 하는 게 너무 좋다. 연습하고 나니 지금 한 옥타브가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목표가 뮤지컬 배우 홍광호라며 "홍광호 씨가 100이라고 치면 난 85가 목표다. 연습실에서 85까지 성공한 적 있다. 문제는 대사량이 많다. 대사만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소리치는 역할이지 않나. 그래도 올해 안엔 할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母 김을동, 넘을 수 없는 산..연기 열정에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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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배우 송일국이 29일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씨제스 2022.11.29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그는 매번 뮤지컬 첫 공연은 가족과 함께한다고 전했다. 송일국은 "항상 첫 공연을 하게 되면 어머니와 아내, 아이들이 보러 온다. 그러면 그렇게 잔소리를 한다. 내가 서 있는 각도부터 어떻게 연기를 하는지 등 얘기를 하더라"고 토로했다. 송일국은 "가족들에게 고마워하는 게 있다. 두 사람이 공연보고 많이 지적한다. 사실 그 지적으로 일주일 동안 힘들었다"라며 "뮤지컬에선 대사 전달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근데 대사 전달이 안된다고 하더라. 그때는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고 되돌아봤다.

송일국은 더블 캐스팅된 이종혁에 대해 "종혁 씨가 노래를 더 잘한다. 뮤지컬을 워낙 많이 하기도 했고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좋다"라며 "차이점이 있다면 나와 다른 캐릭터다. 그게 아마 더블 캐스팅을 보는 재미이지 않을까 싶은데 나의 줄리안은 날카로운 편이라면 이종혁 씨의 줄리안은 인간적인 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친인 배우 겸 전 국회의원 김을동이 이종혁의 공연을 보고 조언을 많이 건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일국은 "난 (모친과) 같은 길을 걷고 있으니 (어머니 앞에선) 영원한 애기인 거 같다. 대부분 나에게 '어머니가 정치인인데 그런 길을 안 가냐'라고 묻는다. 어머니를 보면 안타깝다. 사실은 집안 때문에 다른 길을 걸어야만 했다"라며 "아직도 잊혀지지 않은 순간이 있다. 어머니가 한참 국회의원이셨을 때 새벽까지 일하고 들어오셨다. 근데 들어오자마자 드라마를 보고 있더라. 그래서 '바쁘셨을 텐데 얼른 주무셔라'라고 하니까 어머니가 '좋아서 보는 줄 아냐. 끈을 놓지 않으려고 본다'고 했다"고 떠올렸다.

송일국은 "사실 연기도 트렌드이지 않나. 이 얘기를 듣고 한 대 얻어 맞은 느낌이었다. 늘 어머니 앞에서 기를 못 펴는 이유가 어머니는 정말로 넘지 못할 산인 거 같다. 그래서 늘 방심하지 않고 경거망동하지 않고 더 나아가기 위해, 산을 넘을 순 없겠지만 근처라도 가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노래를 못하기 때문에 '뮤지컬은 꿈이었다'라고 말한 송일국은 결국 꿈을 이뤄냈다. 앞으로도 계속 꿈을 이루기 위해 오디션을 자주 보러다닌다고. 그는 "벌써 올해 초에만 오디션 두 개에 떨어졌다"라고 고백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배우로선 한참 선배지만, 뮤지컬 배우론 한참 후배이기 때문에 신인의 자세를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난 둔한 배우고 느린 배우라서 많이 도와줘야 한다. 마음이 열려있고 부족함을 잘 알아서 계속 고쳐나가려고 했다. 그러니 이 자리까지 온 거 같다"며 "느리지만 한 회씩 점점 나아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노래다. 연기적으로 너무 지르지도 않고 너무 부드럽지도 않아야 한다. 또 여러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노련하게 맞춰야 한다. 좀 더 나아져서 완벽한 공연을 보여드릴 것이다. 분명한 건 어제보다 오늘이 더 좋은 공연이다"라고 자신했다.

또한 "우리 작품을 크리스마스 선물같다고 하시더라. 그간 많이 힘들었는데 이런 면이 우리 뮤지컬과 잘 맞아 떨어지는 거 같다. 안 본 분은 있어도 한 번만 보시는 건 없을 것이다. 이제 나만 잘하면 된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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