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을 하더라고요" 호날두와 신경전, 조규성이 밝힌 전말 [월드컵 현장]

알라이얀(카타르)=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12.03 06:38 / 조회 : 23724
  • 글자크기조절
image
천천히 교체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를 향해 빨리 나가라고 얘기하고 있는 조규성. /AFPBBNews=뉴스1
[알라이얀(카타르)=김명석 기자] 벤투호의 그야말로 기적 같은 16강 진출만큼이나 화제가 된 건 조규성(24·전북현대)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무소속)의 날선 신경전이었다. 호날두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조규성과 대화를 나누다 신경전을 주고받았고, 이 과정에서 포르투갈의 페페(39·포르투)가 조규성을 잡아채면서 자칫 몸싸움으로도 번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상황은 이랬다.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 1-1로 맞서던 후반 21분 포르투갈 벤치에서는 호날두의 교체 아웃을 지시했다. 이에 호날두는 설렁설렁 걸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1골이 절실하던 한국 입장에선 그야말로 속이 타는 상황이었다.

조규성도 호날두를 향해 직접 빨리 나가라는 제스처와 함께 말을 건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조규성은 "빨리 경기장을 나가라고 '패스트, 패스트(Fast, fast)'라고 얘기했다"며 "갑자기 까랄류(Caralho)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까랄류는 포르투갈어로 심한 욕설이다. 호날두의 비매너에서 시작된 신경전에서 당황스럽게도 호날두의 욕설까지 나온 것이다.

이에 조규성은 호날두에게 직접 항의했고, 이에 페페가 가세하면서 상황이 크게 번질 뻔했다. 다행히 스페인어에 능통한 이강인(21·마요르카)이 페페와 대화를 나누면서 빠르게 상황을 정리했다.

조규성이 굳이 호날두에게 빨리 나가라고 이야기를 한 건, 이날 조규성이 경기에 나선 마음가짐과도 다르지 않았다. 조규성은 "포르투갈 선수들과 티격태격했다. 일부러 더 했던 것 같다"면서 "저도 일부러 시비 걸고, 상대 수비수들과 티격태격도 하고 툭툭 건들고 했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호날두에 대해 "호날두는, 날강두죠"라고 덧붙였다. 과거 호날두의 노쇼에 대한 한국 팬들의 심정을 대변한 한 마디이기도 했다.

이날 조규성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으나 최전방에서 부지런히 뛰면서 벤투호 공격수들에게 힘을 보탰다. 조규성은 "공격수면 골로 보여줘야 하지만, (황)희찬이 형이 들어와 분위기를 반전시켰듯 희찬이 형이나 (손)흥민이 형, (황)의조 형 등 좋은 공격수들이 너무 많다. 앞에서 싸워주는 게 내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벤투호는 1-1로 맞서던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황희찬의 극적인 결승골에, 같은 시각 우루과이의 가나전 2-0 승리를 더해 조 2위로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은 2002년 한·일 대회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이자, 원정에서는 두 번째다.

image
조규성을 향해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와 함께 욕설을 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AFPBBNews=뉴스1


기자 프로필
김명석 | clear@mtstarnews.com 트위터 페이스북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명석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