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월드컵 못 뛸 수도 있었다... '투혼'으로 이뤄낸 기적 [월드컵 현장]

알라이얀(카타르)=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12.03 11:28 / 조회 : 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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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포르투갈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끈 황희찬이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알라이얀(카타르)=김명석 기자] "처음 부상 검사 결과 복귀 시점이 월드컵 기간보다도 길었던 게 사실입니다."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의 기적 같은 16강을 이끈 결승골의 주인공 황희찬(26·울버햄튼)이 뒤늦게 밝힌 몸 상태다.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포르투갈과 3차전 직후다.

황희찬은 월드컵 대표팀 합류 전 소속팀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부상을 안고 월드컵을 위해 카타르에 입성한 뒤에는 대표팀에서 꾸준히 치료를 받으며 회복에 전념했다. 그러나 부상이 쉽게 낫지는 않았다. 결국 황희찬은 우루과이와 1차전, 가나와 2차전 모두 단 1분도 뛰지 못했다.

황희찬은 그야말로 이를 악물고 재활에 전념했다. 1차전은 물론 2차전에서 동료들이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투지를 벤치에서 그저 지켜만 볼 수는 없었다. 황희찬은 "1, 2차전을 못 뛰면서 팀에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컸다"면서 "특히 동료들이 열심히 뛰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많이 났다. 두 번째 경기가 끝나고는 부상 부위가 어떻게 돼도 상관이 없으니, 뭐라도 힘이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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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황희찬이 11월 29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혼이 더해진 그의 노력은 기적 같은 회복으로 이어졌다. 당장 선발로 나설 정도는 아니지만 포르투갈과의 3차전엔 교체로 나설 정도의 몸이 됐다. 그리고 1골이 절실하던 후반 21분,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가 황희찬 카드를 꺼내 들었다. 황희찬은 앞서 뛰지 못한 한이라도 풀 듯 투입 직후부터 맹렬하게 상대 수비진을 휘저었다.

전방에서 과감하고 저돌적인 돌파는 그동안 벤투호에서 가장 필요했던 부분이었다. 황희찬은 보란 듯이 상대 수비수들을 흔들었다. 결국 하이라이트는 후반 추가시간이었다. 손흥민(30·토트넘)이 폭발적인 돌파로 역습을 전개하자, 황희찬도 이에 맞춰 치고 나갔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그에게 손흥민의 패스가 전달됐고, 황희찬은 오른발 슈팅으로 역사에 남을 골을 만들어냈다. 한국은 포르투갈을 2-1로 꺾었고, 우루과이를 다득점에서 앞서 월드컵 16강에 올랐다.

황희찬은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빨리 회복해 동료들한테 도움이 되고, 많은 국민과 팬들의 응원에 감동을 드리기 위해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검사 결과 복귀 시기가 월드컵 기간보다는 길었지만, 의무팀과 동료들이 할 수 있다고 믿음을 줬다. 덕분에 예상됐던 기간보다 빠르게 회복해 돌아왔고, 결과까지 만들어내 기분이 너무 좋다"고 웃어 보였다.

황희찬의 결승골로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오른 한국은 오는 6일 오전 4시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브라질과 16강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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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포르투갈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황희찬이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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