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수부터 포수+2타점 3루타 종횡무진... 'SON 변신' 정철원 MVP 수상 [현장]

고척=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12.03 16:03 / 조회 :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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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마스크를 쓰고 와 찰칵세리머니를 펼치는 두산 정철원./사진=MBC스포츠플러스 유튜브 캡처
두산 베어스 루키 정철원(21)이 축구국가대표 '캡틴' 손흥민(30·토트넘)으로 변신했다. 맹활약을 펼친 끝에 MVP까지 수상했다.


정철원은 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 참가했다.

경기 전 만난 정철원은 세리머니를 예고했다. 바로 축구 대표팀 손흥민의 마스크를 직접 제작해 가져온 것이다. 평소에도 손흥민 팬으로서 축구를 사랑하는 청년이다.

이날 새벽 열린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3차전도 관전했다. 그러다 보니 늦은 시간 잠을 청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정철원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그는 "16강 올라가서 너무 좋다. 보고 소리 질렀다. 마지막 손흥민 선수의 결정적인 패스 진짜 그렇게 완벽하게 해내실 줄 몰랐다. 그리고 펑펑 우셨잖아요. 나도 그 자리에 있었으면 울었을 것 같다. 경기 다 보고 자서 조금 피곤하긴 하더라(웃음). 축구처럼 야구도 국제대회에서 잘하는 의미로 준비했다"고 마스크를 만든 배경을 설명했다.


나름대로 준비도 해왔다. 여동생과 함께 마스크 제작에 나섰다고. 과자 박스로 마스크 모양을 만든 후 직접 색칠까지 해왔다. 여기에 손흥민의 이름으로 마킹한 축구 유니폼까지 준비해서 오려 했으니 아쉽게도 맞는 사이즈가 없어 구하지 못했다. 정철원은 "서울에 있는 남동생이 오늘 아침부터 강남, 영등포 등 여러 군데 다녀왔는데 맞는 사이즈의 유니폼이 없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정철원은 2018년 2차 2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한 기대주였지만, 지난해까지는 1군 마운드에 한번도 오르지 못했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칙 돌아온 그는 올해 마침내 꽃을 피웠다. 1군 데뷔 시즌에 58경기 4승 3패 23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23홀드는 역대 데뷔 시즌 최다 신기록이었다.

이제는 태극마크도 꿈꾼다. WBC,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 나가 경험을 하고 싶다. 정철원은 "내가 욕심이 많은 선수는 아니지만, 나라를 위해 불러주시면 열심히 재미있게 던지고 싶다. 기대는 크게 하지는 않는다. 무엇이든 웃으면서 밝게 하는 게 내 좌우명이다. 오늘(3일)도 재미있게 즐겨 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정철원은 예고한대로 첫 타석 때 마스크를 끼고 등장했다. 찰칵 세리머니를 펼친 뒤 타석에 임했다. 5회엔 2타점 3루타를 뽑아내는 파괴력을 선보였다.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중견수로 나선 정철원은 빠른 송구로 주자를 1루에서 잡아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 때도 찰칵 세리머니로 끼를 발산했다. 그리고 경기 중반에는 포수로도 포지션을 옮겨 종횡무진했다.

이러한 맹활약 끝에 정철원은 경기 후 MVP로 선정되는 기쁨까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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