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SD에서 자리 없어져도... 노릴 팀은 얼마든지 있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12.08 18:58 / 조회 : 2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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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AFPBBNews=뉴스1
터줏대감에다 새로운 거물급 선수까지 합류했다. 그러나 김하성(27·샌디에이고)은 오히려 이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다.


MLB 네트워크 등 다수 미국 매체는 8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가 유격수 잰더 보가츠(30)와 11년 2억 8000만 달러(약 3703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네덜란드령 아루바 출신인 보가츠는 2013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밟았다. 이후 유격수로는 우수한 타격 실력을 뽐내며 통산 타율 0.292 156홈런 683타점 74도루 OPS 0.814를 기록했다. 통산 5번의 아메리칸리그 유격수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지난 2019년 초 6년 1억 2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던 보가츠는 올 시즌 종료 후 옵트아웃을 선언하며 시장에 나오게 됐고, 이전부터 꾸준히 영입설이 돌던 샌디에이고의 손을 잡게 됐다.

샌디에이고에는 이미 주전급 유격수가 2명이나 있다. 지난해 주전이었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3)는 두 차례 유격수 실버슬러거를 차지했다. 2021시즌에는 42홈런을 터트리며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샌디에이고와는 지난 2021년 초 14년 3억 4000만 달러(약 4488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타티스는 2022시즌 부상과 금지약물 복용 징계로 인해 단 한 경기도 나오지 못했다. 그 틈을 파고든 것이 바로 김하성이었다. 빅리그 첫 시즌인 지난해 타율 0.202, OPS 0.622에 그쳤던 그는 올해 150경기에서 타율 0.251 11홈런 59타점 12도루 OPS 0.708의 성적을 거뒀다. 발전한 타격에 지난해부터 인정받은 수비가 보태지면서 주전 자리를 꿰찼다.

김하성이 올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미국 현지에서는 2023년에도 그가 타티스를 밀어내고 유격수 주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야수 경험이 있는 타티스가 중견수나 우익수를 맡아 타격을 강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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잰더 보가츠. /AFPBBNews=뉴스1
그러나 메이저리그 3시즌 경험이 전부인 타티스와는 달리 보가츠는 이미 보스턴에서 9시즌 동안 유격수 자리를 지킨 선수다. 특히 2014년 3루수로 44경기에 나온 이후로는 아예 다른 수비 포지션으로 나온 기록이 없다. 미국 NBC 스포츠에 따르면 그는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포지션 변경은 생각해본 적 없다. 유격수를 뛰고 있는데 내가 왜 2루나 3루를 생각하겠나. 아무런 의미 없는 질문이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팀에서 김하성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올해 보여준 모습으로 인해 김하성에게는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김하성은 미국 진출 후 꾸준히 유틸리티 능력을 어필했다. 2021년에는 2루수와 3루수, 유격수로 모두 선발 출전한 경험이 있다. 32홈런을 터트린 3루수 매니 마차도(30)는 밀어낼 수 없더라도,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28)를 1루수로 보내고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

만약 샌디에이고에서 주전 자리를 획득하지 못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유격수 자리가 허약한 팀에서 김하성을 트레이드로 영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차에 비하면 연평균 700만 달러의 몸값은 적은 편은 아니지만, 뛰어난 수비능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군침을 흘릴 팀이 나올 전망이다.

한편 김하성은 이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엘리에나호텔 임페리얼 홀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올해 좋은 시즌을 보냈고, 나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았지만 이겨냈다. 또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 잘 준비하겠다. 내년에 더 좋은 결과 나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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