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도 높이 평가" 16세 수영 천재 노민규, 올림픽을 꿈꾼다 [신년기획]

올림픽공원=이원희 기자 / 입력 : 2023.01.01 14:10 / 조회 : 37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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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기대주 노민규가 서울 올림픽공원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원희 기자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제2의 OOO'을 꿈꾸는 스포츠 유망주들도 언젠가 정상에 서는 그날을 그리며 각오를 새롭게 하는 때다. 스타뉴스는 새해를 맞아 종목별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미래 스타 6명을 차례로 소개한다. /스포츠국

① "박태환도 높이 평가" 16세 수영 천재 노민규, 올림픽을 꿈꾼다

16세 수영 기대주 노민규(오륜중)는 슈퍼스타 박태환(34·은퇴), 황선우(20·강원도청)의 뒤를 이을 차기 에이스로 꼽힌다. 지난 해 8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주니어수영선수권대회에도 출전했다.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만 14∼18세 유망주들이 기량을 겨루는 무대다. 노민규는 단체를 포함해 9개 종목에 출전했고, 이 중 개인혼영 200m 결승에서 2분02초89를 기록하고 5위에 올랐다. 아쉽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무대였다. 결승에 나선 8명 중 유일한 2007년생이었던 노민규는 2004~2005년생 선수들과 경쟁에서 실력을 뽐냈다.


대한민국 수영계에 반가운 소식이다. 박태환과 황선우의 다음 주자로 남자 수영 최고 스타의 바통을 이어갈 기대주를 찾았다는 점에서 노민규의 등장은 눈길을 끈다. 최근 서울 올림픽공원 근처에 위치한 카페에서 노민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 노력파 선수, 새벽 4시 30분 기상!

노민규는 초등학생 시절 국내 영재 어린이를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할 만큼 주목받았다. 노민규의 가장 큰 성장 원동력은 '노력'에 있었다. 추운 겨울에도 오전 훈련을 위해 새벽 4시 30분~5시쯤에 일어난다. 1시간 30분 정도 훈련을 소화한 뒤에야 학교 수업에 들어가고, 오후 훈련이 끝나면 개인 훈련도 착실히 수행할 만큼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기본 훈련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남들하고 똑같이 해서는 제가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해요. 부상 방지를 위해 밴드를 당기며 몸을 푸는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레전드 박태환의 영상을 보며 열심히 공부하기도 한다. 노민규는 "박태환 선배님의 다큐멘터리 영상을 많이 챙겨봤다. 매일 봤던 것을 또 보기도 했다. 지금도 물에 들어가는 것이 힘들거나 싫증이 날 때면 박태환 선배님의 다큐멘터리가 보고 싶고, 보면서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세계주니어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루마니아의 수영 천재 다비드 포포비치(19)를 세밀히 관찰했다. 비슷한 나이대의 세계적인 선수들을 지켜보며 배울 점을 찾았다.

노민규는 "그 때 포포비치를 처음 봤다. 하루 종일 포포비치만 보고 있었다. 선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수영을 즐기며 집중하는 것 같더라. 포포비치를 보며 성장하려고 했다. 제 또래의 잘하는 선수들이 많았고, 그 선수들을 보면서 동기부여가 됐다. 수영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고 깊이 생각하게 됐다"며 "외국선수들은 저와 많이 다르다고 느꼈다. 유연성 등 지상 운동을 많이 하던데 저에게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느꼈다. 예를 들어 수영은 큰 근육뿐 아니라 잔근육도 많이 써야 한다. 밴드 운동을 하면 잔근육을 많이 쓰게 된다는 것을 당시 대회를 다녀와서 알게 됐다. 한 단계 성장하는 방법을 얻은 것 같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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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기대주 노민규가 지난 해 8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주니어수영선수권대회에서 입장하고 있다. /사진=대한수영연맹
◇ 폭풍성장, 한 해 동안 3㎝ 자라 186㎝

지난 해 1월 선수등록 때 노민규의 신장은 183cm였다. 하지만 노민규가 밝힌 현재 신장은 186cm. 1년도 되지 않아 3cm가 더 컸다. 그야말로 폭풍성장이다. 키가 클수록 수영을 하는 데 유리한 점이 많다. 팔과 허리 길이가 길수록 물을 잘 타고 중심이 잘 잡힌다. 뛰어난 신체 조건이 노민규의 실력 성장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하지만 체격이 커지면서 그만큼 에너지 소모도 엄청나다. 이런저런 음식을 많이 먹으며 체력을 보충하고 있다.

"살이 안찌는 체질이지만 먹는 대로 많이 먹습니다. 대회 전에만 조금씩 먹어요. 특히 초밥을 엄청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 진짜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거든요. 대회에 나가면 꼭 초밥을 먹어요. 요즘은 파스타도 좋아합니다. 간식으로는 젤리는 좋아하는데, 대회가 끝나면 꼭 젤리를 먹습니다."

노민규는 어린 시절부터 물을 좋아했다. 부모의 도움까지 더해져 자연스레 수영을 시작했다. 그는 "어렸을 때 하루 종일 욕조에 들어가 있기도 했고, 바다에 들어가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있었다. 어머니께서 취미로 수영을 배우셨는데, 마침 제게도 권유하셔서 수영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 수영을 배울 때부터 물에 들어가서 논다는 생각에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떠올렸다.

영화 '마블 시리즈'를 좋아하는 중학생이지만, 어린 나이답지 않게 '겸손'은 그에게 빼놓을 수 없는 단어다. 이 역시 부모의 영향이 컸다. 노민규는 "아버지와 코치님께서 '겸손하라'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 제가 이전부터 기록이 잘 나왔고 TV 프로그램도 출연하면서 주위의 관심이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겸손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제 자신에게 자신감이 있으면서 다른 선수를 항상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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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기대주 노민규가 서울 올림픽공원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원희 기자
◇ 박태환·황선우의 뒤를 이을 기대주

노민규를 가르치고 있는 김용식(35) 코치는 어린 선수답지 않게 실력과 노력을 겸비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제가 선수·코치 생활을 하면서 잘하는 선수를 많이 봐왔지만, (노)민규의 경우 무엇보다 노력이라는 재능을 갖고 태어난 것 같습니다. 노력의 강도, 도전하려는 의지가 남달라요. 기록도 잘 나오고 있어 저 스스로도 (노)민규에 대한 기대치가 높습니다. 개인적으로 박태환, 황선우의 뒤를 이을 기대주로 생각하고 있어요. 저도 (노)민규의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김 코치의 친한 후배이자 '레전드' 박태환도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다. 김 코치는 "(박)태환이와 만날 때면 민규에 대해 얘기도 하고, 민규가 잘 성장할 수 있게 태환이가 조언도 건넨다. 둘의 영상통화를 연결해줄 때도 있다. 태환이도 민규를 높이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노민규도 오래 전부터 박태환, 황선우를 바라보며 더욱 큰 목표를 그려 나가고 있다. 이들과 추억도 있다. 노민규가 박태환을 처음 직접 만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그는 "전지훈련을 갔을 때였다. 박태환 선배님을 보며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며 "황선우 형은 제가 초등학교 6학년일 때 처음 봤다. 지난 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만났는데 황선우 형이 경기 전 '잘하라'고 격려해줬다. 알고 있던 형이 도쿄올림픽에서 잘해 엄청 신기했다. '나도 할 수 있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고마워했다.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노민규는 새해 목표에 대해 "꼭 국가대표를 해보고 싶다"며 "황선우 형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수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 후배들에게도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나중에 저도 좋은 선수로 성장하며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며 "많은 분들이 수영을 좋아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 할 수 있다면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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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기대주 노민규가 지난 해 8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주니어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사진=대한수영연맹


◇ 노민규 프로필

- 생년월일 : 2007년 9월 17일

- 체격 : 186㎝, 76㎏

- 취미 : 산책

- 롤모델 : 손흥민(스포츠에 대한 열정에 반했다)

- 좋아하는 음식 : 초밥, 파스타

- 주요 경력

2022년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주니어수영선수권대회 개인혼영 200m 5위

2022년 제51회 전국소년체육대회 4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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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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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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