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는 '4년 더' 원했다... 직접 밝힌 한국축구 떠난 이유

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12.25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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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축구를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으로 이끈 뒤 떠난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전 대표팀 감독이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한국을 더 이끌기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계약 기간에 대한 이견 탓에 결국 한국축구와 동행에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 벤투 감독이 직접 밝힌 한국축구와 결별 배경이다.

벤투 감독은 24일(한국시간) 자국 언론인 포르투갈 헤코르드와 인터뷰에서 "대한축구협회와 지난 4월 재계약과 관련해 처음 대화를 나눴고, 당시 협회 측이 우리와 동행을 원했다"며 "다만 9월에 열린 협상에선 계약 기간을 두고 협회와 이견이 있었고 결국 그때 마음을 굳혔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재계약 협상 당시 축구협회는 2024년 1월 예정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과에 따라 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이른바 '1+3년'을 벤투 감독 측에 제시한 반면, 벤투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까지 오롯이 '4년'을 보장해주기를 바란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의 제안에 만족하지 못한 벤투 감독은 결국 월드컵 성적과 무관하게 한국축구와 결별을 결심한 것이다.

다만 협회 입장에서도 카타르 월드컵이 열리기 전 벤투 감독에게 4년 계약을 추가로 제안하기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당시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평가전에서의 경기력이나 이강인(21·마요르카)의 2경기 연속 결장 논란 등 벤투 감독을 둘러싼 여론이 썩 좋지 않았던 시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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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오른쪽) 전 감독과 코치진. /사진=대한축구협회
결국 4년이라는 시간을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자 벤투 감독은 9월에 이미 한국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는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한 번 더 재계약과 관련된 협상이 있었지만, 한국을 떠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브라질과의 16강전을 마친 뒤에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선수들에게 직접 자신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밝혔다.


그래도 벤투 감독은 지난 4년 4개월의 여정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인들은 엄청난 존중과 애정을 보여줬고, 개인적으로도 영향을 크게 받았다"며 "팬들의 이같은 성원에 사실 떠나는 게 어려웠다. 떠나는 날에도 많은 팬들이 공항에서 작별 인사를 해줬다. 내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장면"이라고 돌아봤다.

지난 2018년 8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팀을 이끌었다. 아시안컵 8강 탈락, 한일전 2경기 연속 0-3 완패 등 결과뿐 아니라 전술이나 선수 기용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재임 기간 내내 적지 않았지만, 뚝심 있게 월드컵을 준비해 결국 월드컵 16강 진출의 성과를 냈다.

특히 결과뿐 아니라 우루과이나 포르투갈 등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로도 물러서지 않고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여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체계적인 훈련 등 벤투 감독과 코치진을 향한 선수들의 믿음이 4년 넘게 굳건하게 유지됐던 것도 벤투호의 눈에 띈 특징이었다.

12년 만이자 역대 세 번째 16강 진출을 이끈 벤투 감독은 여러 모로 한국축구 역사에 이름을 새긴 채 한국축구와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차기 행선지를 두고 여러 추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벤투 감독은 당분간 휴식을 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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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13일 국내 팬들의 배웅 속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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