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피겨 최연소 메달' 김유재 "연아 언니가 제 이름만 알아줘도..." [신년기획]

과천=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1.0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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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재가 과천실내빙상장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제2의 OOO'을 꿈꾸는 스포츠 유망주들도 언젠가 정상에 서는 그날을 그리며 각오를 새롭게 하는 때다. 스타뉴스는 새해를 맞아 종목별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미래 스타 6명을 차례로 소개한다. /스포츠국


① "박태환도 높이 평가" 16세 수영 천재 노민규, 올림픽을 꿈꾼다

② '15세에 188㎝' 여자배구 이지윤, 대형 센터로 쑥쑥 큰다

③ '중2 때 전국대회 MVP' 임연서, 女농구 특급 가드 기대주


④ '韓 피겨 최연소 메달' 김유재 "연아 언니가 제 이름만 알아줘도..."

"(김)유재, (김)유성이 둘 다 정말 성실하다. 정말 열심히 쉬지 않고 꾸준히 한다. 훈련도 빠지는 법이 없다. 진짜 아파서 빠지고 하는 것 자체가 손에 꼽힌다. 그렇게 불평 한 번 안 하고 열심히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올라온 것 같다."

3년 7개월째 김유재(14·평촌중)를 지도 중인 최형경(43) 코치의 말이다.

평균적으로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하는 나이는 6~7세. 김유재는 피겨스케이팅을 접한 것 자체가 초등학교 2학년(8세)이고 본격적인 선수로 나선 것은 4학년(10세)으로 많이 늦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 만인 2022년 8월, 프랑스 쿠르슈벨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1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수확하며 만 13세 76일로 한국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최연소 메달리스트가 됐다. 또한 이 대회에서 트리플 악셀 점프를 보여줘 많은 주목을 받았다.

곽민정(29), 유영(19), 임은수(20) 등 한국 피겨스케이팅을 대표하는 선수들을 지도해온 최 코치는 "김유재는 회전력이 좋다. 순발력과 탄력도 좋고 점프력도 나쁘지 않아 트리플악셀도 금방 해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말 과천실내빙상장에서 김유재를 만났다.

◇ 오전 4시~다음날 새벽 2시 '강행군'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한 계기는 건강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특강으로 처음 찾은 빙상장은 무섭기보단 매력적이었다. 3학년 때 취미반을 다니면서 1년 내내 선수반으로 보내달라고 졸랐다. 그렇게 시작한 선수로서의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의 훈련 강도는 상상 이상이다. 스케이팅 훈련은 물론이고 기초 체력을 다지는 지상 훈련을 한다. 필요에 따라 유연성과 연기력을 위한 리듬체조, 발레, 수업을 받는 등 훈련의 종류도 다양하다.

여건도 좋지 않다. 훈련할 수 있는 빙상경기장(과천, 목동, 잠실)이 한정적인 탓에 장소를 옮겨 다니며 1시간~1시간 30분씩 끊어서 하루 최소 2~3회를 한다. 빙상경기장까지 거리가 있다 보니 이동하는 데만 하루 평균 4~5시간이 걸린다.

김유재 역시 일주일에 나흘은 아침 6시에 일어나 보통 자정에 모든 스케줄이 끝난다. 가장 바쁜 날엔 새벽 4시에 일어나 다음 날 새벽 1시에 훈련을 마치고 새벽 2시쯤 집에 들어와 잠이 든다. 그렇다 보니 차로 이동하는 시간에는 자기 바쁘다. 이런 스케줄을 일년 내내 지속한다. 하지만 지친 내색이 없다. 김유재는 "아침에 일어날 때 피곤하지만, 빙상장에 와 점프를 뛰다 보면 재미있어서 괜찮다. 특히 랜딩에 성공했을 때 행복감이 너무 좋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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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재(왼쪽)와 쌍둥이 동생 김유성./사진=김동윤 기자
◇ 쌍둥이 여동생 김유성은 최고의 친구

1년 내내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니 학교생활도 매일 1, 2교시를 듣는 것이 고작이다. 그래서 또래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별로 없다. 하지만 외롭지는 않다. 6분 늦게 태어난 쌍둥이 동생 김유성 덕분이다. 함께 최형경 코치 밑에서 지도를 받고 있는 김유성도 연습 때 트리플 악셀을 뛸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유망주다. 김유재는 "(김)유성이와 함께하면 힘든 것도 사라지고 뭐든 재미있다. 취미도 유성이와 보드게임을 하는 것이다. 주로 루미큐브를 하고 다빈치코드도 즐겨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우애는 주위에서도 인정할 정도로 남다르다. 최 코치는 "두 사람의 사이가 정말 좋다. 한 명이 국제대회에 나가면 영상통화도 하고, 서로 운동 파트너처럼 피드백도 주고받는다"고 칭찬했다. 그러자 김유재는 "집에서는 싸우기도 해요"라며 배시시 웃었다.

◇ 롤모델은 김연아 언니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김유재의 사랑은 진심이다. 노래도 대회에 쓰일 수 있는 팝송을 듣는다. 브루노 마스(미국)나 아버지 따라 즐겨 듣게 된 밴드 퀸(영국)의 노래 등이다. 쉬는 날엔 연예인보단 김연아(33)나 키히라 리카(21·일본)의 경기 영상을 보기 바쁘다. 지난해 프랑스를 다녀와서는 다른 외국 선수들의 영상까지 찾아보고 있다.

김유재는 "롤모델이 (김)연아 언니다. 감정 연기를 본받고 싶어 자주 챙겨본다. 연아 언니가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했던 007 영상을 제일 좋아한다"면서 "아직 만난 적은 없지만, 만나게 되더라도 내겐 정말 슈퍼스타 같은 존재라 아무 말도 못 할 것 같다. 그래도 언젠가는 연아 언니가 김유재라는 선수가 있다는 것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팬심을 고백했다.

책상에는 몇 번이고 읽은 김연아의 자서전이 아직 있다. 김유재는 "연아 언니가 자신을 '단순하고 쿨한 O형에 안 먹는 것 빼고 다 잘 먹는, 꿈 많고 소탈한 피겨스케이터'라고 소개한 문장이 생각난다. 나랑 다 똑같다고 생각해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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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재./사진=김유재 본인 제공
◇ 올해 목표는 실전에서 트리플 악셀 성공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채워나갈 부분도 많다. 최형경 코치는 "안무도 열심이고 표정도 좋다. 다만 스케이팅 기술은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올해부터는 러시아 선수들이 다시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좀더 파워풀한 점프나 기술을 시도하면서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재는 최근 두 대회(2022년 회장배 랭킹대회, 도 대표 선발전)에서 트리플 악셀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롤모델의 말을 떠올린다. 김유재는 "(김)연아 언니가 자서전에서 '중요한 것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가 아니라,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느냐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한 번 더 도전해보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한 말은 늘 위로가 됐다. 이 점을 늘 되새기면서 실패가 계속되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선수가 되려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밝고 건강한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한 꿈나무의 2023년 목표는 트리플 악셀 점프를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다. 김유재는 "올해는 실전에서 트리플악셀 점프를 성공하는 것이 목표다. 사실 연습 때는 잘했는데, 시합에서 한 번도 랜딩한 적이 없다. 꼭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 실수가 나왔다. 이제는 마음을 비우고 '연습 때만큼만 하자'는 주문을 걸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주고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싶다"고 목표를 전했다.

◇ 김유재 프로필

- 생년월일 : 2009년 6월 12일

- 키 : 145㎝

- 취미 : 보드게임, 노래 감상

- 롤모델 : 김연아

- 좋아하는 가수 : 브루노 마스, 퀸

- 주요 경력

2022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 대회 주니어 부문 2위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그랑프리 프랑스 동메달

2022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 주니어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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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원희 기자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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