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슈퍼 백업' 둘과 바꾼 유망주 이탈... 트레이드로 남은 게 없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01.21 13:26 / 조회 : 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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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시절의 오윤석-김준태(왼쪽부터).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유망주 투수를 얻기 위해 '슈퍼 백업'을 둘이나 내줬다. 그러나 지금 롯데 자이언츠에 남은 건 아무것도 없다.

롯데는 21일 FA로 영입한 투수 한현희(30)의 보상선수로 사이드암 이강준(22)을 키움 히어로즈에 내줬다. 이강준은 오는 5월 8일 상무 야구단 입대 예정인 상황에서 키움의 선택을 받았다.

설악중-설악고를 졸업하고 2020년 KT 위즈에 입단한 이강준은 시속 150km를 넘는, 사이드암치고는 빠른 구속을 가지고 있다. 또한 투심 패스트볼의 움직임도 커서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한다.

이에 KT에서는 같은 잠수함 투수인 이강철(57) 감독이 직접 조련에 나설 정도로 기대를 받았다. 2020년 당시 이 감독은 "구속이 많이 늘었다. 떨어지는 공을 하나 추가하면 좋겠다"는 평을 내놓았다.

비록 1군에서 성과를 내진 못했지만 가능성을 보여줬던 이강준을 향해 롯데가 군침을 흘렸다. 결국 2021년 7월 말 롯데는 포수 김준태(29), 내야수 오윤석(31)을 내주고 이강준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KT에 내준 두 선수는 전년도만 해도 많은 기회를 얻으며 주전급으로 도약한 선수였다. 김준태는 2020년 128경기에 출전, 타율 0.225 5홈런 43타점 OPS 0.671을 기록했다. 나균안(25)의 부상과 투수 전향 속에 지시완(29)과의 주전 경쟁을 이겨냈다.

오윤석 역시 2020시즌 63경기에서 타율 0.298 4홈런 32타점 OPS 0.811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10월 4일 사직 한화전에서는 역대 27호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2021년에는 기회가 줄어들었다. 김준태는 안중열(28·현 NC)이 상무 야구단에서 전역하며 출전 시간이 줄어들 위기였고, 오윤석 역시 팀이 안치홍(33)과 2년 연장계약을 맺으며 기회가 축소됐다. 결국 정규시즌 우승에 도전하던 KT가 뎁스 강화를 위해 이강준을 내주고 둘을 데려왔다.

이적 후 오윤석은 슬럼프에 빠졌던 주전 2루수 박경수(39)를 뒷받침했고, 김준태도 장성우(33)의 백업 역할을 수행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 둘은 나란히 커리어 첫 우승반지를 얻게 됐다.

반면 이강준은 확실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13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1홀드 평균자책점 10.24에 그쳤다. 9⅔이닝 동안 무려 20개의 볼넷을 내주며 제구 난조에 시달렸다. 결국 FA 보상선수 보호명단 20인에 들지 못하고 키움으로 떠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2021년 7월의 트레이드는 롯데에 있어서 남는 게 하나도 없는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 비록 해당 포지션에는 유강남(포수)과 안치홍(2루수)이라는 주전이 있지만, 김준태와 오윤석은 백업으로는 괜찮은 선수였다는 점에서 뎁스를 약화시킬 수도 있었다.

한편 이강준을 보상선수로 선택한 키움 고형욱 단장은 스타뉴스에 "우리가 추려놓은 명단 중 최상위에 있던 선수였다"며 "이강준이 빠진 것을 보고 보호선수 명단을 받고 한 시간도 안 돼서 롯데에 다시 건네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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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준.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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