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안 늙었어요"..'정이' 김현주의 새로운 얼굴 [★FULL인터뷰]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3.01.29 13:00 / 조회 :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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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 사진=넷플릭스
배우 김현주가 A.I. 전투 용병으로 파격 변신했다. '정이'를 통해 도전 정신을 깨운 그는 처음 접하는 세계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넷플릭스 영화 '정이'(감독 연상호)의 배우 김현주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이'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 공개 3일 만에 1,93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 한국을 비롯해 미국, 독일, 스페인, 대만, 싱가포르 등 총 80개 국가/지역의 TOP 10 리스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김현주는 연합군 측 최정예 리더 출신이자 뇌복제 실험의 대상이 되는 '정이' 역을 맡아 평범한 인간일 때와 뇌복제를 통해 A.I.로 재탄생했을 때의 '정이'의 세세한 차이까지 디테일하게 표현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에 이어 '정이'로 연상호 감독과 호흡을 맞춘 김현주는 "제게 제안을 주셨을 때 너무 재밌었다. 왜 연상호 감독님은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캐릭터를 나한테 덧씌우려고 하는지 의도가 궁금하고, 나도 모르는 나의 모습을 본 건가 싶었다"며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는 너무 흥분됐다. 하기로 하고 집중적으로 파고들 때는 걱정되는 것들도 있었지만 흥미롭고 신기했다. 성공, 실패 여부를 떠나서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재밌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장르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다양한 변화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는데 마음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라 누군가 선택을 해줘야 하지 않나. 근데 연상호 감독이 저의 도전 정신을 깨웠다. 또 연상호 감독의 실험 정신, 끊임없이 도전하려는 부분이 저에게는 큰 자극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연상호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낸 김현주는 "생소한 작품이고, 제가 여태까지 해보지 않았던 장르이기 때문에 걱정이 됐다. 특히 로봇 연기와 용병, 저에게서 이런 이미지를 떠올리는 분들은 없을 거다. 그래서 걱정이 되긴 했지만, 넷플릭스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저에 대한 선입견이 없어서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염려되는 부분은 의지하고, 맞춰가면서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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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 사진=넷플릭스
특히 '정이'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故) 강수연의 유작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이날 김현주는 강수연과 호흡을 맞춘 소감에 대해 "저에게는 상상 속, 전설 속의 인물이었다. 말로만 듣던 한국 영화계에 대들보 같은 인물이고, 마주 보고 연기를 할 거라는 생각은 꿈에서도 해볼 일이 없었다. 그래서 좀 겁이 났다"며 "그런데 처음 만났을 때부터 선배님은 이미 저를 편하게 대해주셨고, 저희를 너무 좋아하고 예뻐해 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저도 연차가 되다 보니까 작품 할 때 후배들을 많이 만나고, 실제로는 어른스럽지 않은데 어른인 척해야 하는 상황이 있는데 오랜만에 선배님과 같이하면서 의지하며 기댈 수 있고, 귀여움을 떨 수 있는 게 너무 좋았다"며 "선배님이 그런 상황을 만들어 주셨고, 류경수 배우도 저보다 선배님과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데 스스럼없이 대했다. 선배님보다는 동료 배우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현주는 "'선배님이 계셨다면'이라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한다. 오픈됐을 때도 선배님이 계셨다면 같이 만나서 보면서 떨림, 기대감, 설렘을 함께했을 것 같다. 류경수 배우와도 얘기했는데 선배님이 영화를 보시고 우리를 계속 칭찬해줬을 것 같다"고 그리운 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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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 사진=넷플릭스
김현주는 '정이'에 대해 "객관성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이 저에게 강수연, 연상호, 류경수라는 사람을 남겼다. 제가 도전을 했다는 점도 좋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봤을 때 '정이'는 계속 제 마음속에 남을 작품일 것 같다. 작품에 대해서는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객관성을 잃었다. 완벽한 작품은 없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정이'는 그런 걸 다 떠나서 더 많은 사람이 보고, 더 많은 사람이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정이'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것도 안다"면서 "말 그대로 한국형 SF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예고편을 보고 액션신이 난무하는 영화라고 기대하셨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다소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적인 감성과 SF를 잘 섞은 영화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정이'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 김현주다. 그는 "제가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체감하고 있다. 매체가 다양해지지 않았다면, 저는 '지옥'이나 '정이' 같은 작품을 할 수 없었을 거다. 기존에 해왔던 것들이나 대중이 알고 있는 이미지 그대로만 연기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변화가 저한테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고, 다른 배우들에게도 다양한 장르를 수용할 수 있는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뭐든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 더 발전할 수 있는 것 같다.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려면 '정이'처럼 새로운 시도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997년 데뷔해 올해 데뷔 26년 차를 맞은 김현주는 "배우로서는 해보지 않은 것들이 있으니까 해볼 기회가 생기고, 그걸 잘 해내고 싶다. 사람 김현주로서는 지금도 매 순간 즐기고 감사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만 가주면 좋을 것 같다"며 "과거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 저는 지금도 늙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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