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FA 안했다면... 이명기-권희동, 캠프도 못 가는 쓸쓸한 겨울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02.02 09:05 / 조회 : 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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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기(왼쪽)와 권희동.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팀은 이미 스프링캠프지로 떠났지만, FA(프리에이전트) 두 선수는 소속팀 없이 2월을 맞이하게 됐다. 베테랑 외야수 이명기(36)와 권희동(33)이 여전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NC는 1일 현재까지 내부 FA 이명기-권희동과 계약하지 않고 있다. 같은 미아 신세인 투수 정찬헌(33)은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가 사인 앤드 트레이드 의사를 밝힌 것과는 달리 이렇다 할 소식도 없다.

NC는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올해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으로 이동했다. 이번 전지훈련은 11명의 코칭스태프와 43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캠프 출발을 전후해 NC는 팀의 과제도 하나씩 처리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선수단 연봉 계약을 완료했고, 31일에는 비어있던 외국인 투수 한 자리도 테일러 와이드너(29)를 데려오며 구성을 마쳤다.

FA 자격을 얻고도 신청하지 않았던 투수 심창민(30)과 내야수 박석민(38)은 큰 폭의 연봉 하락을 맞이했다. 심창민은 2억 8000만 원에서 46% 삭감된 1억 5000만 원을, 박석민은 7억 원에서 무려 93%나 깎인 5000만 원을 받게 된다. 지난 시즌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두 선수는 그나마 올해도 NC 유니폼을 입을 수 있지만, FA를 신청했던 이명기와 권희동은 현재까지도 구단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 나온 지 두 달이 넘도록 조용하기만 하다. 야구계에서는 차라리 FA로 나오지 않았다면 재계약을 맺었을 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들은 충분히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명기는 통산 타율 0.307을 기록할 정도로 정교한 타격을 보여줬고, 지난해에도 전반기 부진 이후 후반기에는 타율 0.294로 살아났다. 권희동 역시 2017년 19홈런, 2020년 12홈런을 터트리는 등 일발장타력을 가졌고, 통산 타율(0.259)보다 출루율(0.353)이 0.1 가까이 차이 날 정도로 좋은 선구안도 보유했다.

하지만 약점 역시 확실하다. 이명기는 36세의 나이가 걸림돌이다. 권희동은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는 B등급이어서 타 팀에서 쉽사리 영입을 결정하기 어렵다. 또한 2021년 원정숙소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논란을 일으킨 전적도 있다.

여기에 NC는 FA 시장이 열린 후부터 이들에게 제대로 된 오퍼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미 NC는 박건우(33)와 손아섭(35), 국가대표 외야수 듀오를 보유한 상태다. 또한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28)과 퓨처스FA 한석현(29)을 영입했고, 내부 자원인 김성욱(30)과 오장한(21)까지 버티고 있다. 구단 관계자 역시 "현재로서는 기존의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된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NC의 스프링캠프행 비행기는 떠났다. 이제 두 선수는 다른 행선지를 찾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2월을 보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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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기(왼쪽)와 권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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