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이후 조바심"..'카지노' 강윤성 감독의 도전 [★FULL인터뷰]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3.02.04 14:00 / 조회 :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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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범죄도시'를 통해 늦깎이 신예로 데뷔한 강윤성 감독이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첫 작품의 '성공' 이후 조바심이 남아있었다는 강윤성 감독은 오랜 기간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카지노'를 공개했다. 그는 여전히 달리고 있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과 스타뉴스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카지노'는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최민식 분)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의 벼랑 끝 목숨 건 최후의 베팅을 시작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 강윤성 감독은 '카지노'를 통해 첫 시리즈물 연출에 도전했다.

이날 강윤성 감독은 "영화가 더 떨릴 줄 알았는데 시리즈물 공개를 앞두니까 정말 살이 떨리더라. '카지노'는 주목을 많이 받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긴장이 됐다. 사실 입봉작인 '범죄도시' 개봉 날보다 떨렸다"며 "오픈하는 날 배우들과 같이 봤는데 그게 마음이 편하더라"라고 말했다.

강윤성 감독은 지난 2017년 '범죄도시'로 입봉했다. 당시 그의 나이가 47세였다. 강 감독은 "사실 어렵게 데뷔했고, 운 좋게도 첫 작품이 잘 됐기 때문에 다음 작품에 대한 조바심이 있었다. 작품하다가 엎어지면 정신 없이 글을 쓰며 계속해서 달렸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시기가 맞물리면서 사람들을 만날 일도 없고 글만 썼다"고 털어놨다.

강윤성 감독은 지인을 통해 카지노 정킷방을 운영하는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됐다. 이는 곧 '카지노'의 시작점이었다. 그는 "카지노 정킷방의 세계가 재밌었고, 많은 취재를 했다. 여기에서 많은 사건이 연루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코리안데스크로 파견 나갔던 경찰을 만나서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 파견 나갔을 때 심경이나 사건 해결 과정을 취재했고, 이는 오승훈(손석구 분) 캐릭터의 모티브가 됐다. 이런 얘기들이 섞이면서 픽션을 가미해 '카지노'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정킷방 운영하시는 분을 만나지 않았으면 이 드라마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분이 차무식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최민식 선배님이 차무식 캐릭터를 별도로 만드셨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분과는 색깔이 다른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이 드라마에서 선과 악을 이야기하려고 하지 않았고, 차무식은 누군가에게는 선인, 누군가에게는 악인이 될 수 있다. 그 경계선에 있는 이 인물의 삶이 좋았고, 그래서 이 인물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그렸다. 카지노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 해프닝을 다루면 이야기의 감동이 없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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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강윤성 감독은 당초 최민식과 함께 준비하던 영화가 중단된 후 '카지노' 대본을 건넸고, 최민식의 25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 성사됐다. 이날 강윤성 감독은 "차무식은 선과 악을 오가고, 매 순간 전력투구하면서 살아가는 캐릭터다. 최민식 선배는 단연 한국 최고의 배우고, 이 역할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배님이 긴 호흡에 대한 어려움보다는 영어 대사에 아주 예민하셨던 것 같다. 영어 대사가 많았고, 준비를 많이 해야 했다. 시즌 2에서는 더 많이 쓴다"며 "베테랑이라고 느꼈던 점은 하루에 14신을 촬영할 때도 있었는데 대사 분량만 15~20페이지 정도였다. 그걸 다 외워 오셔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촬영을 지친 기색 없이 촬영을 끝내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시다. 촬영장에 한 시간 정도 일찍 오시고, 전날에는 저와 만나든 통화를 하든 촬영에 대해 논의를 하신다. 그만큼 많은 노력을 쏟아부으시는데 '카지노'는 특히나 차무식의 분량이 너무나 많다. 지치지 않고 촬영을 하신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느낄 정도다. 이번 작품을 통해 더욱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석구에 대해서는 '신의 한 수'라고 말한 강윤성 감독이다. 그는 "연기를 잘하고, 또 영어도 잘하는 배우로 추천받았다. 만났더니 영어를 잘하시고, 또 아이디어가 너무 좋더라. 사실 당시에는 손석구 배우의 이전 작품을 많이 보지 못한 상태였는데 사실적인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장점이 오승훈 형사 역할과 딱 맞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손석구 배우의 출연이 결정되고 난 다음에는 오승훈 캐릭터를 잡아야 하는데 처음에는 차무식(최민식 분)이라는 강력한 존재가 있으니까 이에 맞서는 강력한 형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근데 손석구 배우와 얘기하다 보니까 평범한 회사원 같은 사람이 차무식을 만나고 변해가는 과정을 그리는 게 훨씬 드라마틱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강윤성 감독은 "손석구 배우는 본인 캐릭터에 대한 좋은 제안을 많이 해줬다. 실제 대사도 써오고, 제작진이 만들어놓은 영어 대사를 입맛에 맞게 수정하기도 했다. 제 입장에서는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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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시즌 2에서 눈여겨볼 배우로는 이동휘와 홍기준을 꼽았다. 그는 "시즌 2에서 눈 여겨 볼 인물이 정팔(이동휘 분)과 상구(홍기준 분)이다. 두 캐릭터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개인적으로는 두 배우한테는 인생 캐릭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카지노'에는 이름이 있는 등장인물만 무려 170명이 넘는다. 이에 고충을 겪기도 했다는 강윤성 감독은 "매화 10명 이상의 인물이 나오는데 그러다 보니까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이름을 까먹더라. 누구였고, 언제 나왔는지 헷갈려서 등장인물표를 만들고 몇 화에 출연하는지 적어놓고 작업하게 됐다"며 "긴 호흡의 이야기를 만들다 보니까 이런 고충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캐릭터가 너무 많아서 촬영 현장에서 처음 본 경우도 있었다. 이번에는 오디션을 못 봤다. 배우들과 사전에 만나서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많은 걸 준비하는데 그럴 시간이 없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모든 배우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준비해오셨더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고충을 느낀 지점은 강윤성 감독에게 새로운 배움이 됐다. 그는 "드라마를 배운다는 느낌으로 초심자의 마음으로 작업했다. 하루 찍는데도 분량이 너무 많더라. 영화는 많아야 3~4신인데 보통 7~8신이니까 큰 차이가 있었다. 연출부 제작진이 드라마 경험이 많아서 짜주는 스케줄에 맞춰서 늦지 않게 작업하고자 했다. 또 시리즈물을 찍을 가능성도 있지만, 제가 대본을 쓰면 최소 3년은 걸리기 때문에 그냥 연출만 하게 될 것 같다"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공개를 앞둔 '카지노' 시즌 2에 대해 "시즌 1이 인물을 설명하고, 카지노의 생리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면 시즌 2는 사건 위주로 달린다. 더 이상의 인물 설명은 없고, 이야기가 긴박하게 돌아갈 것"이라며 "여러 사건이 맞물려서 진행된다. 속도감 있게 전개하려고 했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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