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국, 장벽을 깨는 사람 [★FULL인터뷰]

2022 AAA 베스트 아티스트상 수상자 서인국 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3.03.2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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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7 배우 서인국 AAA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이자 가수, 가수이자 배우 서인국은 장벽을 깨는 사람이다. 케이블 방송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데뷔한 서인국은 케이블 채널을 넘어서 지상파로 진출했고, 가수를 넘어 드라마 주연배우가 됐다. 스스로도 걱정할 만큼, 배우로서 드라마 주연을 맡으며 고민도 많았지만 서인국은 해냈고, 안방극장 스크린 무대를 누비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여전히 하고 싶은 것이 많다는 서인국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2009년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오디션 프로그램 Mnet '슈퍼스타K'의 우승자. 서인국은 그렇게 가수로 데뷔했다. 훈훈한 외모로 데뷔 초부터 주목 받던 서인국은 가수로서 뿐 아니라 배우로서도 능력을 인정 받았고, 데뷔 14년차인 지금은 노래 잘하는 가수이자 연기도 잘하는 주연 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나고야에서 진행 된 '2022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인 재팬 (2022 Asia Artist Awards IN JAPAN, 이하 2022 AAA)'에서는 베스트 아티스트상을 수상했고 다음날 열린 '2022 AAA' 갈라쇼에는 헤드라이너로 서서 무대를 이끌었다. 서인국을 만나 2019년 데뷔 때부터, 지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서인국의 모습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랑비'의 조연으로 연기 데뷔를 했고 첫 주연을 맡은 '응답하라 1997' 주연을 맡으며 배우로 사랑 받고 있다. 고등학생 부터 왕 역까지 다양한 역할을 연기했는데 선호하는 장르가 있나.

▶그때 그때 타이밍에 맞게 다양하게 작품 제안이 들어왔고, 제가 재미 있다고 느끼는 것에 꽂히면 한다. 장르물을 하기도 하고 로맨스를 하기도 했다. 제 배우 인생을 돌이켜 보면 잘한 것 같다. 저에게 장르물이나 로맨스물이나 준비 과정은 똑같다. 캐릭터성은 겉모습으로 보여지는 것이지만, 주변사람들과 이야기해서 만들어가는 과정은 같다. 감정을 건드린다는 것은 똑같다. 어떤 이야기를 가진 캐릭터가 서인국을 통해서 나온다는 것, 그것에 최대한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작업은 똑같다.

-첫 주연인 '응답하라 1997'에서 연기를 잘해서 칭찬 받고 배우로 바로 자리를 잡았다. 그 때를 떠올리자면?


▶나도 몰랐는데 잘하는 부분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응답하라 1997' 촬영 중간에 이시언 배우가 우리집에 같이 와서 공부하기도 했다. 작품 리딩을 해야되는데 어떻게 해야 되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하면서 이시언 배우와 친해졌다. 저는 배우는 것도 재밌었지만, 혼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 연기 도전했던 '사랑비'는 촬영 직전에 너무 긴장이 돼 딕션 같은 것을 연기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지만, '응칠'은 혼자 공부를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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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7 배우 서인국 AAA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본인이 생각하는 서인국의 인생 캐릭터는 무엇인가.

▶음 몇개 있는 것 같다. '응칠' 윤제는 당연하고 '38사기동대' 양정도 캐릭터도 좋았다. 연기를 몇 번 하다보니 제안에 궁금증도 생기고 도전의식도 생겼다. 내가 안 해본 표현을 하는 연기를 하고 싶었다. 양정도 캐릭터는 디테일한 연기로 처음 도전한 것이라 기억에 남는다. 스스로 좀 농후해진 느낌이었다. '1억개의 별'을 하면 좀 짙어진 느낌이 생겼고 '멸망'도 좋았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늑대사냥'에서는 악역을 맡아 완전히 새로운 눈빛을 보여줬다.

▶제가 악역에 항상 목말라 있었다. 그런 것들이 재밌는 것 같다. 겉모습부터 행동하는 것, 말투와 단어는 일차원적인 것이지만 좀 더 다른 차원의 말투나 눈빛을 생각했다. 5초의 정적만 있어도 완전히 다르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그런 고차원적인 연기적인 부분을 사용하는 악역을 연기해보고 싶었다. 평범한 대사로도 사람을 숨막히게 하는 캐릭터를 원했다.

-악역도 너무 좋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서인국의 로맨스 눈빛, 달달한 눈빛을 좋아한다.

▶ 저는 제 눈빛이 달달한지 잘 모르겠다. 사실 눈빛이 안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친한 형들도 그랬고 지나가는 사람한테도 '눈이 못되게 생겼다'라는 말을 들었다. 형들은 사람 왜 그렇게 쳐다보냐고 하면서 시비를 걸기도 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내 눈빛에 좀 그런게 있었다. 우리나라가 관상적으로 눈을 중요하게 보지 않나. 저처럼 눈물점이 있고 인중이 짧은 건 관상적으로 좋지는 않다. 그래서 처음에 제가 '응칠' 제안을 받았을 때도 '내가 로맨스를 한다고?'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저 같은 눈을 가진 사람도 로맨스를 할 수 있다. 하하.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외모적 장점은 무엇인가.

▶ 그래도 그런 건 좀 있는 것 같다. 반전 있는 모습 같은 것. 저는 얼굴이 비대칭이고 보조개도 짝짝이다. 눈 밑에 점도 있고 그런데, 오히려 그런 것들이 연기할 때 더빛난 것 같다. 작품 안에서의 감정을 표현하는 작업을 할 때 빛나는거 같다. 그런 저의 단점들이 장점이지 않을까. 저의 못된 눈도 그런 식인 것 같다. 저렇게 눈이 무서운 사람이 한 여자만 바라보네, 멋있다. 그런 식을 행동으로 저를 봐주시니 매력있게 봐주시는 것 같다. 제가 직업을 참 잘 고른 것 같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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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7 배우 서인국 AAA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데뷔 초에는 훈훈하고 귀여운 느낌이 많았는데, 요즘은 서인국의 눈빛을 보고 섹시하고 퇴폐적인 느낌이 든다고 한다.

▶ 섹시와 퇴폐적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웃음) 그런 칭찬이 좋더라. 사실 제가 성격이 그렇게 활발하지는 않은데, 데뷔 초에는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리액션을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카메라가 돌아가면 텐션을 올리고 활발한 모습을 보이다보니 귀엽다고 생각해 주신 것 같다. 또 '쇼핑왕 루이' 같은 작품을 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해 주신다. 저는 못된 눈이라고 생각하는 제 눈을 섹시하다고 해주시니 감사할 뿐이다. 제가 직업을 잘 고른 것 같고, 지금 시대가 저 같은 눈을 좋게 봐 줘서 다행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스케' 초대 우승자인 서인국은 오디션 프로가 낳은 최고의 스타이기도 하다. 오디션 스타 중 가장 활발하고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14년 전 그때와 비교해서 어떻게 변했나.

▶저도 그때를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다. 내가 벌써 14년차가 됐구나 싶다. 그동안 이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됐고, 그만큼 익숙해진 것도 있고 새로운 것도 있다. 14년 전 그때는 모든 것이 새로웠고, 지금은 익숙함에서 나오는 저 나름의 노하우나 프로페셔널이 생다. 가끔 제 스스로 그런 차이점을 발견할때 재밌다.

-많은 사람들이 서인국을 향해 '장벽을 깨는 사람'이라고들 한다. 케이블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 지상파로 진출하고, 가수가 주연배우가 되고, 또 영화 주연을 맡고. 자신을 향한 그런 수식어를 어떻게 생각하나.

▶ 부담스러우면서도 기분이 좋다. 음. 부담이 더 크다. 솔직히 제 안에 열등감이 있었다. 저는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고, 그 당시에 공중파는 케이블 출신이라 못나갔다. 그때는 지금과 달랐고, 솔직히 좋은 시선은 아니었다. 제가 뭔가를 할 때마다 어떤 시스템적인 문제와 시선들. 그런 벽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 저 스스로 움츠릴 때가 많았다. 그 때마다 저를 보는 시선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부담스러웠고 무서웠던 것이 사실이다. 제가 많은 것에 도전했지만, 저도 도전이 처음이었다. 익숙하지 않았고 모자란 부분도 많아서, 겁이 많이 났다. 다행히 운 좋게 좋은 분들과 좋은 파트너들을 만나서 제 안에 쌓였고, 이런 것들이 저를 만들었다. 그래서 저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너무나 당당하게 많은 도전을 해왔기에 겁이 났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그런 순간에는 어떻게 마음을 다 잡았나.

▶진짜 솔직히 말씀드리면, 마음을 다잡는 순간은 없었다. 매순간 겁이 났고, 제가 마음을 다잡기 전에 뭔가를 계약하고 진행이 됐다. 그 순간만다 제가 없으면 안됐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된 것, 어떻게 하겠나. 열심히 해야지' 이런 마음이 컸다. 그런 마음을 가장 크게 느꼈던 순간이 '응답하라 1997'을 시작하던 순간이었다. 서인국이 주연을 하는 것이 처음이었고, 저 역시도 주연배우는 멋진 사람이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촬영하는 내내 걱정을 했다. '이거 어떻게 하지. 이게 말이 되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했는데 감독님과 주변 사람들이 힘을 많이 줬다. 근데 사람이라는게, 주변 반응에 의해서 용기가 생기더라. 티저가 나왔는데 반응이 엄청 났다. 좋은 반응을 얻으니 용기가 생기고, 그러다가 어느순간 즐기게 되더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맞다. 좋은 반응에 알 수 없는 초능력이 나왔던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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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7 배우 서인국 AAA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응칠'을 시작하기 전에는 본인이 그렇게 잘 할 것이라고 생각을 안했었나?

▶전혀 생각을 못했다. 대본을 읽을 때도 제 목소리가 밖으로 나오고 제 귀로 들리는데 너무 어색하더라. '큰일 났다' 싶었다. 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으면 어떻게 하지 너무 걱정 됐다. 그런데 제가 운이 좋았던 것 중 하나가, 제가 울산 출신 아닌가. 다행히 작품이 경상도 사투리로 하는 역할이다보니 제가 연기적인 부분이 많이 부족했음에도 사투리라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좀 더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었다. 그렇게 현장에서 작품을 하면서 어떻게 대사를 하고 표현을 하고, 내가 표현한 것이 사람들에게 느껴지게 하는지를 배웠다. 지금 생각했을 때, 만약 제 첫 작품이 표준어를 쓰는 작품이었으면 지금과 달랐을 껏 같다. 저고 가끔 '응칠' 짤이 뜨면 보는데, 보면 너무 어색하다. 주변에서는 '응칠' 연기가 최고라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지금 다시 돌아간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지금 하면 그때의 풋풋함을 없을 것 같다.

-쉴새 없이 일하는 서인국을 보고 '소인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게 계속 활동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 진짜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돈 아닐까. (웃음) 돈도 벌 수 있지만 무엇보다 일을 안하면 제 인생이 지루하다. 저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너무 긴 것은 또 힘들다. 한 두 달만 쉬어도 충분히 충전이 된다. 제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언제나 현장이었다. 현장의 사람들과 사는 이야기도 하고 작품도 하고 그렇게 하면 가장 뿌듯한 하루를 보내게 된다. 작품이 성과가 있고 성공하기도 하지만 아닐 때도 있다. 그 과정은 또 다른 문제이지만, 저는 그 과정을 계속해서 즐긴다. 물론 힘들때도 있다. 힘들고 화날 때도 있지만 이 삼일도 지나면 그게 다 웃으며 넘기는 지난 일이되더라. 저는 혼자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어떤 일이 생겨도 그 일이 해결되고 난 후에 다른 사람들에게 '나 이랬다~'하고 이야기 하는 편이다. 아, MBTI는 INTP다.

- 연애하거나 결혼할 생각은?

▶ 저도 사람인지라 늘 생각은 한다. 사실 제가 결혼이 하고 싶거나 가정을 빨리 이루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닌데 제 나이가 되면, 주변 친구들은 동네 고향 친구들 이미 결혼했더라. 행복해보이기도 하지만 힘들어 보이는 사람도 있다.(웃음) 그래서 저는 아직은 일을 더 열심히 해서 돈도 많이 벌고 싶고 저 스스로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이나 이런 것을 더 하고 싶은 거다. 아직은 누군가에게 신경을 쓰는 것보다 저에게 더 집중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저는 다 올인한다. 하하.

-가수 서인국, 배우 서인국 어떤 이름이 더 익숙한가. 계속해서 배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할 계획인가.

▶ 가수 서인국과 배우 서인국 중에 부담은 더 큰 것은 아직도 가수 서인국이다. 제가 가수만 했으면 아마 부담이 더 컸을 것이다. 여러 선배님들이 계속 노래하면서도 고민하는 것을 보면 정말 이해되고 와 닿는다. 하지만 다행히도 연기를 하면서 그 부담이 상쇄되는 부분이 있다. 더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할까. 제가 연기를 더 잘하니까 괜찮다 이런 것은 아니고, 스스로 제 안에서 잘하는 부분들을 찾게 된다. 가수라는 직업도 노래 하나를 잘하는게 전부가 아니라 만들고 표현하는 디테일이 다르다. 그런점에서 연기 활동을 하면서 배워서 가수를 하면서 도움 되면서 편해지는 부분이 있다. 노래 부르는게 재미있고 콘서트 하고 앨범 내는 것도 좋다. 하지만 항상 노래하는 것에 대한 부담과 걱정은 있다. 저는 계속해서 가수와 배우 활동을 병행해서 할 예정이다.



-지난해 2022 AAA 에서 베스트 아티스트상을 받았다. 간단한 소감을 말해달라.

▶ 가수와 배우들이 함께 하는 자리가 굉장히 재밌었다. 언제 그렇게 테이블에 다 같이 앉아서 볼 수 있겠나. 배우들과 가수들이 그렇게 이야기하고, 다른 화면에서 봤던 사람들을 한 화면으로 보니까 재밌더라. 베스트 아티스트상은 정말 감격스럽고 기분이 좋았다. 제가 지난해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는 상이었던 것 같아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시상식 애프터 스테이지 갈라쇼에서 헤드라이너로 공연에도 선 것도 기뻤다. 사실 배우 중에 그렇게 무대에 서는 사람은 저 혼자라 부담이 되기도 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팬들도 반겨주셔서 엄청나게 큰 힘을 얻었다.

-새로운 작품 '이재 죽습니다' 촬영에 들어갔다. 새로운 작품에서 어떤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웹툰 원작이 너무 좋아서, 이 작품을 꼭 드라마화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저희 회사 대표님께 전화를 했는데 이미 작품의 판권이 팔렸다고 하더라. 그런데 나중에 이 작품의 주연 제안이 제가 왔다. 너무 기쁘게 한다고 했다. 이재라는 캐릭터로 지금까지 제가 했던 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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