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나 뛰어난 게 없다" 2승 4패 1무 이승엽 감독이 냉정해졌다 [★현장]

수원=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3.20 16:49 / 조회 : 8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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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감독이 20일 KT와 시범경기를 더그아웃에서 지켜보고 있다. /사진=OSEN
[수원=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9위로 추락한 팀. 그리고 그런 두산 베어스를 맡게 된 초보감독 이승엽(47). 프로야구 전설의 감독 첫 시즌은 어떨까. 야구 팬들의 많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홀로 호주로 전지훈련을 떠났던 두산이기에 많은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야구 팬들의 궁금증은 시범경기를 통해 하나 둘 벗겨지고 있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20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2-8로 졌다.

본격적인 리그 개막 전 많은 것들을 테스트해보는 시범경기라고는 하지만 3연패에 빠지며 2승 4패 1무에 그치고 있는 것이 만족스러울 리 없는 사령탑이다. 앤서니 알포드의 만루포 한 방에 분위기가 넘어간 것은 차치하더라도 전반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두산은 주축들의 계속되는 이탈 속에서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3차례 우승반지를 꼈다. 그러나 지난 시즌 9위로 최악의 해를 보냈다. 팀 재건이라는 목표 속에 지휘봉을 잡았기에 눈앞에 성과를 내야하는 부담은 덜할 수 있지만 분명한 건 발전하는 방향으로 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경기 전부터도 발전해야 하는 부분들에 대해 강조했다. 선수들의 분발을 요구하는 부분이 주를 이뤘다.

유격수 자리에 대한 질문에 이 감독은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다. 김재호와 안재석, 이유찬이 있는데. 탁 튀어 오르는 선수가 없이 다 고만고만하다"며 "성에 차지 않는다. 욕심이 있고 뛸 생각이 있으면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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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을 다해 홈베이스를 파고 들고 있는 두산 이유찬. /사진=OSEN
이어 "수비나 공격, 주루 등 뭐 하나 뛰어난 것 없이 다 아쉽다. 뭐 하나라도 월등해야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특기가 있어야 한다"며 "김재호는 워낙 실적이 좋았던 선수다. 이유찬이나 안재석은 잠재력이 뛰어나다. 경쟁해서 누가 되더라도 나머지 둘은 어쩔 수 없다. 남은 8경기 안에 판단해야 한다"고 경쟁에 불을 붙였다.

라울 알칸타라-딜런 파일-최원준-곽빈에 이은 5선발 자리도 공석이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두루 맡으며 3승 7패 5홀드를 수확한 최승용이 근소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2018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서 선택을 받은 박신지, 2021 2차 1라운더 김동주 또한 경쟁상대다. 현재 딜런이 갑작스런 부상으로 최소 4주 가량 회복 기간이 필요해 시즌 초반 이탈이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은 2명이 많은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이닝 2실점, 19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4⅓이닝 2실점을 가능성을 보인 최승용에게도 숙제를 부여했다. 이 감독은 "4회까지 완벽했지만 투구수 60개를 넘기니 힘이 떨어진 게 보였다. 100개를 제구 문제없이 던질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두 투수도 기대를 모은다. 박신지는 18일 KIA전에서 4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고 김동주는 14일 롯데전에서 3⅓이닝 7실점의 부진했지만 18일 KIA전에서 구원투수로 나서 2이닝 1실점으로 홀드를 챙겼다.

그럼에도 이 감독은 "현재로서 큰 대안이 없어 보인다"며 "퓨처스리그에 좋은 선수들이 있다면 많이 보면 좋겠지만 현재 우리 팀 전력을 봤을 때 그 3명이 4,5선발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다소 인색해보이는 평가를 남겼다.

전날 홈런을 때려낸 신성현에 대해서도 "시범경기에서 많은 타수를 보장 받을 수 없어 경기 중에 결과를 내기가 어려운데도 잘해주고 있다"면서도 "완벽한 주전이 아니기에 적은 기회 속에서도 본인이 집중력을 보여 좋은 결과를 남겨야 한다"고 자극제가 될 만한 말을 남겼다.

과거와 달리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들 상당수가 팀을 떠났고 새로운 선수들의 성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좀처럼 화를 내거나 언성을 높이지 않는 이 감독이지만 차분한 발언 속에도 담겨 있는 메시지는 냉정했고 분명한 의도가 담겨 있었다. 강한 자는 살아 남고 그렇지 못한 경우엔 도태된다는 '적자생존'이라는 사자성어는 올 시즌 이승엽호 두산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표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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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투수 최승용.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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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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