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위성우 때리기' 부활... 그래도 "선수들 고맙다" 함박웃음 [★부산]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03.23 22:31 / 조회 : 3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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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왼쪽 3번째)이 23일 열린 WKBL 챔피언결정전 3차전 종료 후 선수들에게 물총과 뿅망치 세례를 받고 있다.
[부산=양정웅 스타뉴스 기자] WKBL 챔피언결정전에서 5년 만에 '위성우 때리기'가 나왔다. 우리은행의 우승과 함께 또다시 나온 재밌는 풍경이었다.


우리은행은 23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BNK와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64-57로 승리했다. 1, 2차전을 모두 잡은 우리은행은 이로써 WKBL 정상에 등극했다.

특히 위성우 감독 부임 이후 우리은행은 7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2012~2013시즌을 앞두고 우리은행의 지휘봉을 잡은 위 감독은 혹독한 훈련으로 선수단을 다잡으며 2010년대 WKBL 최강팀으로 등극했다.

선수들은 1년 동안의 노력을 우승 후에 풀어버렸다. 위 감독을 헹가래한 후 바닥에 내려놓고 때리고 밟곤 했다. 한 시즌 고생했던 선수들을 위해 위 감독도 웃으면서 이를 받아들였다.

5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른 우리은행 선수들은 이전과는 다른 장면을 보여줬다. 위 감독에게 축하를 한 후 바닥에 내리는 대신 우산을 쥐어줬다. 그리고는 물총과 뿅망치로 위 감독을 공격(?)했다. 특히 2차전 작전타임 도중 "쇼하지 마라"는 소리를 들었던 가드 박지현이 적극적으로 위 감독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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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위성우 감독(맨 위)이 23일 열린 WKBL 챔피언결정전 3차전 종료 후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WKBL 제공
경기 후 위 감독은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밟지만 말아줬으면...' 하고 생각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애들이 즐겁다고 하면 제가 뭐든 희생양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즐거웠다면 만족한다"는 말도 이어갔다.

우리은행과 위 감독은 2017~2018시즌 이후 5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올랐다. 이후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지만 플레이오프나 챔프전에서 주저앉았다. 2019~2020시즌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챔피언결정전이 열리지 않는 일도 일어났다.

위 감독은 "5년 전에 우승했는데 기억을 잊고 있었다"며 "처음 우승한 기분 같다"고 털어놓았다. "당시에도 우승하고 좋았지만 그땐 1위 팀이 바로 챔프전을 갔다"고 말한 그는 "플레이오프 거치고 우승하니 '그때 우승은 우승이 아니구나'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래도 위 감독은 "선수들이 참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결과적으로 마무리를 우승해서 잘 됐다. 그런 부담 내려놔서 더 기쁘다"고 밝혔다.

정규리그 8할 승률(0.833)에 플레이오프 전승. 압도적으로 통합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이지만 고비도 있었다. 위 감독은 "초반에 잘하다가 박혜진과 최이샘이 부상을 당했다. 그때 브레이크 타임이 왔다"며 "다른 선수들이 두세 경기 잘해주며 고비를 넘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에도 우승해봤지만 운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위 감독은 몇몇 선수들을 언급하며 특히 고마움을 표시했다. 신한은행 코치 시절 이후 오랜만에 재회한 '파이널 MVP' 김단비(33)를 향해서는 "옆에서 부담가진 걸 지켜보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베테랑 김정은(36)을 언급하며 "가장 고맙다고 해야 할 선수"라 소개한 위 감독은 "노장이고 부상이 많으면서도 중심을 잡아줬다"고 했다.

올 시즌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한 '스타 가드' 박혜진(33)을 향해서는 "몸이 상당히 안 좋다. 많이 힘들어한다"면서도 "11년 동안 같이 있으면서도 팀을 위해 희생하는 건 박혜진밖에 없다고 할 정도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위 감독은 이어 "몸 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주장으로 잘 이끌었다"며 "선수지만 존경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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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23일 열린 WKBL 챔피언결정전 3차전 종료 후 박혜진을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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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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