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기가 있었나", '득점→범실→득점→범실' 현대건설의 '자멸' [수원현장]

수원=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3.23 22:03 / 조회 : 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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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이 23일 한국도로공사와 PO 1차전에서 선수들의 범실에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KOVO
[수원=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이런 경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안타깝다."

2년 전 자신들이 세운 여자부 개막 후 15연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팀이 맞나 싶다. 수원 현대건설이 봄 배구 첫 경기부터 맥 없이 패하며 무너졌다.

강성형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23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김천 한국도로공사와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PO, 3전 2승제) 1차전 방문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18-25, 25-23, 15-25, 17-25)로 졌다.

역대 봄 배구에서 도로공사에 4전 전승을 달리던 현대건설이지만 이번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시즌 중반까지 독주 체제를 이어갔던 현대건설은 2위로서 3위팀 도로공사를 안방에서 맞았음에도 이들의 확실한 우위를 점치기가 쉽지 않았다. 주포 야스민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부터 균열의 조짐이 보였다. 이후 김연견과 고예림 등이 연달아 부상으로 신음했고 현대건설은 인천 흥국생명에 선두 자리를 내줘야 했다.

올 시즌 두 팀은 3승 3패로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현대건설이 하향세를 그린 이후 만난 3경기에선 전패했다. 경기 전 강성형 감독은 "수비가 좋으니 부담도 된다"면서도 "그 당시엔 우리가 약해져 있는 상태였다. 오늘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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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선수들이 도로공사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사진=KOVO
공격력보다도 더 실망스러운 건 '범실 홍수'였다. 이날 현대건설은 28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2세트를 힘겹게 따냈지만 어렵게 득점한 뒤 곧바로 범실하는 흐름이 반복됐다. 10개의 범실을 따내고도 세트를 가져온 게 신기할 정도였다.

승리한 2세트를 제외하고는 20점을 넘긴 적이 없을 정도로 무기력했다. 강성형 감독도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후 만난 그는 "선수들이 (PO라) 긴장도가 있었던 것 같다"며 "이겨낼 줄 알았는데 이런 경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안타깝다. 선수들이 더 분발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수비에서 동선이 꼬이며 선수들끼리 충돌하는 경우도 종종 목격됐다. 강성형 감독은 "리시브라인에서 안 밀려야 하는데 그것도 밀렸다"며 "수비 연결하는 부분도 오류가 너무 많이 나왔다"고 아쉬워했다.

뚜렷한 방법이 보이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고민이 깊어진다. 특히 이날은 분발이 요구됐던 양효진마저도 8득점, 공격점유율 10.13%, 공격성공률 37.5%로 평소에 비해 영향력이 없었다.

강 감독은 "특별한 건 없다. 효진이를 살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도 "방법이 많진 않다. 본인이 노련하기에 끌어내려고 해야 한다. 몬타뇨도 살아나야 한다. 한 두 명가지고는 안 된다. 그런 면에서 분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대 PO에서 1차전을 잡아낸 팀은 예외 없이 16차례 모두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했다. 벼랑 끝에서 김천 원정길에 오르는 현대건설이 어려운 상황 속 기적의 역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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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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