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날 것..'국가수사본부' 배정훈 PD의 거리두기 [★FULL인터뷰]

웨이브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국가수사본부'배정훈 PD 인터뷰

최혜진 기자 / 입력 : 2023.03.26 10:44 / 조회 : 1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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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웨이브
[최혜진 스타뉴스 기자] 한 발짝 멀어지니 보이는 것이 더 많았다. 제3자의 시선으로 날 것의 생생함을 담아낸 웨이브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국가수사본부'가 그렇다. 배정훈 PD가 선보인 거리두기 연출이 통했다.

지난 3일 첫 공개된 '국가수사본부'는 사건 발생부터 검거까지, 세상에 단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100% 리얼 수사 다큐멘터리다. SBS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 배정훈 PD의 첫 OTT 연출작이기도 하다.

'국가수사본부'는 공개와 동시에 2주 연속 웨이브 시사교양 부문 신규 유료가입견인 콘텐츠, 시청시간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한 배정훈 PD는 이러한 뜨거운 반응이 감사했다고 했다. 배정훈 PD는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어서 정신없긴 하다. 그래도 지금 (총 13회 중) 7회까지 공개됐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경찰관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더라. 애초 생각한 기획 의도들이 잘 전달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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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웨이브
배정훈 PD가 애초 생각했던 '국가수사본부'의 기획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그알'에선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경찰관'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단다.

"과거 '그알'을 제작하면서 현장에서 묵묵히 자기 소임을 다하는 경찰관을 가까이 봐왔죠. 그런데 그분들의 이야기를 다룬 적은 없어요. '국가수사본부'를 통해 경찰관의 활약상, 또 그들이 현장에서 얼마나 고민하고 고뇌하는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 주자는 게 기본적인 기획 의도였어요."

경찰관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선 객관적인 시선이 필요했다. '그알'에서는 제작진이 어떤 사건에 개입하거나, 시청자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면 '국가수사본부'에서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 이는 배정훈 PD가 '국가수사본부'를 제작하며 생각한 대원칙이기도 했다.

배정훈 PD는 "'국가수사본부'에서는 우리의 시선이 없다. 보통 탐사 프로그램에는 제작진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제작진의 시선이 담겨 있다. 그러나 '국가수사본부'는 철저히 관찰자다. 묵묵히 관찰하고 기록하는 관찰자의 입장이었다. 피의자의 잘못에 목소리를 내기보단 시청자가 판단할 수 있게끔 우린 거리를 두고 관찰하려 했다"고 밝혔다.

총 13회로 구성되는 에피소드에서는 마약, 살인, 절도 등 다양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사건 선별 과정에서도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배정훈 PD는 "원래는 어떤 사건에 대해 (제보) 연락이 오면 우리가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런데 그러다 보면 그 사건의 과정을 처음부터 촬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어떤 사건을 선별해서 접근했다기보단 특정 경찰서의 수사팀으로 들어가 그들의 수사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후 수사 과정과 방향, 경찰관의 고민 등 여러 요소가 잘 담긴 회차를 편집해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거리두기' 촬영의 장점도 알게 됐다고 했다. 배정훈 PD는 "과거엔 이런 장르를 촬영하다 보면 상당 부분 개입하고 조율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면 감정이 생기고 객관화를 잊게 되더라"며 "그런데 이번 경우는 좀 달랐다. 끊이지 않게 기록을 하고 있었고, 거리두기를 하면서 기록하다 보니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던 지점이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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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웨이브
촬영 기간도 이전과도 달랐다고. 배정훈 PD는 "제작 기간이 최장 6개월 정도로 길었다. 사실 이런 제작 방식은 처음이었다. 기존에는 정해진 기간이 있고, 그 안에 완료해야 하는 방법으로 해왔다면 이번에는 딱히 정해진 기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촬영 기간이 길었기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도 모두 담아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과거에는 '물음'을 남겨 놓고 종료했다면, '국가수사본부'에서는 사건이 종결되는 걸 보여 줄 수 있었다. 제작진의 입장에서도, 보는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갈증이 해소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전했다.

다만 제3자의 입장에서 모든 수사 현장을 가감 없이 담아내다 보니 수위 높은 장면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또 사건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더해져 모방 범죄에 대한 우려도 존재했다.

배정훈 PD는 "이 콘텐츠로부터 시작된 일각의 우려, 비판 등이 반갑다"며 "사실 나도 이런 콘텐츠를 처음 만들어 봤다. 그래서 어디까지가 허용 가능한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물론 콘텐츠 내에서 위법한 것은 없다. 하지만 '다 방영을 해도 되는가'는 제작진으로서 당연히 가지고 있는 질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과거 '그알' 등 탐사 보도 프로그램하면서 (사건들의) 소스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를 어디까지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를 했다. 그러면서 우리 나름대로 골라내고 기준점을 정해 놓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역설적인 게 ('국가수사본부'에서) 실제 사건 현장의 사진을 여러 차례 공개하긴 했지만, 굉장히 훼손을 많이 한 채로 공개했다. '그알'에서 했던 모자이크 처리, 그 이상의 처리를 했다. 화면만 보면 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훼손시켰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OTT에서, 여러 논의와 고민들이 축적돼 나간 것이다. 시청하는 사람들의 논의도 앞으로도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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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웨이브
최근 '국가수사본부'비롯해 사이비 종교의 부조리를 고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나는 신이다' 등의 다큐멘터리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나는 신이다'는 대한민국 현대사 속 '메시아'들과 이들 뒤에 숨은 사건과 사람을 추적하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배정훈 PD는 '국가수사본부'와 같은 날 공개된 '나는 신이다'도 시청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신이다'가 '국가수사본부'와 같은 날 공개됐는데 난 그날 집에서 '나는 신이다'를 봤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사실 콘텐츠도 만드는 사람이 계속 보다 보면 적응을 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나는 신이다'를 봤다. '국가수사본부'와 달라 비교하는 건 좀 그렇지만 나도 종교 문제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관심 있게 봤다"고 털어놨다.

다큐멘터리 흥행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그동안 드라마와 예능이 향유됐다면 이제는 시사교양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이 이제 막 첫 단추를 끼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후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보시는 분들도 흥미를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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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웨이브
배정훈 PD에겐 '국가수사본부'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는 "'국가수사본부'는 오랫동안 못 보던 장르와 형식을 가진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나조차 이런 걸 보거나 만들어 본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새롭기에 더욱 생생하다. 이는 배정훈 PD가 자신한 '국가수사본부'의 관전 포인트다. 그는 "'막내 형사가 돼서 수사를 따라다니는 거 같다'는 반응이 있더라. 그만큼 날 것의 프로그램이다. 사실 이러한 장르가 낯설어 시청을 하지 않은 분들이 많을 거다. 하지만 보기 시작하면 끝까지 보고 싶을 거다. 그러니 빨리 시작하지 마셔라. 13회까지 모두 공개되고 시작하셔라"고 말했다.

배정훈 PD는 '국가수사본부' 후속작 연출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그는 "당연히 또 할 거다. 사실 지금은 '내 욕심이었나', '그런 부분은 하지 말았어야 했나' 하는 부분도 있다. 그런 부분과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의견도 잘 수렴해서 다시 해보고 싶다. 다만 바투 시작하고 싶진 않고 좀 여유를 갖고 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혜진 기자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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