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끓은 장항준..'리바운드', 韓 영화 희망의 슛 쐈다 [종합]

용산CGV=김나연 기자 / 입력 : 2023.03.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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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운드 / 사진=영화 포스터
뜨겁고, 뭉클하다. 코트 위 피 끓는 청춘들의 이야기가 122분 동안 펼쳐진다. 실화를 바탕으로 웃음과 감동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리바운드'가 한국 영화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희망의 슛을 쐈다.

28일 서울시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리바운드'(감독 장항준)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장항준 감독을 비롯해 배우 안재홍,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 영화. 장항준 감독과 전 세계를 사로잡은 넷플릭스 '수리남' 권성휘, '킹덤' 김은희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장항준 감독은 '기억의 밤'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게 됐다. 그는 "영화를 개봉할 때 떨지 않는 스타일인데 상당히 떨린다. 이 작품이 유작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며 "영화 감독들은 자기가 언제 데뷔하게 될지도 모르고, 살면서 죽을 때까지 몇 작품을 하는지도 모르고, 어떤 걸 마지막 작품으로 찍을지 모른다. 유작은 다음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떨린다. 개봉 자체가 감개무량하다. 투자받기도 힘들었고, 제작이 무산되기도 해서 기획해서 만들 때까지 11년이 걸렸고, 저도 5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 과정이 '리바운드' 같은 느낌이다"라며 "작품을 제안받았을 때 자신이 있었다기보다는 이 실화의 진정성을 타협하지 않고, 잘 진행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연출적인 콘셉트가 머리에 떠올랐다. 이 실화가 제 피를 끓게 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농구 영화의 길이 겁이 나기보다는 설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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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운드 / 사진=영화 스틸컷
'리바운드'는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고교농구대회에 단 6명의 엔트리로 출전한 최약체 부산 중앙고 농구부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기적을 써 내려갔던 실화로, 강양현 코치로 완벽 변신한 안재홍과 중앙고 루키즈로 뭉친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 등 '원 팀'이 된 배우들의 뜨거운 시너지와 유쾌한 케미스트리가 눈길을 끈다.

장항준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농구를 잘해야 하는 캐릭터가 많았기 때문에 농구 실력이 중요했고, 실제 본인의 모델이 되는 인물과 신장이 거의 같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안재홍 씨도 강영현 코치와 거의 똑같다"며 "어떤 분들은 몸무게를 증량하고, 어떤 분들은 감량했고, 헤어나 분장으로 최대한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저도 최대한 관객이 모르든 알든 실제 인물과 비슷하게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식스맨 재윤 역을 맡은 김민은 "싱크로율을 위해 유튜브의 실제 경기 영상을 봤다. 제가 맡은 선수를 보면서 슛 자세나 습관을 캐치하려고 했고, 경기를 시작하기 전 사소한 디테일까지 신경 썼다"고 밝혔다.

키 192cm의 휘문고 농구선수 출신인 김택은 부산중앙고 센터 순규 역을 맡았다. 농구를 익혀야 했던 다른 선수들과 달리 김택은 몸에 배어 있는 경기 습관을 덜어내야 했다. 그는 "농구를 잘하는 인물이 아닌데 대학교 때까지 농구 선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행동이 있었다"며 "저도 영상을 보고 연구를 많이 했고, 선수들과 실제 플레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해다. 그러면서 리얼리티를 살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신영은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주장이자 에이스 기범으로 분한다. 그는 "저는 농구를 잘해야 하는 캐릭터였다. 두 달 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했고, 농구 일지 영상을 감독님께 보내드렸다. 캐릭터와 싱크로율을 위해서 이 인물이 왜 농구선수를 하고 싶어 하는지, 왜 이겨야 하는지 등 '왜'라는 질문을 자꾸만 던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건주는 실존 인물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그는 "촬영 현장에 놀러 와서 번호도 교환하고 평소에도 연락하면서 보호대를 쓰는 포인트까지 물어봤다. 특히 사투리도 많이 조언받았다"고 했고, 김민 또한 "저도 영상을 많이 참고했고,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훈련을 많이 했는데 농구 실력을 키우려고 노력했다. 또 사투리를 처음 써보는 거라서 연습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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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운드 / 사진=영화 스틸컷
'리바운드'는 한국 영화의 가뭄 속 4월 영화의 첫 주자로 나선다. 특히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이어 농구 영화의 신드롬을 이어갈 예정이다. 장항준 감독은 "저도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재밌게 봤다. 오래전부터 개봉 시기가 지금이었는데, 앞에서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흥행하는 바람에 어리둥절한 상황이다. 또 4월이 '체육의 달'도 아닌데 스포츠 영화들이 우후죽순 나오고 있다"면서도 "우리 영화는 지금을 살아가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본인의 감정을 투영할 수 있고,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였으나 꿈을 저버린 25살의 청년과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은 변방의 여섯 소년의 이야기"라며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 소년들의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그 순간 소년들의 열망은 뜨거웠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마지막으로 장항준 감독은 "한국 영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대작도 중요하지만, 중급 영화들이 허리를 단단하게 받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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