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만에' 이승엽 '2번째 잠실데뷔전', "오늘은 내가 스타팅 감독"

잠실=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4.01 13:15
  • 글자크기조절
image
이승엽 두산 감독이 1일 롯데와 개막전을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잠실=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놀라운 우연이다. 28년 전 고졸 루키로서 프로야구에 첫 발을 디뎠던 그곳 잠실구장에서 이번엔 감독으로 데뷔전을 치른다. 이승엽(47) 두산 베어스 감독의 '2번째 데뷔전'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1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전을 앞두고 첫 경기를 앞둔 소감에 대해 "아직 잘 모르겠다. 팬분들이 오시고 해야 실감이 날 것 같다"고 얼떨떨한 심경을 전했다.


프로야구 40여년 역사에 손꼽히는 전설이지만 감독으로서는 아직 낯설기만 했다. 시범경기를 치렀으나 그때와는 또 다른 시작이다. 이날 잠실구장엔 2만 5000 관중석이 가득 들어찰 예정이다.

이승엽 감독에겐 남다를 수밖에 없는 날이다. 1995년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이승엽 감독은 프로에 데뷔했다. 그 당시를 생생히 기억하는 이 감독은 "내가 신인 때 개막전을 잠실에서 했었다. 정확히 28년이 지났다. 입장은 바뀌었지만 신인이라고 생각하는데 또 잠실"이라며 "당시에는 내가 잘해야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선수들이 잘할 수 있도록 서포트해주는 역할이다. 그때는 육체적으로 힘들었고 지금은 여러 생각을 해야 해 정신적으로 힘들다. 확실히 선수 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당시 삼성은 1-5로 졌다. 경기 결과까지 기억하고 있는 이 감독은 "졌다. 내가 선발로 못나갔다"며 "오늘은 내가 스타팅 감독"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감독은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로하스(우익수)-김재환(지명타자)-양의지(포수)-강승호(2루수)-양석환(1루수)-김인태(좌익수)-이유찬(유격수)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라울 알칸타라.

이유찬을 빼고는 지난 시즌 주로 활약했던 선수들이다. 이 감독은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들로 여러 가지를 고려해 결정했다"며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개막전은 특수하다. 경험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린 선수들 위주로 했을 때 실수가 나오고 하면 안 좋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위로 추락한 두산은 미디어데이에서 5강에 진출할 것으로 보이는 2팀씩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9개 구단 감독들로부터 한 표도 얻지 못했다. 이 감독은 당시 "냉정한 평가 감사하다"고 말했는데 말 그대로다. 5팀이 아니라 2팀만 꼽은 것이라 그렇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9위했고 외부 평가가 대체로 낮게 나오고 있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약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지난해 부진했어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나섰던 야구를 할 줄 아는 팀"이라며 "지난해 실패가 약이 될 것이다. 투수 쪽에 우려는 있지만 이 선수들로 1년을 가야 한다. 걱정을 없앨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기자 프로필
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스포츠의 감동을 전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