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 복귀작 '박하경 여행기', 1%의 아쉬움 [안윤지의 돋보기]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3.05.2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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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웨이브
배우 이나영이 4년 만에 복귀했다. 여행과 힐링을 키워드로 잡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박하경 여행기'가 어쩐지 아쉬움을 자아낸다.

지난 24일 공개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연출 이종필)는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 딱 하루의 여행을 떠나는, 국어 선생님 박하경(이나영 분)의 예상치 못한 순간과 기적 같은 만남을 그린 명랑 유랑기다. 배우 이나영을 비롯해 구교환, 한예리, 길해연, 박세완, 박인환, 서현우, 선우정아, 신현지, 심은경, 조현철 등이 특별출연했다.


총 8부작으로 구성된 '박하경 여행기'는 드라마라고 하기엔 25분가량 짧은 분량으로 진행된다. 각 편마다 박하경이 새로운 여행지에서 낯선 인물을 만나 이야기를 그린다. 지루한 혹은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려는 박하경이 만나는 인물은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드라마 속 이야기는 달콤하면서도 씁쓸하고 텁텁하다.

일반적으로 여행은 두근거리고 설렘이란 감정, 눈 앞에 펼쳐진 풍경, 맛있는 음식 등이 떠오른다. 대표적으로 영화 '리틀 포레스트'(연출 임순례), 영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연출 이호재) 등이다. 두 작품의 톤은 완전히 다르지만 '여행'이란 본질을 놓고 보면 추구하는 방향성은 같다. 이처럼 '박하경 여행기'는 여행이란 단어가 작품에 들어간 만큼, 앞서 나열된 점들을 기대케 했다.

잔잔할 것만 같았던 '박하경 여행기'는 생각보다 스토리에 중심을 뒀다. 박하경이 어떤 생각을 갖고 여행에 임했는가,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감정을 느꼈나,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면 내레이션으로 소리를 채운다. 이런 점은 2회와 3회에서 가장 많이 드러난다. 2회는 박하경이 군산으로 내려가 옛 제자 연주(배우 한예리)를 만난다. 그는 연주를 통해 현 제자를 바라보게 됐고 과거 자신을 돌이켜본다. 이야기의 흐름으로는, 연주의 전시회 장이 주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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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웨이브 '박하경 여행기' 스틸컷
3회는 배우 구교환이 특별출연한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즐기러 온 박하경이 새로운 남성(구교환)을 만나게 되고 두근거리는 감정을 갖는다. 그리곤 우연에 운명을 맡기고 훗날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여운을 남긴다. 해당 회차는 온전히 스토리에 기댄 모양새다. 특히 구교환은 배우 본연이 가진 캐릭터도 독특한 만큼, 극 중에서도 통통 튀는 느낌이 들고 있다. 이를 단편 영화로 본다면 스토리 측면에선 가장 완성도 높은 회차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두 회차 모두 '여행기'란 말을 놓고 본다면 부족한 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 군산으로 내려간 박하경은 군산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고, 부산영화제를 다녀온 박하경은 카페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한 컷으로 그 지역 특징을 선보인다. 또 지역의 특산물, 음식을 구경할 수 있을 줄 알았건만 '박하경 여행기'에서 먹는 장면은 드물게 보인다.

앞서 이종필 감독은 간담회에서 "보는 분에 따라 힐링이라기보다 쓸쓸 혹은 따뜻일 수도 있다고,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는 게 괜찮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하며 '힐링'과의 차이점을 밝혔다. 또한 음식과 관련해선 "작가가 먹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초반부 시나리오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추후 추가하게 됐다"라고도 덧붙였다.

만약 이 감독의 말대로 이 작품을 처음부터 힐링이라고 규정짓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극 전체적으로 담백하고 요즘 관객들과 잘 맞는 부분은 있지만 '이나영의 복귀작'이란 타이틀을 놓고 본다면 아쉬운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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