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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호 / 사진='귀공자' 스틸컷 |
'귀공자'(감독 박훈정)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강태주 분)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김선호 분)를 비롯한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 김선호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귀공자'로 색다른 변신에 도전, 스크린 데뷔에 나선다.
'귀공자'는 '마르코' 앞에 홀연히 나타나 자신을 친구라고 소개하고, 알다가도 모를 경고를 날리며 '마르코'를 불안하게 한다. 이후 '마르코' 주위를 맴돌며 주변을 초토화하는 무자비한 면모에 '마르코'는 그가 적인지 친구인지 도저히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귀공자'는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마르코'의 숨통을 조여올 때쯤 진짜 속내를 드러낸다.
정체가 분명하지 않은 '귀공자'는 시작부터 강렬하고도,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포마드 헤어스타일에 말끔한 수트 차림으로 등장한 '귀공자'는 자신의 심기를 거스르는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면서도 피 묻은 신상 신발에 더 신경 쓰며 무자비한 모습을 보인다. 생김새나 몸가짐이 의젓하고 고상한 남자라는 뜻을 가진 '귀공자'라는 이름이 누구보다 어울리면서도, 또 어딘가 꺼림칙하다.
'귀공자'의 모습을 드러낼수록, 점점 그에 대해 쉽게 정의하거나 확신할 수 없다. 그는 무자비하면서도 여유와 위트가 넘치는 극과 극의 모습을 선보이며 관객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한다. 마치 '슈퍼 히어로'처럼 날아다니며 '마르코'를 쫓다가도 그의 주먹 한 방에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며 나뒹굴어지는 인간미를 선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액션 또한 놀랍다. 김선호는 단 한 번도 타깃을 놓친 적 없는 프로답게 과감하면서도 절제된 액션을 선보이는데 대교 위를 눈 하나 깜박 안 하고 뛰어내리고, 지붕 위를 평지처럼 뛰어다닌다. 카체이싱부터 총기 액션, 도구를 활용한 다양한 액션까지 직접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귀공자'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는 김선호라는 배우를 만나 더욱 극대화됐다. 스크린 데뷔작에 '착한 얼굴에 그렇지 못한 태도'를 가지고 등장한 셈이다. '귀공자'의 광기 어린 추격은 김선호의 맑은 얼굴, 짙은 보조개와 어우러지며 시너지를 발휘하고, 지금껏 본 적 없는 모습을 완성해낸다. 극이 막바지를 향해갈수록 그의 미소에서는 여러 의미가 담겨있는 듯 보인다. '귀공자'의 이전, 또 이후의 모습까지 궁금해지는 것은 역시 김선호가 가진 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