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 "벽돌 한 장 얹은 '파묘', 연기는 제 삶이죠"[★FULL인터뷰]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4.02.25 12:34 / 조회 : 1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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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최민식 / 사진=쇼박스
'대배우'는 여전히 보여줄 것이 남았다. 배우 최민식이 오컬트 영화 '파묘'로 다시 한번 진가를 발휘했다. "연기는 내 삶"이라고 말하는 최민식의 눈빛에서는 영화, 그리고 연기에 대한 여전한 열정과 애정이 느껴졌다.


22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의 배우 최민식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개봉한 '파묘'는 사전 예매량 36만 9990만 장(오전 7시 21분 기준)을 돌파하며 2024년 개봉 영화 신기록을 세웠다. 최민식은 "예매율로만 끝나서는 안 되고, 계속 이어져야 한다. 굉장히 축복 같다"며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이후에 무대인사도 하고, 너무 좋았다. 극장에서 관객들 만나는 게 너무 행복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극장 상황이 안 좋은데 '파묘'가 산업적인 측면에서 이끌어서 뒤에 개봉하는 영화들이 기운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파묘'는 개봉 첫날 33만 189명의 관객을 동원해 올해 개봉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경신했다.

최민식은 '파묘'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장재현 감독 전작의 완성도 때문이다. 촬영 과정을 옆에서 보고 싶었다"며 "형이상학적인 소재와 주제를 가지고, '이걸 어떻게 영화로 풀어나갈까?'라고 생각했다. '검은 사제들'이나 '사바하' 같은 장르의 영화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두 작품은 너무 재밌게 봤다. 자칫 너무 관념적이고, 공포가 유치하게 빠질 수도 있는데 이 경계선에서 스토리가 촘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기본은 (장르에 대한) 집요함이다. 장르가 뭐가 됐든 대충하는 건 있을 수 없지만, 장재현 감독은 흙 색깔 하나까지 신경 쓴다. 무덤도 한 곳에서 찍은 게 아니다. 그 정도로 욕심도 많고, 자기 생각대로 해야 한다는 뚜렷한 주관이 좋았다. 우리는 좀 피곤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파묘'만의 매력에 대해서는 "요즘 세대들은 풍수, 음양오행 등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전작보다는 좀 더 말랑말랑한 느낌이 있다. 너무 경직되게 '왜 네 것을 버려?'가 아니라 자기 것을 고수하면서 유연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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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최민식 / 사진=쇼박스
'파묘'에는 '험한 것'이 직관적으로 등장하기도. 최민식은 이에 대해 "저는 처음부터 스토리 진행을 알고 했다. 오컬트적인 요소, 공포의 요소가 현실에서 보여졌을 때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구심이 생겼다. 사령관께서 이런 작전을 피겠다고 하면 우리 같은 졸병들은 따라가는 것"이라며 "패기가 좋았다. 몸사리고, 재고 따지고, 고민만 하는 것보다 노선을 정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는 게 좋다. 관객들의 반응이 좋지 않을지라도 이렇게도 저렇게도 시도해보는 열린 생각이 좋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그게 '파묘'라는 작품의 주제나 메시지에 크게 어긋나고, 영화가 산으로 가는 느낌이라면 저 역시도 반대했을 거다. 근데 자유롭게 시도해 본다는 건 기쁘게 찬성"이라고 덧붙였다.

최민식은 '파묘' 속 캐릭터에 대해 "그냥 평범한 아저씨다. 이 역할을 준비하면서 풍수사를 만나서 인터뷰하거나 한 적은 없다. 그 방대한 세계를 잠깐 준비한다고 해서 알 수도 없다"며 "다만 항상 자연을 관찰하는 사람이라는 데 집중했다. 이 사람의 시야는 산, 물, 땅, 나무, 자연으로 가득 차 있고, 일반인들이 산에 올라가서 바라보는 눈빛과는 전혀 다를 거다. 이 사람의 레이더가 감지하는 자연의 느낌이 남다를 것 같다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묘'를 이끄는 네 명의 캐릭터가 있는데 제가 도드라져도 안 되고, 모자라도 안 됐다. 각자 맡은 바가 있으니까 균형추를 맞추는 데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CG(컴퓨터 그래픽)을 싫어하는 장재현 감독 덕분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그는 "극 중 도깨비불은 진짜 불이다. 덕분에 따뜻하게 촬영했다"고 웃으며 "크레인으로 끌어올려서 가까이에서 빙빙 돌았다. 허공을 보고 연기했으면 더 답답했을 거다. 근데 진짜 불을 보면서 연기하니까 묘하게 빨아들이는 힘이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최민식은 "나는 '파묘'에서 벽돌 한 장을 얹은 것일 뿐"이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그러면서 함께 호흡을 맞춘 후배들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그는 "보셨으니까 아실 테지만, 김고은이 다했다. (김고은이) '파묘' 팀의 손흥민이고 메시다"라고 밝혔다.

이어 "너무 훌륭하고, 대견하다. 여배우 입장에서 무속인 캐릭터를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그걸 결정하고, 기술적이든, 정서적이든 체득해 나가는 과정이 대단하더라. (이) 도현이랑 둘이 무속인 선생님 댁에서 연습한다길래 가봤는데 너무 잘하더라. 연습할 때도 눈이 막 뒤집혀서 하는 데 무서울 정도였다"며 "그 정도로 배역에 몰입하는 거다. 뛰면서 퍼포먼스를 하는 육체적인 힘듦보다도 무속인 캐릭터를 거침없이 들어가고, 거침없이 표현하는 그 용감함과 성실함이 선배로서 기특하고 대견하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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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최민식 / 사진=쇼박스
또한 "(유) 해진이야 말할 것도 없고, (김) 고은이도 '은교' 때부터 자주 본 배우인데 (이) 도현이는 좀 생소하긴 했다. 나이 차이는 별로 안 느껴진다. 정신연령은 거의 같다"고 웃으면서도 "사실 처음에는 저도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근데 고은이나 도현이가 넉살 좋게 행동하더라. 초반부터 '이 작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괜히 이상한 견제구가 날아오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건 피곤하다. 무장해제 시켜야 하는 작업이 필요 없으니까 '제대로 화학 반응이 일어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다 프로들이다"라며 "도현이도 지금 군대에 있지만, 아주 대견했다. 북 치는 거 보시지 않았냐. (북이) 구멍 나는 줄 알았다. 실제로 보면 더 심장이 벌렁거리고 흥분된다"고 칭찬했다.

35년 만에 첫 오컬트 장르에 도전하는 등 최민식은 현재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연기는) 이제 생활이 됐다"면서 "거창하게 얘기하게 될까 봐 쑥스럽지만, 내 삶이 돼버린 거다. 이제 어디 이력서를 넣으면 받아주겠냐. 자영업을 하지 않는 이상"이라고 농담하며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스스로 대견하다고 생각한다. 한눈 안 팔고 걸어왔다는 게 대견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자기 일을 사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배우는 꼭 이래야 한다는 것보다 좋아하고 사랑해서 하는 것과 좋아하고 사랑하지 않는데 단순히 유명해지고 싶은 '허영'은 다르다"라며 "젊은 친구들한테는 그런 허영도 괜찮지만, 그게 주가 되면 안 된다. 배우라는 직업 자체를 천천히 들여다보고, 내가 이걸 왜 하려고 하는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가장 솔직한 건 나다. 그래서 내가 나한테 물어봐야 하는 것"이라며 "저는 후배들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딱 5년만 해봐'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최민식은 "회의감은 없지만, 마냥 행복하지 않고, 고통스러울 때도 있다. 작품과의 싸움이다. 어떤 작품에서의 삶은 기쁘고 행복할 때가 있지만, 또 어떤 삶은 지치고 괴로울 때도 있다"며 "'더 잘 표현할 수 있었는데 왜 이걸 놓치지?'라는 자책과 후회, 그리고 반성은 매번 반복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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