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미키17' 악당=트럼프 연상? "난 그렇게 옹졸하지 않아"

봉준호 감독이 신작 '미키 17'을 소개하며 악당 캐릭터가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연상된다는 의견에 대해 밝혔다.

12일(현지시간) 봉준호 감독은 영국 런던 영화관 BFI 사우스뱅크에서 열린 '봉준호 대담'에서 '미키17' 속 케네스 마셜(마크 러팔로 분)에 대해 언급했다. 케네스 마셜은 얼음행성의 권력을 독차지하기 위한 뒤틀린 욕망으로 그 어떤 기상천외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독재적인 지도자 캐릭터다.

사회자는 케네스 마셜이 "희미하게 오렌지빛 얼굴"이라며 "무언가를 생각나게 한다"고 트럼프를 간접 언급했다. 이에 봉준호 감독은 "2022년 런던에서 이 영화를 촬영했는데 2024년에 일어난 일과 비슷한 장면이 있다"며 "마크 러팔로도 해당 장면이 현실에서 전개되는 것을 보고 꽤 놀랐고, '우리가 미래를 예측한 걸까?'라고 했다"고 밝혔다.

앞서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을 차지한 데 대해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형편없었다. 우리는 한국과 많은 무역 문제가 있다. 그런데 거기다 작품상까지 주다니"라고 조롱한 바 있다.

사회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하 발언에 대한 대응이냐"라고 물었고, 봉준호 감독은 "나는 그렇게 옹졸하지 않다"고 답해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한편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기생충' 이후 전 세계가 주목하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으로 로버트 패틴슨을 비롯해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등이 출연한다. 오는 28일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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