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몇 번째 헤드샷인가' 롯데 분노 당연했다, "직구면 가만히 안 있는다" 경고한 감독도 뛰쳐나왔다 [부산 현장]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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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태형 감독이 18일 사직 삼성전에서 5회말 윤동희에게 날아온 위협구에 상대편에 항의하러 나왔다 들어가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김태형 감독이 18일 사직 삼성전에서 5회말 윤동희에게 날아온 위협구에 상대편에 항의하러 나왔다 들어가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고의성과는 별개로 분노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또다시 헤드샷으로 피해를 보았고, 머리로 향하는 위협구에 결국 감독까지 뛰쳐나갔다.

롯데는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6-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롯데는 전날 더블헤더 싹쓸이에 이어 삼성과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며 시즌 전적 28승 18패 1무(승률 0.609)가 된 롯데는 같은 날 경기를 이긴 1위 LG 트윈스와 승차를 2경기로 유지했다. 또한 한화 이글스와는 공동 2위가 됐다.

경기 내용 자체는 나무랄 데 없었다. 선발 터커 데이비슨이 6이닝 5피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시즌 6승째를 거뒀고, 타선에서는 전민재가 5회 쐐기 3점 홈런을 터트리면서 펄펄 날았다. 고승민은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힘을 보탰다.

문제는 5회말에 나왔다. 2-0으로 앞서던 상황에서 선두타자로 나온 1번 장두성이 삼성 선발인 좌완 이승현의 시속 136km 패스트볼에 머리를 맞고 말았다. 그나마 헬멧 옆쪽을 맞기는 했지만, 충격이 있었던 장두성은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롯데 장두성이 18일 사직 삼성전에서 머리에 공을 맞고 쓰러졌다.
롯데 장두성이 18일 사직 삼성전에서 머리에 공을 맞고 쓰러졌다.
그래도 장두성은 다시 일어나 1루 베이스로 향했지만, 이 과정에서 퇴장 여부를 두고 심판진이 합의에 나섰고, 김태형 롯데 감독이 나와 어필도 했다. 결국 이승현은 퇴장 조치됐고, 삼성은 우완 양창섭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후 전민재가 3점 홈런을 터트리면서 롯데는 5-0으로 달아났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6번 윤동희를 상대로 던진 양창섭의 초구 시속 148km 볼이 머리 쪽으로 향했다. 황급히 피하며 주저앉은 윤동희는 투수를 노려봤다. 이때 롯데 벤치에서 김태형 감독이 뛰쳐나왔고, 이에 양 팀 선수들도 우르르 그라운드로 몰려나왔다.

김 감독은 삼성 쪽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강력하게 항의했고, 구자욱과 강민호 등 삼성 베테랑들은 김 감독에게 무언가 말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결국 박진만 삼성 감독까지 나와서 설명한 끝에 김 감독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이후 삼성 강민호와 롯데 전준우가 얘기를 나눈 끝에 상황이 종료됐고, 양 팀 선수들은 돌아갔다. 삼성은 투수를 이승민으로 교체했다.

롯데 선수들이 18일 사직 삼성전에서 5회말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나자 그라운드로 나가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선수들이 18일 사직 삼성전에서 5회말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나자 그라운드로 나가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가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한 건 최근 헤드샷 부상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고척 키움전에서 헤드샷으로 주전 유격수 전민재가 부상 이탈했다가 17일 경기에야 돌아왔고, 지난 11일 수원 KT전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유격수 이호준이 변화구에 후두부를 맞아 쓰러졌다. 여기에 17일 더블헤더 2차전에서는 주장 전준우가 최원태의 높은 공에 맞은 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18일 경기를 앞두고 김태형 감독은 "이상하게 많이 맞더라"면서 "변화구를 일부러 맞힐 수 없다. 직구가 날라와서 맞으면 그건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타자들이 느낌이 있다. 아닌 건 아니까 그런 부분일 거다. 날아올 때마다 항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이승현이 던진 공은 넘어갈 수 있었지만, 롯데 입장에서 양창섭의 빠른 볼까지 참을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감독부터 직접 나서 강한 반응을 보일 정도였다.

그래도 삼성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사과에 나서면서 양 팀은 오해를 풀었다. 주장 구자욱이 경기 후 김태형 감독에게 이야기를 전했고, 고참 선수들이 롯데 선수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고승민은 "삼성에서도 구자욱 선배를 포함해 고참 선배들이 직접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주셨다. (삼성에서) 배려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롯데 전준우(왼쪽)와 삼성 강민호가 벤치 클리어링 이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전준우(왼쪽)와 삼성 강민호가 벤치 클리어링 이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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