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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6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일 월드컵 16강에서 안정환의 연장전 골든골로 8강에 진출한 뒤 기뻐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 /AFPBBNews=뉴스1 |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지난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의 역대 불행했던 10경기를 꼽으면서 한국과의 2002 한일 월드컵 16강전을 선정했다. 비판의 주 타깃은 당시 경기를 관장했던 바이런 모레노(에콰도르) 주심이지만, 결국 한국이 8강에 오른 건 모레노 주심 덕분이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매체는 "당시 이탈리아 대표팀의 꿈을 깨트린 사람은 모레노 심판이었다. 그는 프란체스코 토티를 퇴장시키고, 2골을 무효로 선언했다. 그리고 모든 장면에서 한국의 편을 들었다. 결국 한국은 편파판정 덕분에 이탈리아를 2-1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결승골은 페루자에서 뛰고 있던 안정환이 넣었고, 당시 페루자 회장은 즉시 그를 방출시켰다"면서 "당시 탈락했던 이탈리아 대표팀에는 잔루이지 부폰, 파올로 말디니, 알레산드로 델피에로, 토티, 젠나로 가투소, 크리스티안 비에리 등이 뛰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 져 16강에서 탈락한 전력이 아니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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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6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일 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에서 후반 43분 설기현이 동점골을 넣는 순간.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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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6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일 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에서 연장 후반 12분 안정환이 골든골을 터뜨린 뒤 포효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다만 이탈리아 매체들은 지금까지도 당시 한국전 패배를 모레노 심판의 일방적인 편파판정에 따른 탈락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연장전 득점이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취소되고, 토티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한 판정 등이 모두 오심이었다는 주장이다. 이탈리아가 피해를 당한 대신, 개최국인 한국이 그 이익을 누려 월드컵 8강으로 향했다는 게 일관된 이탈리아 매체들의 주장이다.
여전히 이탈리아 팬들로부터 시달리고 있다는 모레노 주심은 그러나 당시로 돌아가더라도 똑같은 판정을 내릴 것이라며 공정하게 경기를 진행했음을 강조했다. 최근에도 그는 에콰도르 매체와의 현지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지금이어도 같은 판정을 내릴 것"이라며 토티에 대한 퇴장 판정 등 한국과 이탈리아의 월드컵 16강 판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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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6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일 월드컵 16강 한국과 이탈리아전에서 경기를 진행했던 바이런 모레노(왼쪽) 주심.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