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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지민경이 9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현대건설 체육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배구단 제공 |
지민경은 지난 9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현대건설 체육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백기가 있다 보니 배구를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다. 내 등번호는 10번"이라고 활짝 웃었다.
선명여고 출신의 지민경은 고교 시절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슈퍼 루키였다. 고모가 한국 여자배구 전설 중 하나인 지경희였고, 지민경 본인도 당시 고교 최고의 팀이었던 선명여고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2016~2017 V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KGC인삼공사(현 정관장)의 지명을 받았고, 데뷔시즌 29경기 97세트 176득점으로 만장일치 신인왕을 수상했다.
부상이 유망주의 발목을 잡았다. 잔부상으로 결장이 잦더니, 2020~2021시즌부터 무릎 부상으로 차츰 설 자리를 잃었고 2020~2021시즌 종료 후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신생 구단 특별 지명으로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그곳에서도 지난한 재활이 계속됐다. 이적 첫해부터 무릎 수술을 받아 재활에만 매진했고 2022~2023시즌 다시 한번 왼쪽 무릎에 탈이 나면서 그해 방출이 결정됐다. 이때까지 V리그 통산 기록은 119경기 430득점, 공격 성공률 29.03%.
계속된 부상에 은퇴를 생각할 법도 했으나, 초등학교 4학년부터 잡았던 배구공이 끝내 놓아지지 않았다. 무릎 재활을 하면서 배구 아카데미 일을 도우며 재기를 노렸고, 임도헌 삼성화재 단장은 지민경의 복귀를 도왔다.
지민경은 "포기가 안 됐다. 팀을 나온 뒤에도 계속 재활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하면서 몸을 만들었고, 임도헌 단장님이 도와주셨다"며 "아직 적응 중이긴 한데 왼쪽 무릎의 근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긴 시즌을 잘 버티려면 지금 이 근육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어느 정도 몸 상태에 자신이 붙은 지민경은 직접 프로의 문을 두드렸다. 강성형(55) 현대건설 감독에게 직접 연락해 입단 테스트를 받았고 일주일의 훈련 및 테스트를 통해 지난 4일 공식 입단이 결정됐다.
이렇듯 간절했던 코트 복귀 열망의 배경에는 마찬가지로, 끝까지 배구를 포기하지 않았던 남동생 지은우(23·KB 손해보험)의 노력도 있었다. 5살 터울의 지은우는 송림고-경기대 졸업 후 2024~2025 V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KB손해보험의 수련선수 지명을 받았다. 지난 시즌 6라운드 OK저축은행전에서 마침내 V리그 데뷔를 이뤄내 3경기 8세트를 뛰었다.
지민경은 "현대건설의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가족들과 도와주신 분들이 많이 생각났다. 특히 지난 시즌 수련선수로 드래프트에 뽑히고 데뷔한 동생이 생각난다. 동생도 (데뷔까지) 많이 힘들어했는데 이겨내는 모습이 내게도 큰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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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지난 5일 지민경의 영입을 알렸다. /사진=현대건설 배구단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