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배야' 최초 컨셉트는..영화 '달콤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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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정 기자
KBS 2TV '개그콘서트'의 '춘배야'팀 이승윤과 박영진 ⓒ홍봉진기자 honggga@
KBS 2TV '개그콘서트'의 '춘배야'팀 이승윤과 박영진 ⓒ홍봉진기자 honggga@

누군가 대뜸 "개그맨 박영진을 보면 김영철이 생각난다", "개그맨 이승윤을 보면 이병헌이 생각난다"고 말한다면 "정신 나갔구나"고 일갈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본인들이 "박영진이 '달콤한 인생' 속 마스터인 김영철, 이승윤이 이병헌의 캐릭터를 모토로 했다"고 말하니 잠시 말문이 막힌다. 최근 터프한 듯 소심한 모습으로 KBS 2TV '개그콘서트'의 무대에 선 '춘배야'팀이다.


방송을 통해 처음 본 '춘배야'는 황당했다. 조직의 보스인듯한 사람이 골프를 하고 있고 옆에서 부하로 보이는 사람이 자세를 잡고 서있다. 여기까지는 '뻔한 스탠딩 개그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그 덩치 큰 사람이 너무나 여성스럽고 소심하게 삐지거나 호랑이를 기르겠다며 인형에 물주고 있는 모습이라니, 황당함이 곧 웃음으로 변하며 상황을 즐기게 했다.


"이런 얘기를 하면 욕하는 사람 많겠지만 '춘배야'의 최초 컨셉트는 영화 '달콤한 인생'이었다. 영화를 보며 멋있다고 생각했고 캐릭터를 개그로 가져와도 좋겠다고 느꼈다."


'춘배야'의 이승윤은 "그동안 해왔던 '미스 김', '헬스 보이', '사랑이 팍팍', '땡구' 등은 몸을 많이 쓰고 목소리 크게 했다"며 "이번에는 조용조용하면서 말로 웃길 수 있길 바랐다"고 '춘배야'의 처음을 공개했다.


박영진과 이승윤이 밝힌 '춘배야'의 시작은 참으로 미흡하였다. 왜 나왔는지 기억조차 안 나는 '춘배'라는 이름 하나에 꽂혀 '내가 춘밴데, 어떻게 할까?'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그 후 춘배라는 이름과 '달콤한 인생'의 컨셉트, "기존과 다르게 해보자"라는 목표로 아이디어를 내보다 골프 치며 얘기하는 상황이 나왔다. 또 형님은 너무 뻔하고 보스는 흔하다는 생각에 고민하다 '쿵푸팬더' 류의 마스터가 부상했다. 기본 틀이 갖춰진 것이다.


'춘배야'를 하나의 코너로 정착시키기까지도 쉽지 않았다. '춘배야'는 대망의 첫 녹화날 '통편집' 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본디 '달콤한 인생'처럼 '달콤하면서도 멋있게'를 목표로 저음으로 연습을 했다가 첫 녹화에 반응이 좋아 자신도 모르게 톤이 올라가며 한 번의 실패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다시 톤을 제대로 잡아서 재녹화했다. 그런데 오히려 그게 더 잘 된 것 같다. 한 번의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의 말처럼 절치부심했던 '춘배야'는 첫 방송에 대체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우선 의리 있어 보이지만 실은 치사한 두 남자의 독특한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우리 사이에"라고 말하다가 돈이 필요하다니 "춘배씨"라고 말을 바꾸거나 밀린 월급을 달라니 "형"이라고 부르는 모습들을 짧은 순간이지만 그 의외성으로 웃음을 주었다.


"이 시대를 사는 인간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 아닐까. 상황을 많이 만드는데 그 때마다 그 상황을 생각해본다. 아무리 친해도 보증 서달라면 굉장히 돌려 얘기하듯 실제 그 상황은 꺼려지지 않겠나."


또 우선 스토리를 위주로 웃음을 전하는 개그가 주를 이룬 속에 단발 개그로 순간순간 분위기 전환을 일으키며 치고 들어오는 형식도 관심을 모았다. 호흡이 점차 짧아지는 시청자의 개그 선호경향은 포인트를 4개 정도 두고 웃음을 터뜨리는 '춘배야'를 어색함 없이 받아들였다.


"개그를 보는 사람들의 눈이 많이 올라가 있다. 개그는 발전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것을 하기보다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근간으로 한 그들의 노력이 만들어낸 것이 대학로 공연장 애드리브에서 시작했다는 "물을 주니 정말 팔이 조금 자랐다"고 우기던 황당한 물건에 물을 주며 기르는 것이었다. 또 '의외로 귀엽다'며 호평 받지만 본인은 민망하기 이를 데 없다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귀엽게 삐지는 행동 등이다. 강한 모습에 의외의 작은 웃음을 주고 싶어 이용하고 있다는 이승윤의 키티 머리끈도 노력의 산물이다.


서로가 서로를 "똑같은 상황도 다른 눈으로 볼 줄 아는 사람", "개그에 굉장히 열정적인 사람"이라며 호평하면서도 전혀 다른 두 사람은 미흡한 시작을 넘어 창대한 끝을 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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