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김재욱 "제니퍼 제치려 일출이 했다"

발행:
최문정 기자
개그맨 김재욱 ⓒ홍봉진기자 honggga@
개그맨 김재욱 ⓒ홍봉진기자 honggga@

"하이, 헬로우, 안녕? 21세기를 창조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제니퍼예요"


이게 언제적일인데 아직도 제니퍼라는 이름이 입에 맴돈다. "일출일출!!"을 같이 외치고 있건만 '제니퍼 가 일출이를 하네'라고 생각하고 만다. '제니퍼'와 '일출이'라는 캐릭터 명으로 더 익숙한 개그맨 김재욱이다


"아직도 내 이름이 제니퍼인 줄 아시는 분이 있다. 주변에서도 '니뻐야'나 '로롱아'(뾰로롱)라고 부른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봉숭아학당'서 제니퍼라는 캐릭터로 사랑받았던 것이 2006년, 그 사이 폐지됐던 '봉숭아학당'이 부활하는 변화를 거쳤지만 한동안 김재욱은 어느 코너를 하던 '제니퍼'라는 이름을 달고 살았다. '뮤지컬' 코너를 할 때도 '달려라 울언니' 코너를 할 때도, 제니퍼라는 이름은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조금씩 이를 덜어주고 있는 것이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일출이'라는 캐릭터다.


"솔직히 제니퍼라는 이름을 제치려고 일출이를 했다. 근데 아직 제치지는 못한 것 같다. 주위서 가끔 '인기를 실감하세요?'라는 질문을 듣긴 하는데 잘 모르겠다. 그저 '밥 값 좀 해라' 같은 소리를 안 들으니 '재밌긴 재밌나보다'라고 생각하긴 한다."


그는 너스레 섞인 말로 격하했다지만 '개그콘서트' 녹화 현장에서 직접 본 실상은 '재밌긴 재밌나보다' 정도의 반응은 아니었다. 김재욱의 등장서부터 기대 속에 터지는 웃음과 함께 외치는 "일출일출!" 소리는 그에 대한 방청객의 관심을 대변했다.

개그맨 김재욱 ⓒ홍봉진기자 honggga@


"일출이는 가사로 웃기는 것이니만큼 신나는 음도 낮추는 등 미리 음악 준비를 해야 한다. 달리 음악 작업을 할 수 있는 곳이 없어 보통은 노래방에 가서 30분 정도만 시간을 달라고 한 후 노래는 안 부르고 음정 조절한 음악을 녹음 해나온다"


'제니퍼를 제치겠다', 한 마디로 '스스로를 이기겠다'는 목표 하에 한 일이니만큼 일출이를 위한 노력도 컸다. 매번 이뤄진 노래방 음악 작업은 물론 김재욱은 '어깨 뽕'이 포인트인 의상도 직접 구입했으며 소품도 대부분 직접 만든다.


이렇게 노력한 코너가 인기몰이 중이다. 함께하는 한민관에 이어 일출이까지 쏟아지는 관심을 김재욱도 모를 리는 없다. "인기 있는지 모르겠다"던 그의 말은 겸손이 지나친 거던가 '내 인기가 이 정도밖에 안 될 리가 없다'는 실망감을 돌려 말한 것 아닐까하는 오해에 빠질 뻔도 했다.


그러나 김재욱은 "일출이는 미리 준비한 음악을 틀어놓고 시간을 맞춰가며 해야 하는 것이라 관객들의 박수나 환호를 느낄 새가 없다. 되레 박수나 환호가 크게 나오면 다음번 마디가 묻히는 일이 벌어져 박수를 자제시키느라 띄워진 분위기를 반감시키고 들어간다"는 말로 이를 해명한다.


실제로 2집(매번 그는 새로운 앨범을 발매한다)에서 아이비 음악을 패러디했을 때 "삐리리리리리~"하고 있는 부분에서 큰 웃음이 터졌다. 이 때문에 다음 한 마디는 방송서야 음향 조절로 나갔지만 현장에서는 깔끔히 묻혀버렸다.


"공개방송이라 오신 분들이 재밌어야 하는데 그분들은 즐기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덕분에 가사전달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반감시킨 분위기도 띄우랴 음악 시간 맞추랴, 춤추면서 반전 때 표정 바꾸랴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컸다"

개그맨 김재욱 ⓒ홍봉진기자 honggga@


김재욱은 이런 긴장감을 풀기 위해 무대에 오르기 전 '아, 나 공연 나왔구나. 개그해야지'라고 되새기며 무대를 즐기려고 노력한다. 한민관이 일출이를 소개할 때 옆에서 어깨동무를 한 채 웃고는 있지만 속으로는 쉴새없이 가사와 첫 음을 생각하고 있다. 개그맨에게 큰 힘이자 개그의 원동력인 관객의 환호와 박수를 즐길 수가 없는 것이다.


"관객과의 호흡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생각대로 쇼'라는 새 코너를 통해 이런 아쉬움을 메울 수 있으니 바빠진 일정에 고생스럽기는 해도 한없이 즐겁다."


김재욱은 최근 김시덕, 송준근과 함께 새 코너 '생각대로 쇼'를 시작했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분장을 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장소를 찾아간 후 이를 사진으로 찍어 코너 중간중간 보여주는 형식이다. 일출이로는 못했던 애드리브도 가능하고 관객과의 호흡도 충분히 나눌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일출이의 한풀이 코너다.


"'생각대로 쇼'는 하고 싶은 말 다 할 수 있으니 그게 좋다. 여전히 남아있는 제니퍼 이미지에 처음 사진을 들고 나왔을 때 합성인 줄 알았는지 반응이 거의 없었다. 이후 김시덕이 이어 등장하자 '진짠가봐'라 며 웅성댔다. 아직은 제니퍼라는 벽이 높은 것 같다."


제니퍼에 이어 일출이라는 이름이 다시금 '김재욱'이라는 그의 이름을 대신한다. 본인은 이를 딛고 일어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하나하나 이름을 더하는 그의 모습이 개그맨으로써 하나하나 이력을 더하고 계단 하나씩을 더 올라서는 것만 같다.


중독이라도 된 듯 바쁜 스케줄에 오히려 즐겁다며 "발을 많이 들여놔서 빼기도 힘들다"고 웃던 김재욱이었지만 이어 덧붙인 "그래서 더 깊이 들어가려고 한다"는 그의 말처럼 점차 폭을 넓히는 개그는 이름보다 확고한 그의 명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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