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 베이징 올림픽'은 1시간에 불과한 시차로 인해 지난 '2004 아테네 올림픽'과 '2006 독일 월드컵'에 비해 유난히 정규 프로그램 결방이 잦았다.
특히 일부 방송사는 시도 때도 없는 불규칙한 올림픽 방송을 내보내 정규 프로그램 제작진조차 "시청자들이 줄거리를 이해하지 못해 충성도를 떨어뜨렸다"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MBC 시트콤 '크크섬의 비밀'과 주말드라마 '내 여자'가 대표적인 경우다.
'크크섬의 비밀', 실험적 시도가 돋보였으나..
'크크섬의 비밀'은 올림픽 기간 동안 무려 2주간이나 결방됐던 비운의 방송이다. 애초 2개월만 방영하기로 약속됐던 만큼 '크크섬의 비밀'에게 2주간의 '통 결방'은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무인도에 표류된 일일쇼핑의 구매부 직원 10명의 표류기를 다룬 만큼 기존 가족 시트콤이나 청춘 시트콤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코믹 어드벤처 스릴러 시트콤이란 생소한 장르였기에 띄엄띄엄 보기가 더욱 힘들었던 것.
이에 대해 MBC 예능국의 한 제작진은 "'크크섬의 비밀'은 너무 시대를 앞선 방송이었다"며 "시트콤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으로 인해 결방이 많아서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내 여자', 해도 해도 너무했던 잦은 결방
'내 여자'는 '크크섬의 비밀'에 비하면 더욱 가관이다. '내 여자'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만 밀린 게 아니라 추석 연휴, 심지어는 '대학가요제'에도 편성에서 밀렸다. 그간 인기를 끌어 온 SBS '조강지처클럽'에 밀려 시청률이 한 자릿수로 고전했던 게 가장 큰 이유다.
'내 여자'는 지난 8월 8일 시작해 '2008 베이징 올림픽' 기간 고작 9일 2회 연속 방영됐을 뿐 8월 10, 16, 17, 23, 24일 결방됐다. 이어 추석 연휴인 9월 13, 14일, 대학가요제가 방송된 10월 4일에도 결방됐다.
이처럼 잦은 결방은 연속성을 지닌 드라마인 만큼 시청자들의 집중력을 저하시켜 흐름을 끊을 수밖에 없고 이는 시청률로 나타났다. 한 시청자는 '내 여자' 시청자 게시판에 '안 본 사이에 추상미씨는 언제 나온 건가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내 여자'의 한 제작진은 "원래 계획대로라면 벌써 끝났어야 할 드라마가 아직까지 진행되다보니 좀 늘어지는 느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주연 배우들을 비롯해 모든 제작진이 이 드라마가 끝날 거라 생각하고 잡았던 스케줄도 할 수 없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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