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드라마, 서민은 없다

발행:
최문정 기자
방송 3사의 주중 방영 드라마 ⓒ송희진·홍봉진·임성균 기자
방송 3사의 주중 방영 드라마 ⓒ송희진·홍봉진·임성균 기자


인기를 모으고 있는 KBS 2TV '꽃보다 남자'에서부터 첫 회 방송부터 수목극 1위에 오른 '미워도 다시 한 번'까지, 최근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들이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을 넘어 세계적 인기를 누리는 스타(SBS '스타의 연인')와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MBC '돌아온 일지매')까지 등장인물의 설정도 다양하다.


그러나 이들 드라마에도 공통점은 있다. '화려함'이 있을 뿐 '소박함'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꽃보다 남자'에서는 극중 재벌2세인 주인공이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먹어봤냐며 자랑한다. 자판기 커피 한 잔 마시는데 독이라도 되는 냥 주저하고 그저 보통 가족의 보통 사람인 여자주인공을 두고 '서민'이라고 칭하며 내려다본다. 아예 '하이 판타지 로망스'라고 신 장르를 표방했던 것처럼 극중 대부분의 설정도 늘 양식만을 달고 살고 김치 먹는 일이 극히 드물게 그려지는 등 판타지스럽다.


MBC '에덴의 동쪽'의 경우엔 주요 등장인물이 전부 상류층 특수인물들이다. 초기 극중 유일하게 서민으로 그려졌던 주인공 가족도 이제는 전자회사의 사장과 검사인 집안으로 변모했다. 주인공 가족의 어머니인 양춘희(이미숙 분) 등이 여전히 '서민'의 면모를 보이지만 실상은 화려하다.


SBS '떼루아'도 재벌가의 이야기와 일반인이라고 해도 천재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등 화려한 설정이다. KBS 2TV '미워도 다시 한 번'은 본격적으로 세계적인 대 재벌가와 스타 등을 등장인물로 그린다. SBS '스타의 연인'은 세계적인 스타의 사랑이야기라는 현실에서는 결코 접할 수 없을 칙릿보다도 가벼운 인터넷 소설 같은 이야기를 다룬다. 주중 드라마 중에서는 유일한 사극인 MBC '돌아온 일지매'도 영웅 이야기에 만화를 원작으로 한데서 기인한 극의 설정들이 현실감을 낮추고 가벼운 재미를 더했다.


드라마의 '트렌드'라고 할 이 같은 유형은 어려운 경제 상황의 여파라는 평이다.


드라마의 설정과 경제 상황은 분명한 상관관계를 가진다. 보통 경제난이 가중되면 문화생활 중 텔레비전 시청의 비중이 높아진다. 그리고 이렇게 텔레비전 앞에 앉게 된 시청자는 텔레비전을 보면서까지 골치 아프거나 우울해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최근 두드러진 '막장' 드라마 열풍도 어려운 경제난 속에서 욕하며 보는 카타르시스를 통해 스트레스 해소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함이다. 재벌 일색의 화려한 설정도 마찬가지로 어려운 경제 상황의 현실을 지우고 대리만족하게 하는 한편 어려운 현실을 지워내며 '여가'로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드라마 제작진 측에서도 현실을 지우고 실생활, 서민의 현실을 뒷전으로 미루게 됐다는 것이다.


최근 드라마는 화려함이 눈을 즐겁게 한다. 현실에서 겪을 수 없는 일들이 눈앞에서 화려하게 펼쳐지며 잠시나마 머리 비우고 즐길 시간을 마련한다. 그러나 즐거운 한편 "드라마에 현실은 없다", "정말 다 남의 얘기 뿐, 내 얘기 같은 드라마는 없다"는 혹평은 어쩔 수 없이 지고 가야할 최근 드라마의 멍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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