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조'vs'아유', 고등학생때 한품은 여인들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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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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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월에 서릿발이 내리고 있다. 못난 본인 성격 때문이든, 더 못난 친구 성정 때문이든, 고등학교 때 한을 품은 여인들이 다 커서도 모진 짓을 해대고 있다.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SBS '아내의 유혹'과 MBC '내조의 여왕' 이야기다.


'아내의 유혹'의 애리(김서형)와 은재(장서희). 둘은 고등학교 시절 같은 집에서 동고동락을 했을 정도로 그렇게나 절친했던 친구였다. 그러나 은재 집에 얹혀 살던 자신의 처지가 화근이 된 것일까. 애리는 은재를 시샘하게 되고, 결국 은재의 남편(변우민)과 짜고 그녀를 익사시키고 결혼까지 했다.


그렇다고 이런 애리의 한풀이에 속수무책 당하고만 있을 지고지순한 은재도 아니었다. 살아돌아와 깜짝 분장술로 처절하게 복수를 했고 다시 남편 교빈을 빼앗았다. 요즘 잠시 기사회생한 애리에게 조금 밀리고 있지만, 이 드라마의 최종 승자는 결국 은재가 될 게 뻔하다. 어찌 됐든 잘못은 명백히 애리가 한 거니까.


이제 2회가 방송된 '내조의 여왕'에선 이러한 한의 인과응보가 더욱 도드라진다. 커다란 안경에 주근깨, 커다란 점 등 상투적인 '못난 얼굴'을 한 양봉순(이혜영)은 고교시절 퀸카 대접을 받은 천지애(김남주)에게 온갖 구박과 멸시를 당했다. 그러다 잔머리를 발휘, 천지애의 남친을 빼앗아 결국 결혼에 성공했다.


18일 방송분은 한마디로 인생 역전한 양봉순의 폼 내기 한판승. 잘 나가는 대기업 부장 사모님이 된 양봉순 앞에, 백수 남편(오지호) 둔 죄로 굽신거려야 하는 천지애는 한 그릇 밥이었다. 그럼에도 등장인물들의 얽히고설킨 관계상 이런 천지애의 수세는 그리 오래 갈 것 같진 않아 보인다.


사실 이처럼 낮은 자, 높임을 받게 되거나 한 품은 자, 서릿발 내리는 건 드라마나 영화의 유구한 법칙이다.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이 비극적 최후를 맞은 건 결국 고등학교 때부터 '짱' 유오성에게 조금씩 '기어오른' 죄값 아니었나. 또한 공효진의 연기가 빛난 '미쓰 홍당무'도 고교시절부터 비호감이었던 주인공의 처절한 복수기에 다름 아니었다.


하지만 '아내의 유혹'과 '내조의 여왕'이 빛나는 건 이러한 한풀이 공식을 한번 더 뒤틀었다는 데 있다. 다른 드라마 같았으면 '피해자' 은재의 되받아치기 한방에 나가 떨어졌을 '가해자' 애리가 여전히 시퍼렇게 살아있는 맛이 '아내의 유혹'에는 있는 것이다. 일부 시청자는 이를 '억지 늘리기'라 부르지만, 악녀 애리가 그냥 한방에 나가 떨어지는 모습도 그렇게 신선해 보이진 않을테니까.


'내조의 여왕'에선 두 여인네의 긴장관계가 더욱 팽팽하다. 고도의 사기술(?)로 남친을 빼앗은 양봉순의 죄나, 친구들 앞에서 대놓고 왕따를 시킨 천지애의 죄나 거기서 거기, 오십보백보니까. 이 드라마가 코믹을 표방해서 그렇지, 진중한 멜로였다면 섬세한 곁가지도 여럿 나올 그런 상황. 그래서 두 여인네 중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 지켜보는 맛이 이 드라마에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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